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8개월 연기..전·후방동체 부품 불량이 원인


당초 지난달 시험 발사가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누리호·KSLV-Ⅱ)의 개발 일정이 지연한 배경엔 롯데그룹 계열사가 납품한 불량 부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해당 부품을 다른 중견기업에게 맡겨 불량률을 개선했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11월 누리호 발사계획에 대한 종합점검을 한 결과 부품 문제가 드러나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누리호 발사 계획을 연기했다.

이때 종합점검에서 문제가 된 부품은 크게 두 가지다. 누리호 최하단(1단 로켓)과 2단 로켓을 연결하는 부품인 전방동체, 로켓의 몸체와 엔진을 연결하는 후방동체였다.

전방동체는 얇고 가벼운 섬유 복합재를 활용해 제작한다. 당초 이 부품은 소재기업인 데크항공이 제조했다. 데크항공은 롯데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롯데그룹 계열사다.

데크항공이 납품한 부품의 불량률이 문제였다. 당시 누리호 사업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직경이 3.5m에 달하는 1단 로켓과 직경이 2.6m인 2단 로켓을 연결하려면 부품의 순도가 중요한데, 데크항공이 제조한 부품은 내부에 불순물이 많아 누리호의 하중을 견디기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워낙 정밀한 작업이다 보니 제작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량률이 나올 수는 있으나 데크항공의 불량률은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결국 해당 부품 제조사를 한국화이바로 교체했다. 공급업체를 교체한지 2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누리호는 100초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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