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나우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숨진 9명은 모두 이민자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0일 보도했다. 알리 케말 아이딘 주독일 터키 대사는 이날 희생자 중 5명이 터키 국적자라고 밝혔다. 터키인들은 독일 내 소수민족 중 최대 집단을 이루고 있다. 시리아, 이라크, 터키 등지를 유랑하는 민족인 쿠르드계도 희생자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내 쿠르드계 주민들을 대표하는 '재독 쿠르드 공동체 연맹'(KON-MED)의 메흐메트 탄리베르디 부의장은 희생자 중 5명이 쿠르드계였다고 밝혔다. 이들이 터키 국적 희생자들과 얼마나 겹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터키와 독일 언론은 희생자 중 보스니아인과 폴란드인도 1명씩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숨진 사람들은 나이가 21∼41세였으며, 이 중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인 35세 임신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하나우에 있는 물담배 바(shisha bar)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용의자인 토비아스 라톈(43)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께 터키인이 운영하는 바 '미드나잇'에 들어가 손님 3명과 종업원 1명에게 권총 총격을 가했다. 라텐은 자신의 BMW차량을 약 5분간 몰아 터키인이 운영하는 인근의 다른 바 '아레나'에 갔다. 그는 카페 옆문에 있는 초인종을 누른 후 들어가 물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그는 실내의 한쪽 절반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쏜 후 다른 쪽으로 향했다. 당시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있었다는 이스켄데르 무함마드는 터키 언론에 "그가 우리를 향해 오더니 한 남성의 머리에 총을 쐈다"며 "그가 땅에 쓰러지자 총격자는 우리를 향해 더 쏘았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우리는 벽 뒤에 숨어 서로의 몸과 몸을 공처럼 포갰다"며 "우리 중에는 두세명 밖에 살지 못했다. 내가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후 용의자는 인근 자택으로 달아났다. 가디언은 그가 자신의 72세 어머니를 총으로 쏜 후 자신에게도 총격을 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의 시신 옆에는 그가 사용한 글록 권총이 놓여 있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용의자는 권총을 합법적으로 구매했으며 이 총기는 2016년 뮌헨에서 이란계 독일인이 저지른 총기난사에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사건을 인종차별주의적 동기에 따른 우익 극단주의자의 범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용의자는 범행 전에 작성한 문건에서 독일 정부가 추방하지 않는 인종들을 말살해야 한다고 극우 인종차별 성향을 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곳곳에서 운영하는 물담배 바는 중동이나 남아시아 지역 출신 사람들이 물담배를 피우거나 차를 마시기 위해 흔히 이용하는 곳이다. 용의자는 이민자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일부러 물담배 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