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익스프레스 트리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동부 라왈핀디의 어린 가사 도우미 조흐라 샤가 지난달 31일 고용인 부부에게 맞아 얼굴과 손, 갈비뼈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고용인 하산 시디키와 아내는 집안일과 함께 자신들의 어린 아들을 돌보라며 넉 달 전 조흐라를 고용했다. 이들은 조흐라가 새장을 건드리는 바람에 네 마리의 마카우 앵무새 중 한 마리가 달아났다며 폭행을 시작했고, 특히 하산이 조흐라의 아랫배를 발로 차 치명상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조흐라의 시신은 부검 후 하산의 집에서 500㎞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부모에게 건네졌다. 조흐라의 사망 사건이 알려진 뒤 파키스탄인들은 아동 착취와 학대 문제에 분노를 터뜨리며 SNS를 통해 '조흐라 샤에게 정의를'(#JusticeForZohraShah)이란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지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잇달아 동참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어린이를 포함해 약 850만명이 파키스탄에서 가사 노동자로 일한다. 만 15세 미만 어린이를 고용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가부장적이고 경직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많은 가사 노동자들이 착취와 폭력, 성적 학대를 받으면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어린이들이 이런 문제에 취약하다. 2016년에는 빗자루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10세 가사 도우미를 잔혹하게 폭행한 파키스탄 판사와 아내가 체포됐다. 판사 부부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받아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