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미 3개월 전 신종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pandemic, 범유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에릭 토너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박사는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과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이 공동주최한 ‘이벤트 201’에 참가해 신종 코로나와 유사한 감염증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벤트 201은 전세계적 유행병, 소위 팬데믹이 발병했을 경우 사회적ㆍ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범지구적 대책을 논의하는 프로젝트다.

당시 토너 박사는 가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캡스(CAPS)’를 설정했다. 시뮬레이션에서 캡스는 브라질의 한 돼지농장에서 최초 발병한 팬데믹으로, 사스(SARS)보다 치사율이 높고 감기보다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으로 전제했다.

토너 박사는 “또 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유발하게 된다면 그것은 코로나바이러스일 것이라는 확신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폐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데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유행하며 77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의 원인체 또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 연구진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들어와 치명적인 사스로 변형됐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단순 폐렴처럼 보이는 증상으로 인해 초기 대응에 실패, 캡스는 남미 일대의 도심 중심으로 전파됐다. 이후 일대 관광과 비행기가 취소되고, 교통이 통제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는 ‘가짜 뉴스’가 퍼졌다. 주식시장도 20~40% 가까이 폭락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발병 6개월 이후 전세계로 캡스가 퍼지고, 1년 후에는 캡스로 6,500만명이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시뮬레이션상에서 과학자들은 백신 개발에 실패하는데, 토너 박사는 “2010년대 초반 발병했던 사스, 메르스(MERS)도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