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스트롬카르와 라덴의 주먹을 들고 싶음.

스트롬카르는 평범한 명검(?)에다 쿠엘도레이가 마부해주고 크트락시 피에 절여진 칼로, 물건 자체만 보면 그렇게 엄청난 능력이 깃든 유물은 아님. 하지만 평범한 인간 전사인 소라딘이 용맹함과 지혜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왕국을 건설해나가는 내용의 유물 무기 역사가 너무나 위엄넘침. 유물 역사 안 읽어본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함. 사실 칼은 거들뿐이고 소라딘 위인전이라는 느낌이 더 강함.

"소라딘과 다른 초기 전쟁군주는 검과 도끼를 신성하게 여겼다. 많은 이가 무기에 조상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소라딘이 인간 부족 지도자에게 그들의 검을 자신에게 빌려주도록 설득시켰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아라시의 대장장이는 이들 무기에서 금속 조각을 떼어내 소라딘의 대검에 붙였다. 부족의 영원한 충성을 약속하는 대단히 현명한 방법이었다. 누가 감히 소라딘에게 맞서 자신의 조상이 깃든 검에 대적하겠는가?"

라덴의 주먹은 살게라스의 홀과 더불어 군단 유물 전체에서 격으로는 1, 2위를 다투는 엄청난 물건임. 무려 티탄 판테온의 수장인 아만툴이 제작한 무기. 유물 역사 1~5부가 아만툴이 폭풍을 부르는 무기를 벼려낸 후 그것을 라에게 하사하고, 라가 알아키르 등 고대 신의 가장 강력한 하수인들을 무찌르며, 전쟁이 끝난 후 아제로스를 떠나는 판테온을 라와 모구들이 배웅하는 내용. 창세 신화 같은 거 보는 느낌이라 멋있다고 느꼈음.

"사부 라는 알아키르의 최후를 확실히 굳히기 위하여 주먹으로 산꼭대기를 후려쳤다. 그러자 천상이 크게 쪼개지고, 천상이 품었던 모든 불과 격노가 바람의 군주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