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아니고 비도 아니고 진눈깨비도 아니고 우박도 아닌

질척질척하면서도 차가워서 기분 나빴던 기상현상이

푸른 하늘을 무너뜨리고 누런 하늘을 드높인 중국의 기상(a.k.a 미세먼지)와 더불어 지나가고

간만에 좋은 공기와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는 주말이었습니다.



그런 좋은 주말에

아침 내내 침대에 드러누워서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잠을 자고

밥 먹고 밍기적대다가 재미도 없는 게임을 또닥이고

주말이라 쉬는 날인데다가 누가 나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 실험실에 기어들어가 아세톤 냄새에 취하면서

그렇게 부질없이 귀중한 토요일 하루를 보낸 저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바로 오늘 일요일에는 어디라도 좋으니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 가볼만한 곳' 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데이트 명소만 주루룩 나오네요.

저같은 오따끄에게 데이트를 같이 갈 사람따윈 없으므로 검색어를 바꿨습니다.

'서울 오타쿠' 라고 검색해보니 홍대나 신림이나 국전이나 뭐 이곳 저곳이 주루룩 나옵니다.



그 중에서 예전에 가본 적이 있는 신림의 '코믹존'과

예전에는 못 들어봤는데 그 근방에 있다는 '애니통'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방구석에서 컴퓨터로만 캐릭터들을 보다가

현실에서 돌아다니면서 인쇄된 형태로 캐릭터들을 보니

느낌이 색다릅니다.



코믹존에서는 주문은 토끼입니까, 가브릴 드롭아웃, 이웃집 흡혈귀 씨 같은

귀여운 그림체의 만화책들도 표지로나마 구경했고

그랑블루,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같이 눈에 익은 캐릭터들도 만화책 버전으로 봤고

예전에 나올 때마다 사모았다가 전에 모두 처분했던 라노베의 새로운 권들의 소개글도 구경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잔뜩 진행 되었다지만 이제는 딱히 살 기분이 안 드는군요...



몇가지 만화책이라도 사서 갈까 생각했다가

굳이 살거라면 나중에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지금은 굿즈를 사는데에 집중하자 해서

다른 방향의 굿즈 존을 들어가서 피규어 구경도 좀 하고 하다가 나왔습니다.



혹시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 만화책은 있나 싶었는데

아직 정발이 안 된건지 없더군요.





그 다음 가본 애니통에서는 피규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귀여운 미소녀 피규어들도 많이 있었고 건프라도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니 프레임 암즈 걸 박스들도 있더군요.



몇개 사서 또 조립해볼까 하다가

조립할 때 쓰는 도구가 지금 없다는걸 깨닫고 나중에 생각나면 온라인으로 사자 했습니다.



그리고 더 둘러보다가 주문토끼 이치방쿠지가 있길래

그래도 기왕 나온건데 여기서만 할 수 있는거라도 해보고 가야지 해서

세번 뽑아봤는데...






리제 비주얼크로스랑 코코아 일러스트 카드, 코코아 열쇠고리를 얻었습니다



리제 말고 코코아가 나왔더라면 퍼펙트였을텐데 하면서 아쉬워했지만

돌아와서 펼쳐보니 리제도 아주 이쁘게 나와서 만족했습니다







좋은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