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BBC 방송에 따르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는 벌써 7일째 수만 명의 여성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르샤바의 시위대는 낙태 금지 결정을 규탄하는 손팻말, 검은색 우산과 붉은색 페인트 등이 동원됐다. 시위대는 "이건 전쟁"이라고 외쳤다. 시위 참가자들은 붉은색 번개 문양이 그려진 마스크를 썼고, 일부는 철제 옷걸이를 손에 들었다. 철제 옷걸이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위험한 낙태를 의미한다. 낙태가 금지된 국가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의료진의 도움 없이 철제 옷걸이를 이용해 낙태를 시도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에도 우파 정당인 '법과 정의당'(PiS)이 낙태를 전면 불허하는 입법안을 내놓자 여성들이 옷걸이를 흔들며 바르샤바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 가제타 비보르차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헌재 결정에 반대했다. 헌재 결정 이후 증폭된 갈등은 폴란드 의회로도 번졌다. 지난 27일 의회에서는 중도·좌파 성향의 의원들은 "수치"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헌재 결정을 규탄했다. 일부 의원들은 낙태를 허용하라며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보수 성향의 원들은 '붉은 번개 문양'을 나치의 상징 문양과 비교하며 시위대를 비판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선택의 자유는 근본적인 것이지만, 이 선택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한다"며 시위대의 해산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