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장 쿠사리 주는 걸로도 비슷한 얘기를 쓴 적이 있는데

근본적으로 우리는 게임 하는 거고 재밌으려고 레이드를 하는 거임. 자 근데 재미의 포인트가 무엇이냐를 생각해야되는데

특히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레이드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중에 하나는 20~30명의 인원이 함께 힘을 합쳐서 도전하고 마침내 잡아내는 그 성취감에 있다고 봄. 그래서 잡고 못 잡고를 떠나서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할 수 있는 도핑 버프도 최고로 하고 마부나 타락 셋팅 등등을 보는거임. 딜 힐 만 잘하면 되는게 아니라는 이야기.

그래서 다 같이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에서 도핑은 기본이다 라는 말이 나오는거라고 생각함. 아 물론 세기초엔 영약 먹고 안먹고가 진짜 영향이 크긴 함. 그건 약간 다른 문제.


암튼 세기말 영웅팟은 그래서 애매함. 지금 470+ 급의 캐릭이 영웅을 가는건 사실 저런 성취감이나 트라이 유대감 이런거랑은 거리가 멀다는 거임. 약간 한 주 숙제하듯이 혹은 골드 벌 생각으로 가는거고, 뭐 6개월간 매주 때려잡아서 유튜브 틀어놓고 대충 눌러도 잡는 호구몹 잡는다고 성취감이 느껴질 레벨은 아니니까.

이런 사람들에게 도핑은 헛짓거리임. 다같이 최선을 다하는거 집어 치우고 그냥 대충 잡고 템이나 팔고 싶은거고, 뭐 개인적인 로그 목표든 성격이든 도핑 하는 사람 많지만, 트팟이 아닌 확고팟 숙제하러 온 사람들에게 전원 도핑 요구는 핀트가 어긋나있다고 생각함.

같은 맥락에서 트라이팟/학원팟은 오버스펙 헬퍼로 오더라도 도핑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신화 난이도 역시 도핑은 필수라고 생각함. 내가 대충 하면 함께하는 도전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의 재미를 망치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