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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전세 시대는 갔다”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국정과제 세미나’에서 대통령이 모두 발언 중 한 말이다.

이 날 대통령은 “은행 이자율이 뭐 그렇게 올라갈 이유도 없을 것이고, 어차피 전세시대는 이제 가게 되는 것” 이라며 전세 시대가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전세라는 것은 하나의 옛날의 추억이 될 것” 이라며 “기업형 임대주택 이런 쪽으로 가야 한다” 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전세 종말’ 발언은 말 그대로 보면 사실 틀린 점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실종하고,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전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사실 전세 제도 자체가 고금리와 고성장이라는 과거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통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만들어진 제도였고, 현재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극히 희귀한 형태의 주거형태인 것은 사실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든만큼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월세 주택이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전세난에 고통 받는 국민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농담 따먹기 식으로 전세난을 가벼이 여기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현 시대는 전세가 점차 소멸되고, 전세 주택들이 월세 주택으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과도기적인 시대다. 

정부는 급격한 현재의 전월세 전환 과정에서 연착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세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수적으로 같이 이루어져 한다. 

대통령의 “전세난”에 대한 가벼운 발언이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