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미래저축은행 직원 A씨 등이 회사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2011년 9월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아 확보한 자금으로 회사가 경영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시행한 유상 증자에 참여했다. 그러나 미래저축은행의 재무 상태는 개선되지 못했고 2012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4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A씨 등은 2011년 당시 퇴직금 중간 정산은 회사의 압박과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회사의 요청에 따라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한 퇴직금을 회사가 다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파산관재인 측은 직원들이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을 때 "개인 사정으로 퇴직금 정산을 원한다", "퇴직금이 적법하게 지금 됐음을 확인하고 민·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등의 각서를 썼다며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심은 A씨 등이 제출한 각서는 무효라면서 파산관재인 측에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A씨 등이 써낸 각서가 이미 행사한 권리가 아닌 앞으로 행사할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퇴직이 정해진 상황에서 수령한 퇴직금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는 특약으로 효력이 있지만, A씨의 각서는 퇴직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이 쓴 각서에는 앞으로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퇴직금 중간신청과 관련된 모든 권리까지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은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며 파산관재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은 직원 중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이 다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사측의 압박으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이뤄졌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측의 유상 증자 요청이 있었지만 직원들이 스스로 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문서의 의사표시에 다툼이 있을 때는 우선 '외부 표시 행위'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직원들이 쓴 각서도 효력이 있다고 봤다. A씨 등 직원들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