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군입대를 했음.

 

3주쯤 됬을때 사격주 지난 시점이었나,

그쯤 되는 어느날 저녁에 나 생활관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중대장님이 조교실로 들어가면서 나만 조교실로 들어오라고 함.

 

내가 훈련소 갔을땐 소대장 훈련병이라고 해서

소대 담당은 간부가 아니라 훈련병이었음.

조교들은 그냥 분대 하나씩 맡아서 담임선생님처럼 하는게 전부였고.

 

그래서 내가 있던 훈련소는 거의 중대장 원탑 체제였음.

 

그런 중대장이 나만 갑자기 조교실로 부르는거임.

 

 

그래서 뭔가 잘못됬나 싶어가지고 따라서 조교실로 들어감.

조교실은 진짜 조교들 업무만 볼 수 있게 독서실 책상이랑 침대만 있는

고시원보다 1/2 작은 방이었음.

 

그런 곳에서 내가 들어가니까 중대장님이 나보고 의자 주면서 앉으래.

 

앉았는데, 중대장님의 표정이나 말 분위기가 되게 엄숙하고 진지했음.

그러더니 중대장님이 약간 뜸들이더니 나보고 자기 스마트폰을 주면서

엄마한테 전화를 하래요.

 

이때 내가 뇌리를 스친게 '이게 말로만 듣던 군대 내에서 가족상을 당하는건가..?'라고 생각했음.

그래서 뭔가 애매모호한 기분으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엄마 목소리가 평소 목소리랑 달랐음. 평소처럼 차분하지 않고 감정 한편이 업된 느낌이었음.

 

그래서 이때부터 '시11발 진짠가!?'라고 생각하면서 무슨 일 있냐고 엄마한테 물어봄.

 

 

그랬더니 엄마가 격앙된 목소리로 나한테 말하는게

우리 이모부랑 내가 지금 있는 훈련소의 옆 대대 대대장이랑 친구인데,

그 옆 대대 대대장이랑 우리 중대 중대장님이랑 되게 친하다고 하면서

우리 이모부가 우리 중대장님한테 나 좀 잘 봐달라고 했다고 함 ㅋㅋㅋㅋ

 

진짜 100% 실화임.

 

나도 저 말 듣고 내가 뭘 듣고 있는지 몰랐음.

 

 

암튼 저런 이야기를 끝내고 전화 끊었음.

끊으니까 갑자기 중대장님이 나한테 대대장님한테 나를 인증해야하니까

나보고 대충 귀여운 포즈를 지으라고 함. 지으니까 사진 한장 찍음.

 

그리고는 중대장님이 내 손 잡으면서 자기도 놀랐다고,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자기한테 꼭 말하라고 나한테 신신당부를 함.

그러면서 X-5라고 군대용 초코바 있는데 그걸 나한테 세개를 줬음.

 

원래 저 초코바 받으려면 훈련 과정에서 진짜 에이스한테만 주는거였음.

그걸 3개를 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잘해보자는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나는 제자리로 돌아감.

 

 

저런 일이 있어서 덕분인지 나는 별 탈 없이 훈련소를 수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