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슈에 내국인 역차별 허점도…국회서 잇따라 입법
[국토교통부 자료]
외국인 사재기가 최근 부동산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인들이 특정 고급 아파트를 쓸어담고 있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떠돌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의 큰손이 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본지의 취재 결과, 외국인들의 토지 매입 규모와 액수는 증가했지만 통상적 수준을 벗어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는 작년 말 대비 1.2%(294만㎡) 증가한 251.6㎢로 집계됐다. 외국인 소유 토지는 전 국토 면적(10만401㎢)의 0.25% 수준이다. 공시지가로는 31조214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4% 증가했다.

이에 외국인들의 국내 토지 보유가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 수준의 증가량으로, 사2014년과 2015년 각각 6.0%, 9.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급증했다. 그러다가 2016년부터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2016년(2.3%), 2017년(2.3%)에는 2%대의 증가율에 그쳤다. 2018년 1.0%, 2019년 3.0%의 증가율을 나타내더니 올해 상반기엔 1.2%로 떨어졌다.

윤선화 서울 글로벌부동산협회장 겸 한양대 부동산전공 겸임교수는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00만명 가까이 된다. 과거 100만명이었을 때 5채를 샀다고 치면 지금은 15채 정도를 산 것"이라면서 "매입량이 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비율적으로 국내에 외국인 거주자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에 매입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국내 토지를 매입한 외국인들의 경우, 국적별로는 미국인 소유 토지가 작년 말 대비 1.4% 증가한 1억3161만㎡로, 외국인 전체 보유 면적의 52.3% 차지했다. 그 외에 중국 7.9%, 일본 7.3%, 유럽 7.2% 등 순이다.

외국 국적 교포가 1억4061만㎡(55.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합작법인 7120만㎡(28.3%), 순수 외국법인 1884만㎡(7.5%), 순수 외국인 2041만㎡(8.1%), 정부·단체 55만㎡(0.2%) 순으로 보유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순수 외국인보다 교포 등 소위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모습이다. 올 상반기 외국인 토지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 국적자의 임야 등에 대한 증여·상속, 국적변경에 의한 취득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인들의 고가 주택 매입설도 외국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부추겼다. 지난 10월 중국인들이 한강변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옛 렉스아파트 재건축)'를 줄줄이 사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부동산 단톡방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퍼졌다. 

거래액 끝자리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인 '89'로 끝나면서 소문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정작 이 단지를 거래한 사람들 대부분은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가 재건축되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땅인 2필지에 대한 공유지분 권한을 이전하지 않을 경우 2만원이 빠지면서 매매가의 끝자리가 98만원이 된 것이다. 
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