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한국의 아케이드 시장은 '리듬게임의 성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체감형 리듬 게임인 '펌프'는 대중성 강한 가요를 무기로 내세워 이전까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댄스댄스 레볼루션(DDR)'에게 왕좌를 넘겨받는데 성공했고, 건반과 스크래치 기반의 정통 리듬게임 역시 'Ez2Dj'가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흐름과는 별개로 아케이드 시장의 입지는 하루가 다르게 좁아져만 갔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전통 있는 유명 아케이드 매장을 제외하곤 영화 보기 전 여자친구랑 잠깐 들리는 곳 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케이드 리듬게임 시장 규모도 이와 맥락을 함께하며 조금씩 축소되어 갔다.

어쨌든, 당시 인기를 끌던 'Ez2Dj'는 '펌프'와는 다른 방향을 선택해 인기를 모은 사례다. 누구나 알 만한 가요를 넣는 대신 리듬게임에 최적화 된 오리지널 곡들을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해당 장르 매니아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보았을 만한 유명 작곡가들도 꾸준히 배출했다.

오늘 인터뷰의 주제인 '이지투온'은 이러한 'Ez2Dj'의 정신을 이어받는 게임이다. 사실 이미 한 차례 정식 서비스를 실시했지만, 게임 외적인 문제가 겹쳐 서비스 종료라는 아픔도 맛본 작품이다. 그 때 '이지투온'이 종료되며, 온라인 플랫폼의 건반형 리듬게임은 사실상 명맥이 끊기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7월 16일, '이지투온'이 온라인 건반형 리듬게임의 부활을 선포할 예정이다. 인벤은 '이지투온'을 맞이하기 전,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개발사 톡톡플러스를 방문해 개발 핵심 인물들을 만났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이지투온' 개발을 총괄한 전경수 실장이다.





'이지투온'은 2009년에 한 차례 서비스 종료 경험이 있다. 어떤 이유였나.

내부적 사정도 있었지만, 그 전에 당시 퍼블리셔였던 드림나인과의 문제가 더 컸다. 업데이트 등과 같은 콘텐츠 홍보를 전혀 신경써주지 않아 유저 수가 점점 빠져나가는 중이었고, 이후 계약 해지 합의를 한 것이다. 우리가 먼저 서비스 해지 요구를 그 쪽에 신청했다.

당시 '이지투온'이 반응이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동시접속자도 꽤 됐다. 당시 동 장르 게임은 '오투잼', '디제이맥스' 정도였는데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유저 수를 보였다. 그럼에도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점은 지금 생각해도 유감이다.


부활을 선언한 후 몇차례 테스트를 시행한 바 있는데, 유저들에게 주로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궁금하다.

격려도 많았고 질타도 많았다. 얼마 전 진행한 테스트는 유저 편의성 위주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 부분에서 칭찬을 많이 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보유 곡이 많음에도 플레이할 수 있는 곡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많아 테스트 막바지에 30곡 정도를 추가 공개했는데 그 부분에서 흡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우리가 마케팅을 많이 안했다. 애초 많은 유저들이 방문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많이 찾아 주셨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20대 이상 유저들도 의외로 많이 플레이했다. 예전 'Ez2Dj'의 향수를 기억하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 이지투온 오픈 티저 영상


오히려 20대 유저들이 더 기다렸을 것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우리 입장에선 너무나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리듬게임은 타이밍에 맞춰 키를 입력하는 원초적인 게임이기에 어린 나이의 신규 유저층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타겟으로 잡았던 청소년들도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


초기 테스트 때는 버그가 꽤 있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서버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이 때문에 한 채널에 200명 이상의 유저가 들어가게 되면 튕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 때 정말 깜짝 놀랐고, 급하게 서버를 증설한 기억이 난다. 사실 그것도 그것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렇게 많은 유저가 찾아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처럼 SG인터넷과 퍼블리싱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거다. 당시 동시접속자가 8천 명 정도 됐다.

어쨌든 가장 큰 원인은 우리의 과실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유저들에게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그 외 해상도 문제 같은 게 남아 있었는데, OBT를 대비해 완벽히 수정했다는 사실도 전하고 싶다.


워밍업 테스트에 들어서며 여러가지 변경점이 있었다고 들었다.

