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정권 인수인계 업무만 허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권에 재도전하겠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주최한 성탄절 리셉션에서 "놀라운 4년이었다. 4년을 더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그게 성사되지 않으면 4년 후에 여러분을 다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불복 시도가 무위로 돌아갈 경우 4년 후 재출마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발언이다. 이 발언은 공화당 오클라호마 지부의 여성 위원이 촬영한 현장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행사장인 백악관 크로스홀 가운데는 대형 성탄 트리가 설치되어 있고, 밀집한 참석자 중 다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연단에서 발언하는 트럼프의 모습은 트리에 가려 찍히지 않았지만, 스피커를 통해 증폭된 그의 발언은 또렷하게 영상에 담겼다. 또 한 참석자는 이날 행사 장면을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뒤에 대권에 재도전할 계획을 하고 있다는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지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9일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와 측근들에게 4년 후 재출마 가능성과 함께 캠프 발족에 관한 세부 사항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달 치러진 미국 대선 결과는 이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당선 쪽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며 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경합주에서 제기한 소송이 기각되고 재검표를 통해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요지부동이다. AP 통신은 이날 중계된 행사 영상을 검토한 뒤 "대통령이 이날도 선거 부정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했으며, 법무부가 부정선거의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에서 "올해는 분명 아주 특별한 해다. 우리는 선거에서 이겼지만, 그들은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나는 이걸 부정선거라고 부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