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바라는 그런 이상적인 페미니스트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페미니즘이라는 이념 자체가 여성차별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이란 여성을 뜻하는 라틴어 ‘femina’와 ism(주의)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직역하면 ‘여성주의’가 된다. 자칫 성차별적으로 보이는 이 단어가 성평등을 표방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쉽게 말하면 현대사회는 성별에 의한 권력 관계가 존재하고 남성은 이 사회의 권력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 인권신장이 곧 성평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여성차별만이 문제이고 남성차별 앞에서는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독박가사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남성의 평균 유급노동시간이 4시간 이상 길고 여전히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는 침묵을 유지한다. 독박가사·독박육아는 성차별이지만 독박징병은 시기상조라며 문제를 어영부영 미뤄버린다.

남성의 자살률이 2.5배 이상 높고 남성의 행복지수가 2포인트 이상이나 낮지만, 그들에겐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므로 여성만을 위한 자살방지 프로그램이나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여성을 상대로 한 몰카범죄의 문제를 제기하던 기자가 남자화장실에서 몰카를 설치하고 당당하게 보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이중성을 비판하면 ‘남성인권도 떠먹여 줘야 하나’같은 반응이 돌아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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