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좌충우돌 성장기>, 아니면 소년의 성장기라는 문구는 창작 작품을 설명할 때 흔하게 활용되는 말입니다. 동화책, 만화, 소설,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셀 수도 없죠.


 아직 무르익지 않은 아이가 삶의 가장 혼란한 시기인 청소년기를 맞이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의 순리와 진리, 이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깨우치는 이야기. 삶의 감정이 가장 극적으로 요동치고, 누구나가 겪는 혼란의 시기라 공감과 감동과 자극을 동시에 주니 단순한 구조라도 이야기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심지어 작가 본인만의 메시지 전달도 용이하니까요. 툭 까놓고 모든 걸 다 깨우친 현자가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생각도 돈도 경험도 빈털터리인 어린아이가 갈등과 사색, 사사로운 감정에 흔들리면서 텅 빈 주머니 안을 하나씩 소중하게 채워나가는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성장기를 담아낸 이야기의 뿌리는 언제나 뻔합니다. 친구를 만나고, 다투고, 화해한다. 그리고 함께 곤경을 헤쳐나간다!! 이 불변의 법칙은 성장기를 내세운 작품을 예상하기 쉽도록 만듭니다. 그냥 작품의 포스터에 등장하는 주인공 옆에 선 애들과 부대끼면서 이러쿵저러쿵하는 이야기구나 싶어지니까요. 이는 세계의 배경이 판타지든, 현대든, 르네상스든 가리지 않습니다.




▲<힐다>의 포스터




 넷플렉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힐다>도 이러한 성장물의 뿌리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용감하고 명랑한 어린 소녀 '힐다'가 어떠한 일로 인하여 여태까지 살았던 집과 편안한 숲을 떠나,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 오며,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다양한 만남을 가지는 이야기입니다. 즉, 힐다가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는 각자의 고민과 욕심을 힐다가 함께 겪고 갈등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죠.

 요정과 거인, 나무 인간과 트롤 등 북유럽 신화를 연상시키는 판타지 인물도 등장하지만, 결국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성장기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을 설명해 주기 조금 난처합니다.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감상한 작품이지만, 세세한 스토리를 말하면 글이 난잡해지는 데다가 스포일러고, 그렇다고 멀찍이 서서 두루뭉술하게 말하면 여느 성장기처럼 뻔해지잖아요. 그래도 스포보다는 낫겠죠. 조금 뻔할 수 있는 개인적인 감상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그렇다. 여느 성장기처럼 힐다를 중심으로 이 셋이 함께 모험하고, 고난을 헤쳐나간다.



 <힐다>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볼거리는 현대 문물과 판타지 배경의 조화입니다. 힐다가 이사 온 도시는 높은 빌딩이 들어서 있고, 도로를 누비는 자동차는 매연을 내뱉고, 라디오와 TV, 딱딱한 현대 학교가 자리 잡은 여느 도시와 같습니다. 하지만, 도시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건물은 커다란 울타리나 철조망이 아닌 성벽. 도시 사람들은 풍요와 행운을 가져다주는 오컬트적인 존재를 위해 축제를 기리고, 통통한 솜사탕같이 생긴 하늘을 나는 늑대나 일반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요정 등 다채롭고 신비로운 판타지적 종족이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등장합니다. 친숙한 도시 속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피부에 와닿듯 다가가기 쉽고, 온 도시, 온 구석을 누비는 명랑한 힐다를 통해 생생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게 하죠.





▲<힐다>의 도시의 내부와 외부의 모습이다.
 현대 문물에도 성벽을 감싸인 도시의 모습이 판타지와의 조화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힐다>의 조화로운 세상은 감상하는 시청자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모습도, 생각도, 관습도 전부가 다른 다양한 종족. 그럼에도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하지만, 모든 세상이 그러하듯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동생활은, 하물며 같은 인간, 같은 종족일지라도 시비가 오고 가며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힐다>의 스토리는 다종다양한 종족 간의 어우러짐입니다.

 힐다는 다종다양한 이웃을 만나고, 이웃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힐다가 이웃을 위해 행한 일은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 끝나지 않고, 도리어 갈등을 키우거나 아니면 좋게 해결돼도 불행을 가져오기도 하죠. 이 같은 <힐다>의 스토리 구성은 힐다의 반성과 성장에서 시청자의 성찰로 돌아옵니다. 친숙한 도시 속 배경과 판타지적인 사건임에도 전혀 낯설지 않은 인물의 갈등은 넌지시 시청자 본인의 일상에 안성맞춤으로 대입하게 도와주며, 밝은 명암의 색감으로 그려진 동화적인 화풍과 몽환적인 일렉트릭 BGM은 사람 간의 갈등이란 무거운 이야깃거리를 잔잔하고 아름답게 꾸며주며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해주죠. 그리고 이웃을 위해 고심했던 힐다의 행동을 옆에서 지켜보기에 그 행동의 인과응보에 대해 누구보다 크게 와닿게 되는 겁니다.




▲<힐다> 中 씁쓸한 일에도 힐다의 성장은 흐뭇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힐다>의 뭉뚝하고 부드러운 그림체는 <도라> 같은 유아 애니메이션 비슷한 인상을 줍니다. 하나, <힐다>의 이야기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유치하지 않습니다. 힐다의 동심을 일으키는 여린 생각과 남을 생각하는 사려 깊은 행동거지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이 느끼는 심정처럼 귀엽고 마음 따뜻하게 해주거든요. 심지어 뭉뚝하고 부드러운 그림체로 담아내는 몽환적인 배경은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동심의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키고는 하죠. 스토리도 깊이 있고요.






▲<힐다>는 동화적인 화풍이지만, 사실 배경이 되게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보는 내내 벅찬 감동이 다가온다.




▲<힐다>의 뭉뚝한 그림체는 그 하나만으로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성우분들의 호연으로 더빙도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몰입감도 뛰어나고, 갖가지 연출이나 캐릭터의 개성도 인상 깊습니다. 단지 성장기 작품이라 스포가 될까 봐 스토리적으로는 얘기 많이 못 했지만요. 게다가 글 쓸 시간도, 정리할 시간도 없어서 단번에 적느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두서 없이 쓴 것도 아쉬울 따름인 작품이네요.

 참고로, 2020년에 시즌 2가 방영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곧이죠. 그리고 오리지널이라고 했지만, 영국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음...... 갑자기 생뚱맞은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끔 애니메이션을 보면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의 성장이 감명 깊고 두드러지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떠올려보면, 개인적으로 <프리크리(FLCL)>의 사메지마 마미미라는 캐릭터가 대표적이죠. <힐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인공인 힐다의 성장보다도 힐다의 친구인 데이비드의 성장이 인상 깊습니다.


 그래서 보실 분은 데이비드에게 관심을!!

 그런데 넷플릭스는 보고 나면 따로 영상을 못 구해서 스크린샷 쓰기 어렵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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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애게 여러분. 요즘 하고자 했던 일이 잘 안 풀려서 생업을 편히 하기 위해 전기 기능사 따려고 직업 학교에서 공부 중이라 따로 글을 못 썼네요. ㅎㅎ

 올해 봤던 애니메이션도 3개 뿐이고.... ㅠㅠ 1~3분기 뭐 나오는 지도 잘 모르겠고...ㅠㅠ

 이 글도 되게 서둘러서 썼어요. 그래서 글의 완성도 안 좋네요. ㅠㅠ

 뭐 어쩄거나, 리뷰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리뷰를 쓸 때 도움이 많이 돼요!

 그럼 나중에 다른 리뷰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아니다! 감상글 정도로 가벼운 글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