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9천82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2월 당시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5억9천861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SK뷰 전용면적 84.98㎡는 지난 5일 5억1천900만원(6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2017년 2월 7일 5억1천500만원(20층)에 매매됐다. 전셋값이 4년 전 매맷값보다 높아진 셈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1차) 쌍용아파트 전용면적 59.92㎡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5억2천5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2017년 2월 11일에 5억1천만원에 팔렸다. 4년 만에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한 것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97.26㎡은 지난달 17일 7억8천75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4년 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면적이 7억9천만원에 매매가 이뤄진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KB 통계로 서울아파트 매매가는 2017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4년간 36.4%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셋값은 18.8% 상승해 매매가 상승률이 전세가 상승률의 약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을 비교하면 전셋값 상승률(14.6%)과 매매가 상승률(15.9%)이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작년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8월(53.3%)부터 올해 1월(56.3%)까지 5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다가 지난달 6개월 만에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민간 재건축 규제 강화로 아파트 공급이 더뎌지면서 전세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시행된 새 임대차법으로 보증금을 미리 올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