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는 격변한 나머지 자신의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좀비로서의 현실 부정과 그에 따른 고민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기대와는 다르게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좀비는 기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핵심 설정이 밝혀졌죠. 개인적으로는 기억을 잃은 각각의 좀비가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가면서 겪는 혼란과 살아생전에 누군가를 발견하는 외적 갈등, 그리고 동료애라는 갈등 해소를 차례로 겪기를 바랐기에 이런 설정이 약간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다만, 1쿨(12부작)밖에 되지 않는 작품 길이를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2부작으로 개개인의 사정을 파헤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오히려 소화해도 작품의 깊이만 떨궜을 테니까요.

 어쨌거나, 부가적으로도 이번 회는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자아를 되찾은 각 캐릭터에 대한 세세한 성격과 분위기, 그리고 캐릭터가 그려나갈 스토리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죠.





스토리의 구조는 전형적인 아이돌 애니메이션.



 1회에서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무슨 세계관인지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회였습니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서 넣어둔 반전 요소도 재미있었죠. 하지만, 이것이 <좀비 랜드 사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펼칠지 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아니지, 병맛 설정 때문에 스토리의 가닥을 못 잡겠다고 말하는 게 더 옳겠네요. 세세한 방향성이, 어디로 빠질지 모르는 전개 탓에 오리무중이었죠.

 이번 회는 <좀비 랜드 사가>가 전형적인 아이돌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구성을 하고 있다는 걸 더욱 뼈저리게 보여주었습니다. 앞서서 말했었지만, 이번 회는 한마디로 축약해서 기존의 고스펙 좀비, 즉 완성형 좀비의 혼란과 감정 표출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엇나가는 감정을 잡아주는 게 바로, 부족한 게 많고 노력하는 주인공 좀비(이하, 사쿠라)이죠.

 부족한 걸 메꾸려는 노력형 캐릭터가 이미 완성형 캐릭터의 혼란된 마음을 추슬러주는 형태는 기존의 인기 아이돌 애니메이션인 <러브 라이브(코우사카 호노카)>나 <아이돌 마스터(아마미 하루카, 시마무라 우즈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토리 구조입니다. 주인공의 꿈과 노력으로 한 명 한 명의 갈등이 차례대로 해결되면서 문제가 풀리는 뼈대이죠.



▲세세한 스토리 설정은 다를지라도, 아이돌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운명은 어쩌면 같은 걸까?


 이런 탓에 내용적 측면은 그다지 참신하다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도 응당 포함되는 얘기였죠.

 <좀비 랜드 사가>의 캐릭터는 사쿠라를 제외하고는 순수한 꼬맹이, 청순, 열혈, 심약, 바보(?)로 각 캐릭터의 뚜렷하고도 개별적인 개성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강한 개성 때문에 이들의 행동 패턴은 다소 뻔하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캐릭터가 그려내려는 이야기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는, 작품으로서는 최악의 생각도 한켠으로는 들어버리기도 했었죠.

 그리고 이러한 전형적인 스토리 구조와 캐릭터의 뻔한 인상은 이후의 이야기에서 아이돌을 꿈꾸려는 사쿠라와 이미 아이돌로서 성공을 거뒀고 현실을 아는 라이벌 좀비 캐릭터의 대립 구도를 예견하게 해주면서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저하되도록 했습니다.


▲사실 딱히 사진 쓸 게 없습니다! 예이!!






<좀비 랜드 사가>는 역시 소재가 재밌다. 



 갑작스럽게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도 이상하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좀비 랜드 사가> 2화를 재미있게 감상했었습니다. 계속 다음 얘기를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2화가 내용면에서 별로 참신하지도 색다르지도 않는 애니메이션이 될 거라는 인상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좀비 랜드 사가>가 스토리나 캐릭터에서 참신함을 주지 못했어도, 감상의 재미를 줄 수 있었고, 작품을 계속 붙들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좀비 소재였습니다. 

 아이돌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좀비의 특성을 꾸준히 되새겨주는 곳곳에 장면은 시청자가 아이돌과 좀비의 소재를 적절하게 섞어낼 수 있게 했으며, 이야기에 발을 묶고 집중시키는 작품만의 고유한 특색이 되었죠. 이런 부분을 제작진이 얼마나 신경 쓴 건지는 좀비가 움직일 때 좀비 특유의 뼈가 삐꺾이는 듯한 효과음이 들린다는 걸로 알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디테일적인 부분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은 소리라 빼줬으면 좋았을 것 같았네요…….


▲장단을 맞추는 잘려진 손 동작이 아이돌과 좀비 소재의 공존을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어쨌든, 소재 외에도 <좀비 랜드 사가>의 재미 요소로는 중간에 예상치 못했던 개그 요소가 있습니다. 과격하고 강압적인 남자와 그에 압도되는 듯한 각자의 성격에 따른 리액션은 일본 만담을 연상시킵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서 나오는 다소 엉뚱한 반응이 보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재미는 특색 있는 조연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3명의 남성이 랩을 하면서 좀비인 줄 모르고 좀비 소녀에게 헌팅을 시도할 때나, 중간에 난입한 경찰관도 이들 헌팅 스타일을 어색하지만 자신만만하게 따라 하는 장면은 각 조연의 특색을 부여하고―2화 딱 중간에 등장하여―조연의 압도적 존재감으로 작품이 느슨해지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2화에서 가장 인상 깊고, 가장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역시 이 작품은 스토리 같은 걸 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2화에서 다시금 느끼게 해줬죠.



▲Yo! Yo~ 오우~ 예아~~!



 이건 예상이지만, 앞으로 시청자에게 이런 제3의 인물로 인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작품을 끝까지 붙들 재미요소를 줄 거 같아서 기대되네요.

