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선ㆍ중앙, 이 시국에 마스크 마케팅? 언론사 맞나요?]





이렇게까지 마스크가 절실했던 때가 또 있었을까? 지금 사회는 마스크 품귀 현상(물품이나 상품 따위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심각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인기 가수 콘서트 티켓팅만큼이나 치열한 클릭 전쟁을 치러야 한다. 대형마트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지어 장시간을 기다린다. 약국이나 편의점에는 거의 재고가 없어 판매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코로나19의 빠른 전파에 따른 공포가 작용한 것이다. 이제 마스크는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하나의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일각에서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수립해달란 것이다.

이는 마스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의료기관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당한 지역 시민들에게 마스크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와 같은데 마스크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해 누리꾼의 뭇매를 맞는 언론사가 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다. 

 

마스크를 줄테니 구독료 자동이체를 하라는 중앙일보 알림. 사진 중앙일보

 

24일 중앙일보는 '중앙일보 구독료 자동이체하면 마스크 드려요'라는 알림 글을 게시했다. 구독료 자동이체를 신규 신청하면 마스크 5매 세트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곤란한 이들을 이용해 구독자를 늘려보겠다는 심산이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날 중앙일보가 게시한 칼럼 '[서소문 포럼] 코로나19의 실버라이닝'에 있다. 칼럼에서는 "마스크는 정부가 책임지고 조달해 이번 사태가 사그라질 때까지 아예 국민에 무료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를 무료로 제공해 "마스크 사용만이라도 빈부의 차이가 없도록 하자"더니 정작 본인들은 마스크로 영업을 하겠다는 거다. 

 

마스크를 줄테니 구독료 자동이체를 하라는 조선일보 알림. 사진 조선일보

 

다음 날 질세라 조선일보도 유사한 내용의 알림 글을 게시했다. '본지 구독료 자동이체 하세요 마스크세트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알림은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구독료 자동이체 신규 신청을 하는 사람에게 마스크 3매 세트를 준다는 내용을 담았다.

심지어 같은 날 게시된 기사의 내용과 충돌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알림 글이 게시된 같은 지면에는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는 기사가 게시됐다.

내용인즉슨 하루 평균 마스크가 1,200만 개가량이나 생산되는데 정부와 지자체에서 먼저 가져가 마구 뿌리니 유통망을 통해 공급되는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정부는 챙겨둔 마스크 물량을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라도 하는데 이를 비판하는 조선일보는 챙겨둔 물량을 본인들을 위한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남도민일보, 굿모닝충청,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진 경남도민일보, 굿모닝충청,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이트 캡처 

 

25일 경남도민일보와 굿모닝충청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남도민일보는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게 "마스크 좀 나눠씁시다"라며 "사회적 위기조차 영업 전략으로 활용하는 게 영리한 마케팅인지 그냥 뻔뻔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굿모닝충청은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를 "마스크 사재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더불어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같은 날 선거 보도 모니터 게시판을 통해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마스크를 미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코로나19 국내외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나우'를 개발한 대구지역 두 중학생은 "사이트 광고로 들어오는 수익은 마스크 구매 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다.

이 두 개발자의 결정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된 이들을 부끄럽게 한다. 


기사링크 : http://apnews.kr/View.aspx?No=760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