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 사망 신고가 이날 하루만 10건 넘게 접수됐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복지위는 오후 3시40분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청장이 현장으로 복귀하도록 했다. 정은경 청장의 '조기퇴장'에 뜻을 모았던 여야는 접종중단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접종 중단과 전수검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만약 접종사업을 중단한다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백신 생산 과정을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개인별로 접종자에게 주의사항을 잘 알려주는 두 가지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같은당 강병원 의원은 "사망자들의 접종간 공통점이 없지 않나"라며 "백신은 70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며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증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경 청장은 "(사망자와)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56만명을 조사해보니 20여명에게 경증 이상 반응이 있을 뿐 중증 이상 반응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인과관계가 없어도 백신 접종 후 17시간만에 사망하는 사례가 있으면 국민들이 맞으려고 하겠나"라며 "국민이 안심하려면 (상온노출이 있었던) 신성약품 539만개를 전수검사해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전봉민 의원은 "빨리 가려고 하다가 더 큰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출발을 조금 늦게 하는 것이 더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도대체 질병관리청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앞으로 발표하는대로 국민들이 따라야 하는 것이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청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사망의 원인과 예방접종 과정과 백신에 문제가 있는지 신속하고 과학적으로 조사해 결과 판단을 하고, 국민 건강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중단과 같은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