 그리고 연출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주인공의 부족함을 보여주는 듯한 연출 장면은 순간 실소가 나왔었죠. 간접적으로  주인공의 부족함을 드러내는데, 성의 없는 글씨체는 조금 너무한 거 아닌가 싶더군요.



▲글씨의 두께가 주인공의 부족함을 드러내지만, 약간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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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마이크로 뭔가 하는 건 비트박스입니다.


 이 연출은 라이브 상황 때의 충돌이 일은 후의 바로 다음 장면입니다. 절묘한 등장으로,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빠질 기류를 완벽하게 유쾌한 기류로 바꿔준 재미있는 연출이죠. 덤으로 색상의 변환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상황의 분위기도 무르익게 해줬고요.



▲피사계 심도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남자에게 시선이 모이도록 유도해냈다.





다양한 라이브의 스타일도 참신함을 이끌어낸다. 



 1회 때는 아이돌 콘셉트를 하고 있으면서 헤비메탈을 보여줄지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심지어 다소 어이없는 형태의 헤비메탈이었기에 그 신선한 충격은 배에 달했죠. 그리고 그 신선한 충격은 2화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설마 랩을 할 줄이야……. 그것도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펼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랩이 다소 어설프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렇기에 사건을 전개해나갈 때마다 억눌렀던 사쿠라의 울분이 잘 느껴져서 통쾌했었습니다. 어설픈 랩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던 것도 듣는 재미가 있었죠.


▲사실 요 장면도 연출이 재미있어서 덤으로 설명하려고 들고 왔습니다. 라이브에서 둘의 충돌이 일어나죠. 분노의 표시인 빨간색이 이들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줘요. 그리고 더 재미있는 건, 저 노랭이가 랩을 할 때는 노랭이가 분노를 표출하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듯 붉게 조명을 비추고, 그와 반대로 듣고 있는 사쿠라는 분노를 삭이듯 검은색으로 그림자 짙게 표현해준 게 꽤 재미있죠.



▲그렇기에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하자, 색깔이 비추면서 상황이 훨씬 극적으로 표현되었죠!


 그래서 다음 회에는 어떤 다양한 음악으로 라이브를 펼칠지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예고편을 보는 순간 그런 고민은 바람에 먼지가 휘날리듯 싹 날아갑니다. 이 얘기가 이번 목차를 쓰는 주목적이기도 하죠.

 3화 예고편을 보면,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좀비 랜드 사가> 3D 그래픽이 등장합니다. 이게 왜 걱정이냐면, 여태까지 등장했던 애니메이션에서 3D 그래픽을 이용한 작품은 많았지만, 제가 봤었던 음악 관련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다지 성공 사례를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망한 쪽의 예를 들면, <목소리 노이즈>가 있다.
망한 원인은 캐릭터 모델링이 쓰레기인데에 더해서 라이브 중에
 3D와 2D의 차원 변화가 잦아 더욱 보기 불편한 것도 한목했다.



▲성공한 쪽으로는 여아용이지만, 오히려 군필여고생들이 좋아한다는 <아이카츠>가 있다. <아이카츠>는 라이브를 무조건 3D 그래픽으로 연출해서 눈에 익었기에 저항이 덜했다. 게다가 캐릭터 모델링에 돈도 많이 투자하고, 연출도 좋았기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2D에서 3D, 3D에서 2D의 차원 변화는 익숙함을 저해해서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을 흐려뜨리고 이질감까지 더해줍니다. 때문에, 작품 전체의 몰입감을 단번에 박살 내버리는 무서운 최신 기술이죠. 그래서 다음 화 때 등장할 3D 그래픽을 <좀비 랜드 사가>가 어떻게 소화해내냐가 작품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대목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나마 조금 다행인 게 돈을 많이 투자했는지, 캐릭터의 3D 모델링에서 각 캐릭터의 특징을 딴 이목구비가 굉장히 뚜렷하고, 움직임이 생각보다는 자연스러워 보였다는 겁니다. 그러니 <좀비 랜드 사가>의 앞으로 전망은 조금 밝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나마 캐릭터 모델링에 돈을 많이 투자한 느낌이 들어서 다행이다.









사실 1화 리뷰 때랑 달라진 얘기가 별로…….



 이번 리뷰를 쓰면서 생각했던 게, 글의 내용이 뭔가 익숙하다는 겁니다. 뭐랄까 똑같은 내용을 다시 한 번 쓰고 있다는 기분이랄까?? 

 그리고서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까 절반 정도가 1화 리뷰할 때 썼던 얘기의 연장선이었다는 겁니다. 스토리의 구조에 대해서나, 소재의 쓰임에 대해서나……. 아무래도 제가 스토리를 중점으로 관찰하고 풀이하는 편이다 보니,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왠지 이상할 정도로 술술 써지더라……. 

 그래서 3화 때는 스크린샷을 두고서 대충 실망스러웠던 점을 얘기하거나, 라이브에 대한 품평 정도만 해볼까 싶네요. 진심을 다해서 3D 그래픽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궁금하거든요.

 PS. 2화에서부터 등장하는 <좀비 랜드 사가>의 오프닝 영상입니다. 특촬물 연출이 돋보이는 영상이죠. 특히나, <좀비 랜드 사가>의 콘셉트를 간략하게 잘 표현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애니 오프닝에 등장하는 의상.... 이거 완전..... 판박이네요.


 

 애게 여러분, 안녕하세요? 언제나 부족한, 리뷰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그 감사인사 오랜만에 드려보고 싶었네요!! 그리고 리뷰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상관하지 않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서..... 그,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최근 애게는 글 리젠이 처참한 수준이네요. 정말 좋아하는 커뮤인데, 안타깝네요. ㅠㅠ

 그러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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