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너도나도 막무가내로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합니다. 욕설과 함께 책상을 내리치는 등 행패가 너무 심해요."

광주 일선 자치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보건직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의 잇따른 행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광주 5개 자치구 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는 악성 민원인이 잇따른다.

'해외 여행력 관계없이 적극 검사 방침'에 따라 검진을 하고 있지만, 호흡기 질환과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막무가내로 검체 채취를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는 뜻이다.

지난 24일 108명이 방문한 북구 선별진료소에서는 한 중년 남성이 검체 채취를 요구하며 생떼를 부렸다.

의료진 검진 결과 '바이러스 발현 관련 의심 증상이 전혀 없다'는 설명에도 40분 동안 욕설을 반복해 다른 시민들의 진료가 지연됐다.

지난 21일에는 동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60대 남성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것 같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이 남성은 20분가량 폭언을 반복했다. '경찰을 부르겠다'는 말을 듣고서야 자리를 옮겼다.

서구 선별진료소에서도 70대 남성이 '별다른 증상 없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불안해서 못 살겠다. (자신이) 죽어야만 정신을 차리겠느냐'며 다짜고짜 삿대질했다.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각 구별로 하루 평균 1~2명의 행패 탓에 방역 최일선에서 뛰는 보건직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검사해야 할 환자를 놓치거나 진단이 늦어질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