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를 담당하는 인력은 제외하고 의협의 주요 구성원인 동네의원 개원의와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참여했다. 전문의 자격을 딴 뒤 대학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인 전임의 일부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도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필수 업무인력이 남아있는 만큼 우려할 만한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환자가 몰리는 시간에는 진료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는 특이사항 없이 운영되고 있으나, 응급실에는 일부 환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의 응급실, 중환자실 등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도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이날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곳은 없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동네의원이 휴진하면서 일부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7일은 물론, 평소보다 더 붐비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앞에서는 전공의들이 15분씩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들은 '의료환경 고려 없는 유령의대 양산말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동네의원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하면서 환자들이 헛걸음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내과는 16일까지 병원 전체가 휴가라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파업 등에 참여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맞은편 약국도 휴업 상태다. 병원 앞에서 마주친 환자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다 어제부터 증상이 달라져 새로 진료를 받고자 왔다"며 "먼 걸음을 한 건 아니지만 휴진 등 사전 공지가 없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내과 역시 이날부터 16일까지 하계휴가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전날 기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3만3천836곳 중 8천365곳(24.7%)이 휴진 신고를 마쳤으나, 휴가철이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날 실제 문을 열지 않은 병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문을 닫은 의료기관이 실제 휴가인지,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인지도 구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