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인들이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부대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군부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13일(현지시간) 군부가 군인들의 탈영을 막기 위해 가족들을 수시로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의 무차별 총격 등으로 지금까지 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망한 가운데 사병 뿐 아니라 다수의 장교들이 군부의 유혈진압 명령에 불복해 부대에서 이탈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번주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한 린 테뜨 아웅 대위는 "영내에 거주하는 군인 가족들은 사실상 납치됐다고 할 수 있다"며 "군부는 가족들을 이용해 군인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많은 군인들이 군부의 학살명령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가족이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아마 군인 중 75%는 부대에서 이탈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쿠데타 발생 이후 영내에 거주하는 군인과 가족들에 대한 통제는 더 강화됐다. 한 군인의 아내는 영내에서 탈영이 발생하자 군인 가족들까지 매일 낮과 밤에 점호를 한다고 전했다. 또 여전히 군부의 주장을 신뢰하고 상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군인들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군인들은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상황에서 군부가 통제하는 관영 방송을 통해서만 소식을 접한다"면서 "따라서 지난해 총선이 부정선거였고 새로운 선거를 치른 뒤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군부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지휘부도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며 군내 이탈 방지에 나섰다. 군부 실세인 소에 윈 부사령관은 지난 10일 만달레이의 육군 훈련학교에서 연설하면서 군인과 가족들은 "지시받은대로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CNN 등 서방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 선전에 넘어가지 말고 군 내 통합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 미얀마 군인들이 자국 시민을 학살하는 원인은 외부와 단절된 채 일상이 철저히 통제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현직 장교들을 인용해 군인들은 사방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선전에 지속해서 노출되고 상관은 부하의 모든 언행을 수시로 감시한다고 전했다. 또 쿠데타 이후에는 허가 없이 15분 이상 기지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감시가 강화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