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아이티 당국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있는 교도소에서 전날 400명 이상의 죄수가 탈출해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탈옥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져 모두 25명이 숨졌는데, 이중엔 교도소장과 재소자 6명, 그리고 탈옥한 죄수들이 살해한 민간인들도 포함돼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탈옥 사건 전 교도소에는 정원의 두 배가량인 1천542명의 죄수들이 수감돼 있었으며, 탈옥에 실패하고 다시 붙잡혀온 재소자들도 60명가량이다. 대규모 집단 탈주극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당시 중무장한 괴한들이 교도관들에게 총을 쏜 후 재소자들이 탈옥을 시작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이번 탈주극이 악명 높은 갱단 두목 아르넬 조제프를 탈출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도 나온다. 아이티 경찰의 최우선 수배 대상이던 조제프는 지난 2019년 살인과 납치, 성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돼 이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탈옥에 성공한 조제프는 이튿날인 26일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다 경찰 검문에서 적발된 후 교전 끝에 사살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2010년과 2017년에도 탈옥한 적이 있으며, 지난해 7월에도 한 차례 탈옥을 시도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는 캐나다 자본으로 건설돼 2012년 문을 연 곳으로, 2014년에도 300명 이상의 수감자들이 집단으로 탈옥한 적이 있다. 이후 교정당국은 감시 카메라를 늘리는 등 교도소 경비를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또 한번의 대규모 탈옥을 막진 못했다. 아이티 역사상 최대 규모 탈옥은 2010년 발생한 것으로, 당시 규모 7.0의 대지진 직후 포르토프랭스의 한 교도소에서 4천200명의 죄수들이 한꺼번에 탈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