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좀비, 수 차례의 죽음을 겪고도 계속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

아이돌, 끊임없이 노력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열정을 전파하는 존재.


이 두가지 소재를 아주 잘 섞어낸, 아주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여러 장면들에 대한 연출도, 성우들의 연기도 상당했고요. 특히 코타로의 성우분은 정말...

캐릭터성 자체는 개인적으로 별로지만 그 별로인 캐릭터성에 대한 표현만큼은 진국이었습니다.

말투나 어조에서 묻어나오는 태도가 아주 그냥...



다만 이 애니의 각본가로는 무라코시 시게루, 마스모토 타쿠야 이렇게 2명이 있는데...


무라코시 시게루가 각본을 맡은 화들에서는

좀비와 아이돌이라는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걸 병맛과 적절히 조합해낸, 작품 고유의 색이 보였는데,

마스모토 타쿠야가 각본을 맡은 화들에서는... 솔직히 좀비, 아이돌, 병맛의 조합이 따로 노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째 좀 미묘하다 싶은 화는 다 마스모토 타쿠야가 맡았더라고요.





2.

캐릭터들마다 에피소드가 각각 있는데(몇명 빼고)

그 중에서는 역시 맨 마지막에 나오는, 주인공인 사쿠라의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다들 살면서 가끔 생각하잖아요.

지금 내가 하는 이런 노력들이 보답받지 못하게 된다면 어떨까,

아무런 보답도 받지 못한 채 실패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차피 실패할거라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정답 아닐까...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그 생각의 끝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사쿠라는 정말로 그 결과로써, 누가봐도 명백한 실패(죽음)를 겪었죠.


이로 인한 무력감 속에서 방황하고.

그러다가 동료들의 마음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도전하고,

'또 다시 실패하는가'라는 두려움을 동료들의 힘으로 이겨내고

마침내 나아가는 그 모습...


스토리나 연출 면으로는 좀비물의 특성과 아이돌물의 특성을 정말 완벽하게 조합해낸 파트였다고 생각하고,

내포하는 의미 상으로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맘에 드는 파트였습니다.


(물론 이 에피소드(11화,12화)는 무라코시 시게루가 각본을 맡았습니다)




3.

이 작품을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그냥 나오는대로 한편 한편 봤다면

코타로의 막나가는 행적이나 인물들 간의 감정 충돌 때문에 하차했을테지만,

대강의 맥락을 먼저 알아놓고 나서 보니 그런 것들도 나름 재미로 느껴졌습니다.


이 맥락을 파악하는데에 이 인벤 애게에 계신 어느 분의 좀비 랜드 사가 리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편씩 감상하고 나서 그 분이 쓰신 리뷰를 읽어보면서 제 생각과 비교하니까 보는 맛이 더 좋았습니다.

제가 놓친 부분도 찾아볼 수 있었고요.





4.

사실 다들 좀비이고 해서 매력적이라던가 하는 생각은 그리 크게 들진 않았지만

가장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를 고르라면 릴리랑 유우기리,

탑승하기 좋아보이는 커플링감으로는 쥰코와 아이가 있겠습니다.






릴리쨩... 오토코노코라니... 최고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