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클래식 부문에선 이미 수상자가 있었지만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대중음악에선 국내 가수 중 최초 후보 지명이다. 미국 팝계에서 팬덤을 넘어 보편성과 대중성, 정통성까지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내년 1월 31일 열리는 63회 시상식의 83개 부문 후보를 발표하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팝 장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모든 대중음악을 아우르는 일반 분야(General Field)를 비롯해 팝, 록, 리듬앤드블루스(R&B), 랩, 컨트리, 클래식, 아동, 코미디, 재즈 등 장르를 세분화해 시상한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팝 장르에서 듀오나 그룹이 발표한 단일 곡에 수여한다.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발표한 곡으로 빌보드 종합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통산 3주간 1위를 차지했다.

그래미는 그간 비영어권 대중음악 가수들에게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연주자나 지휘자, 프로듀서를 제외하면 아시아권 가수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일반 분야 본상 4개 부문이나 팝, 록, 랩 등 주요 장르에서 후보에 오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수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그래미의 보수적 성향과 종잡을 수 없는 시상 기준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도 주류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입성을 비중 있게 전하며 그래미의 보수성을 꼬집었다. LA타임스는 “'다이너마이트'는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후보에도 올랐어야 했다”고 했다. USA투데이도 “팬들은 왜 방탄소년단이 단 1개 부문 후보에 올랐을까 의아할 것”이라며 “그래미도 이젠 주류 음악계에서 K팝의 막대한 존재감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