일단 이전 UI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아 보기도 좋고 편리한 UI로 새롭게 변경했다. 또 게임 해상도도 업그레이드했다. UI는 아예 신규 디자이너를 영입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이 분이 리듬게임 모션 그래픽 쪽으로 굉장히 유명한 분이다. 테스트 서버에서 예전 버전과 최근 버전을 한 화면에 같이 띄워놓으니 차이가 많이 나더라. '이런 것을 어떻게 만들었지'하는 감탄도 들었다.

그 외에는 기존에 없었던 미션 시스템의 추가, 하드나 슈퍼 하드 난이도의 몇몇 곡 노트 패턴을 변경했다. 원래 즐기던 노래 노트가 바뀌니 기존 유저들도 게임 시작하기 전 미리 손동작을 연습해본 뒤 게임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정식 서비스 때는 신곡도 많이 들어갈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아, 그리고 여담으로 창모드에서 실행할 때 발생하는 프레임 드랍 현상도 발견되어 지금 수정 중에 있다. 창모드에서 다른 프로그램에 의해 리소스 점유율이 낮을 때 벌어지는 현상인데, 리듬게임 특성 상 60프레임 고정은 생명이므로 반드시 수정할 것임을 약속한다.

▲ 유저의 실력에 따라 나뉘어진 모드


리듬게임은 고수와 하수의 실력차가 명확한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다. 이 부분을 조율하는 데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고민 정말 많았다. 우리 딴에는 보다 대중성을 갖추기 위해 판정 범위를 조금 넓혀 놓은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코어 유저들이 게임 너무 쉽게 만들어놓으면 어떻게 하냐고 볼멘 소리를 하더라.

하지만 그렇다고 '이지투온'을 매니아층만 공략하는 게임으로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OBT 때는 슈퍼하드 이상의 난이도에 한해 예전 판정을 적용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에 있다. 대신 초보 유저들을 배려해 이지나 노멀 모드의 판정은 여전히 관대하게 갈 생각이다.


배려해주는 부분은 고맙지만, 유저 심리라는게 자신의 실력보다도 어려운 난이도에서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 말은 사실이다. 초보라 할지라도 일단 하드 난이도에 도전해보는 유저들이 많다. 그렇지만 하드가 그냥 하드 난이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노멀이나 이지 모드로 돌아가는 유저들 역시 다수다. 그리고 지난 테스트에 새롭게 들어간 시스템이 하나 있다. 이지모드에서는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더라도 노래가 중단되지 않도록 세팅했다. 게시판의 유저 반응을 보니 버그인 줄 아는 분들도 몇몇 계시던데 그거 버그 아니다.

리듬게임을 하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걸 끝까지 듣고 싶은데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유저들을 위해 배려한 것이라 봐 주셨으면 한다.


팀전 모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 팀 밸런스 조율이 필수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떤 것을 구상 중인가?

현재 구현되어 있는 팀전은 점수를 통합해 승부를 겨루는 시스템이다. 이 외에도 길드전에 넣을 만한 모드를 하나 기획하고 있는데 태그전 개념이다. 각 팀당 한 명씩 출전해 점수 대결을 한 뒤 패배자는 떨어지고 다음 선수가 등장하는 게 콘셉트다. 고수 한 명이 판도를 뒤집을 수도 있기에 드라마틱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말한 것 처럼 팀전은 언제나 밸런스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우리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적용된 자동매칭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리듬게임 특성 상 평균 실력 편차가 심할 수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스탯 외에도 몇 가지 부분을 더 적용해 최대한 섬세한 자동매칭 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 이 시스템은 당장 나오는 것은 아니고 OBT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속칭 '괴수'라도 혼자 해결하는게 쉽지 않도록 팀밸런스 시스템도 적용 예정이라고


오리지널 곡 외에 다른 곡을 넣을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자면 대중가요라던가.

처음엔 그 부분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이미 알려진 노래들이 아니고, 초보 유저들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곡들이 대부분이니까. 대부분 자작곡이기에 그 부분이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했는데, 최근 생각을 다르게 먹기로 했다.

대중가요를 리듬게임에 삽입하게 되면, 리듬게임 특유의 타격감을 표현하기 힘들다. 애초 그 쪽 노래들은 듣는 것에 최적화된 것이고, 리듬게임 자작곡들은 연주에 최적화 된 거니까. 일반가요에 노트를 입힌다는 것은 정말 안어울리는 옷을 입혀놓고 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이 '이지투온'이 가요 위주로 구성된 기존 리듬게임과 차별화되는 강점이라고 믿고 있다.

