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글 씁니다.

대형면허따고 준비하던 일에 필요한 경력이 있어, 경기 지역에서 버스기사 1년 생활해 본 경험자 입장에서의 글입니다.

일단 경기지역은 주52시간 근로단축이슈가 있을때 엄청많은 신입기사를 필요로 하던 시기가 있었음. 2018년.

또한 서울이나 인천 등 주요 대도시에서 시행하는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지 않은 상태이고 지금도 마찬가지.

즉, 버스회사는 지자체의 약간의 지원을 받고 오로지 노선 운영수익금으로 운영을 해야함.

내가 겪은 회사는 흔한 좆소이고, 사장일족은 배부르고 회사와 직원들은 가난한 흔한 3류임.

가뜩이나 적은 이익금을 일부의 경영진과 그 일족이 가져가니, 버스의 관리실태는 개판일수밖에 없고,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릴수 밖에 없는 ㅈ같은 판이 경기 시내버스임.

그나마 수익좋은 노선 잡고 있는 대기업급 버스회사는 조금 형편이 나은 상황.

내가 다닌 회사는 보통 3시간 1바퀴를 도는데 이걸 1탕이라고 함.

1탕 돌고 오면 평일 15분 정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짐.

이 기준은 차가 종점에 들어오고, 종점에서 나가는 기준일 뿐.

버스를 안전하게 주차시켜놓고 하차하고, 버스에 올라타 다음 운행을 시작하기 위한 간단한 육안점검 등 시간을 빼면 10분이상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음.

이 10분 남짓한 시간에 화장실 다녀오고 담배 한대 물면 끝임.

더 웃긴건 이 시간외에 별도의 식사 시간이 없to음.

위에 언급한 좀 나은 회사의 경우 점심시간 만큼은 30분 정도 보장해 줌. 이런 회사는 초보를 받지 않음.

초보는 내가 다닌 회사 같은 곳으로 가거나. 이보다 더 열악한 마을버스를 가서 경력쌓고 다시 경기버스로 가거나 3년이상 마버에 말뚝박다가 서울이나 인천 같은 준공영제로 이직하는 구조임.

길이 막히거나 하면? 약간의 유두리는 있으나 오로지 기사가 책임 지는 거임.

뭔 소리냐면 밥탐은 커녕 화장실도 못가고 종점찍고 바로 다시 나간 거임. 이걸 찍고 돈다고 표현함.

오후 조 기준 하루에 3탕에서 4탕을 뛰는데, 보통 2탕은 찍고 돌게 돼 있음.

그러니 내가 다닌 경기버스 같은 경우 운행시간에 대해 기사들이 매우 민감해 지는거임. 늦게 들어가면 오로지 자기 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지. 늦게들어간 만큼 다음 출발 시간을 늦춰주진 않는 다는거임.

이게 하루에 정해져있는 총 탕수가 있기 때문에, 막힌 시간동안 늦게 출발한 시간은 오로지 안 막히는 시간에 빨리 달려서 메꾸는 꼴이라. 한번 밀리면 곱으로 힘든거임.

이와중에 배차간격을 맞춰야 하니, 길 막히는 상황외에도 내 앞에 초짜 기사가 자리 잡으면 그날은 죽어나는 거임.

당연히 그 초짜 기사는 운전미숙이라 늦는데 뒤에서 따라붙는 선배들 압박감까지 등에 엎고 달려야 함.

같은 노선을 계속 달리다 보면 눈에 신호가 익어서, 어느 정도 정차하고 출발하면 이 앞에 신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됨.

그러니까. 이 정류장에 손님 한명 내리고 바로 출발하면 신호가 끊어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없다가 각이 나오는 순간 무리한 운전을 한다는 거임.

물론 이 책임은 오로지 기사의 선택이고 그 결과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 걸 잘 알고들 있음.

평소에 격주로 기사들을 모아놓고 시청각 교육을 해주는데, 이때 별 거지같은 사고 영상들 틀어주고, 또 자주 발생하는 사고 유형이라든지 다 교육을 시키긴 함.

왜냐면. 이렇게 교육을 했는데 유사한 사고를 내면 기사책임으로 회사는 면피를 하는거임.

이 교육 내용중에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는 사안들을 요약하면.

>앞 승차문 승객끼임 주의.
이건 앞 승차문엔 센서가 없고 오로지 기사의 온오프 스위작동만 하게 돼 있어서 손님 타는거 안보고 문닫는 순간 사람이 바로 낑겨버리게 됨.
특히 출퇴근 시간에 만차나면 차 밖에서 문 옆 기둥 잡고 매달리는 사람들 나오기 때문에 엄청 주의 시킴.
뒷문도 마찬가지임. 앞문쪽에 사람 많이 몰리면 뒤로 타는 사람들 많기 때문에.

>급출발 급정거
요즘 핸드폰 하느라 서서 손잡이 안잡고 폰붙들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버스는 차고가 높고 특유의 공압브레이크 조작이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손님은 아주 살짝 브레이크 조작을 해도 붕 날라가 앞문쪽으로 처박히는 사고가 자주 발생함.
버스내 안전사고는 다 이거임.
또한 느릿느릿한 버스 운행을 싫어하는 승용차 운전자들이 칼치기 식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눈 똑바로 뜨고 승용차 박으라고 가르침. 설령 물리적 접촉이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더라도 승용차가 부적절한 끼어들기로 인한 사고 유발은 비접촉사고유발에 대한 책임을 물릴 수 있기 때문임.

>하차문으로 하차 후 하차태그 안한 손님이 손만 넣어 태그하는 것.
이게 이번 사망사고의 사례인데.
이 사고가 굉장히 자주 발생함. 나또한 평소 운행중 이런 사람들 때문에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님.
근데 사이드 미러를 보면 이런 손님이 보이긴 한다는거임. 버스에서 내려서 차 안으로 손 집어 넣는게 사이드미러로 보인다는 거임. 차 안의 상황은 안보일 수 있는데 차 밖의 상황은 다 보임.

여기까지 경험담이고. 할말은 많은데 일단 정리를 하면.

이번 사고는 손님이 할 수 있는 예측 가능범위 안의 돌발행동이라는 것.

기사가 안전의무를 충실히 이행했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

법에 명시된 기사의 의무사항일 뿐 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12대중과실에 해당하는 사항임.

쌍방과실 언급하는건 진짜 관종급이라는 말임.

회사의 족같은 운영에 못이겨 불법을 저지른건 기사의 잘못인 거야.

버스회사 뿐 만 아니라, 일반 회사 다닐때 족같으면 사람 쑤시고 다닐거임?

지킬건 지키고 파업을 하든 안고쳐질거 같음 때려치든가 해야지.

이번 사고로 기사들 열악한 처우에 대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개선을 바라고. 잘못을 저질른 기사는 응당한 처벌 받기를 기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