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이재용 변호인단에 ‘한명숙 사건’ 특수부 검사들 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부당승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과 관련해
17시간의 조사를 받고 27일 새벽 귀가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을 전날 오전 8시 30분께 불러 조사한 뒤 27일 오전 1시 30분경 돌려보냈다.

주진우 기자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사를 오래 한 것이 아니라 변호사들이 꼼꼼하게 체크하고 다시 조서를 읽느라고 늦어졌다고 한다
고 전했다.

이어 주 기자는 “변호인단에 전직 특수부 검사들 중에 이름을 날렸던 분들은 다 가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특수1부장을 했던 분들, 특수부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기동, 이동열, 최윤수 이런 분들이 변호사로 참여하고 있다” 고 실명을 거론했다.

김기동, 이동열 변호사는 최근 뉴스타파와 MBC 보도로 재조명되고 있는 ‘한명숙 2차 사건’과 관련돼 있다.

‘한만호 비망록’과 한만호씨의 생전 육성 인터뷰가 공개돼 강압수사,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추가 증인도 나왔다. 한씨와 구치소에 함께 있었던 ‘죄수H’도 “나도 검찰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했다.


죄수H는 2010년 여러차례 한만호씨로부터 “검찰이 한명숙 사건을 조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죄수H는 3명이 팀을 이뤄 집체 교육형식의 조사를 받았다며 진술 연습을 당시 특수부 부장검사들이 유리창문으로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김기동 변호사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였다.

이동열 변호사는 후임으로 2010년 7월부터 ‘한명숙 사건’을 맡았다.

이에 대해 김기동 변호사는 뉴스타파에 “당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MBC에 죄수H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당시에도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하여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 조서도 받지 않고 증인 신청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임이었던 이동열 변호사도 MBC에 “죄수H는 검찰에서 아무런 회유나 협박을 받은 바 없다”며
“영상 녹화도 하지 않았으며, 부장검사 등이 이를 참관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한명숙 1차 사건’의 주임검사로 한 전 총리를 기소했던 이태관 전 검사는 현재 삼성전자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소위 ‘의자가 뇌물을 줬다’는 1차 사건은 1심, 2심,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가 나왔다.


최윤수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과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 변호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이자 절친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장급인 부산고검 차장과 국정원 2차장을 지냈다.

최 변호사는 지난 4월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단 중 한명으로 선임됐다.
주진우 기자는 “작년에 끝났어야 될 사건인데 1년 넘게 수사를 하고 있다”며
“삼성이 막강한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를 늦춰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출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기자는 “사실 지난 주 출두해 조사받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중국 출장을 갔다 오면서 기사들이 막 쏟아졌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주 기자는 “지금 검찰은 예전에 삼성을 수사했던 검찰과는 좀 다르다”며
“맹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담당 검사들도, 핵심 수뇌부도 삼성에 대한 입장은 그전 검사들과 다르다”며 “이전 검사들은 삼성 이야기도 못했다, 부르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이 지금 삼성에 보이는 태도를 보면 ‘범죄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
완벽한 입증이 안 됐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