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시민들은 이미 서울 종로구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집회를 강행한 이들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22일 오후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백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찬 바닥에 앉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대형 스크린 속 인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서울시는 트럭을 동원해 집회금지 방송을 내보냈지만, 이내 집회 스피커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이날 정오쯤 범투본 관계자가 “우리는 예정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과 인근 4개 차로 위에 자리를 잡았다. 집회 참가자 김모(55)씨는 “죽는 게 뭐가 무섭냐”며 “대통령을 끌어내리는게 더 중요하지 죽는 건 안 무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모(63)씨는 “우리라도 (집회 참가) 숫자를 채워줘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심각한 건 알지만 그래도 안나올수야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에 평소 주말집회보다는 참가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 우려에도 집회를 밀어붙인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만난 김모(53)씨는 “저기서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있으면 난리나는 건데, 저런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모(33)씨도 “종로쪽에서도 확진자 나왔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될까봐 겁나고 무섭다”며 “적어도 이번주만이라도 집회는 안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