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정치자금법에 따라 공개한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2020년도)'을 보면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전 의원은 재직 시절 같은 당 홍영표 기동민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노웅래 의원도 같은 당 김주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20대 국회 임기 종료(5월29일)를 앞두고 낙선자가 남은 후원금을 동료 의원이나 당선자에게 나눠주는 '땡처리' 관행도 여전했다. 한선교 전 의원은 지난해 5월27일 국민의힘 김성원 곽상도 의원뿐 아니라 당선인 신분이던 김예지 배현진 조태용 의원에게 400만원씩을 후원했다. 국민의힘 여상규 전 의원도 같은 날 김기현 의원에게 300만원을 후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5월20일 조해진 의원에게 500만원을, 전희경 전 의원도 4월28일 임이자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현직 지방의원이 현역 의원에게 기부금을 건넨 경우도 있었다. 전북 정읍·고창이 지역구인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정읍시의회 조상중 이복형 최낙삼 의원에게 500만원씩 총 1천500만원을, 고창군의회 진남표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강병원(서울 은평을) 의원도 이현찬 서울시의원에게 400만원을 기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천권 행사에 관여해 생사여탈권을 쥐었다는 지역구 의원이 전·현직 지방의원에게서 후원금을 받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치단체장까지 국회의원을 후원한 사례도 있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서대문구의 민주당 우상호 김영호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안승남 구리시장도 민주당 윤호중 의원에게 500만원을 보냈다.

















유명인, 기업인 등의 기부도 많았다. 배우 이영애 씨는 시삼촌인 국민의힘 정진석과 같은 당 한기호 신원식 의원, 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500만원씩 총 2천만원을 기부했다. 정 의원을 뺀 나머지 3명 모두 군 장성 출신이다. 이영애 씨 측은 "이영애가 군인 가족이라 군인들에 대한 애착심이 있어서 부사관 학교와 군인 가족 등에 대해 계속 후원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가수 양희은 씨는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에게 500만원을, 소설가 조정래 씨는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미래당 중앙당에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게는 유명 미술학원 '창조의 아침' 박정원 원장이 480만원을 후원했다. 이들은 고교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