때문에 대중가요를 게임 내 정식 음원으로 사용한다기보다는, 연예인을 활용한 제휴 마케팅 정도를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마케팅이 목적일 뿐, 핵심 부분에서는 최대한 아이덴티티를 지켜내고 싶다.


건반형 리듬게임의 고질병 중 하난데, 특정 키보드에서 키가 입력되지 않는 현상이 있다.

키보드에 최적화 된 일자 배치에서는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언급한 문제는 주로 아케이트 타입에서 생기는 현상인데, 그 부분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해결 가능하도록 했다. 키보드 상 문제이기에 우리로서는 그렇게밖에 지원해줄 수 밖에 없으니 양해 부탁한다.

그리고 이번에 경문 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를 통해 '이지투온' 전용 비트콘트롤러를 출시하게 됐다. 말 그대로 '이지투온'에 최적화되어 있기에 해당 문제도 걱정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오락실에서 즐기는 느낌 그대로 구현했다고 보면 된다.

▲ 경문엔터테인먼트는 이전에도 리듬게임 전용 콘트롤러를 출시하며 입지를 다져온 업체다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작곡가와 노트 패턴 디자이너가 따로 있나?

예전에는 작곡가가 노트도 다 찍었는데, 지금은 패턴 디자이너가 따로 있다. 그 친구는 그것만 한다. 어느 부분에서 어디를 쳐야 타격감이 전달되는지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다. 그리고 패턴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작곡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 업무 효율도 높다.


정식으로 게임을 서비스한 뒤, 내부에서 바라는 목표치 같은 게 있을 듯 한데.

리듬게임이 매니악한 것은 사실이나, 다르게 보면 '테트리스'나 '모두의마블'보다도 접근성이 낮다고 생각한다. 이미 '탭소닉'이 모바일로 출시되어 대중적인 게임으로 자리잡았기에 이러한 부분은 더욱 강화되었음 강화되었지 부족하지는 않다고 본다.

문제는 편의성이다. 초보자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얼마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고 여겨진다. 얼마 전 진행한 UI 개선이나 곡의 노트 패턴 변경도 이런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적용한 것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핵심은 코어 유저와 캐주얼 유저를 함께 만족시키는 것이다. 당장 괄목할만 한 성과를 보이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 부분을 잘 신경써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지속하는 원동력으로 삼고 싶다.


정식 서비스 시 상용화 구조는 어떻게 되나.

'DJmax'는 유료곡, 무료곡이 나뉘어져 있어 게임을 온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지출이 꼭 필요했다. 유저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받는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이지투온'은 모든 곡에 제한을 두지 않고 대신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그리고 횟수제한이기는 하나, 대기시간이 적절한 편이기에 몰상식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리 로테이션 시스템도 도입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하루에 무제한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곡 몇개를 로테이션으로 돌린다는 뜻이다. 아울러 매일 충전되는 포인트도 부족하지 않은 편이기에 곡을 연주하지 못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기록을 향한 도전의식이 생길 때 결제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지투온'은 PC방 혜택도 풍부하다. 모든 곡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플레이 횟수 제한도 없다. PC방에서 어떤 혜택을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은 끝났고, 언제 런칭할지 조율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이지투온' 서비스를 앞두고 책임감이 생겼다. 현재 PC 온라인게임 시장에 정통 건반형 리듬 게임은 사실상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은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기다려준 것 같고, 지난 테스트들을 통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게임으로 엄청난 대박을 치겠다' 이런 생각은 안한다. 그런 것 보다는 정말 꾸준하게, 길게 서비스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유저들이 즐기고 싶어하는데, 마땅한 게임이 없어 즐기지 못하는 상황을 막고 싶다는 거다. 이게 우리의 사명감이고,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반드시 지켜낼 것임을 약속드리고 싶다. 유저들이 즐기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돌아와 즐길 수 있도록 계속 그자리에 남아있는 '이지투온'이 되겠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이지투온' 모바일도 개발 중에 있으니 기대해달라. 모바일 '이지투온'은 PC 버전에 비해 좀 더 캐주얼한 스타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