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행사가 코로나19 사태로 해당 기념일 한 달 뒤인 30일 전국 사찰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이용객 대부분 중·노년층이었으나 젊은 커플과 어린이 동반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이용객들은 조계사 대웅전 입장 전에 손을 두 번 소독하고 체온을 측정하며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 이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대웅전 안으로 들어갔다. 대웅전 안에는 '참배는 1회만'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설치됐고 절할 때 바닥에 놓는 쿠션은 모두 치워져 있었다. 방문객들은 소독제 제공·거리두기 안내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보살님, 수고 많으십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웅전 밖 야외 행사장에는 의자가 1m씩 거리를 두고 설치돼 있었다. 인천에서 왔다는 이순례씨(가명·83)는 두꺼운 보건용(KF 표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날이 더워 '얇은 마스크'를 쓰고 나가려는데 아들이 '사람 많은 곳 갈 땐 꼭 두꺼운 걸 쓰라'고 해서 KF 마스크를 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떠밀릴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올해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두 번 해서인지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람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용객들은 문 닫힌 입구 앞에서 마스크를 잠시 벗은 채 사진 촬영을 했다. 스웨덴 교환학생 예시카(26)와 알바(23)도 한복을 입고서 스마트폰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월 중순 한국에 왔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온라인 수업만 듣다가 스웨덴으로 돌아간다"며 "스웨덴 상황이 더 심각하고 한국 정부를 신뢰해서 한국에 머무는 것이 무섭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두 사람의 고향인 스웨덴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발생한 사망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감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인근 한 카페에는 손님이 10여 명이 모두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했다. 아이를 동행한 이용객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임신 중이라 여행이나 외출은 자제하고 있다"는 최나영씨(가명·34)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인과 얘기를 나눴다. 유동인구가 몰리는 서울역의 이용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밀양에서 왔다는 김희수씨(가명·41)는 "원래 얇은 덴탈 마스크를 끼다가 역에 사람이 많아 보여서 보다 두꺼운 KF 표시 마스크로 갈아꼈다"며 "내가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상관없는데 나로 인해 누군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