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역사를 말할때 '반만년 역사'라고 그래. 반만년이면 5천년이잖아. 그런데 정식사료는 삼국사기부터라 말 그대로 삼국시대부터 우리 역사책에 나와. 근데 역사기록이 없으면 역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선사'가 되는거야. 근데 우리가 반만년 역사를 주장하는건 그 이전의 역사기록이 있기 때문이지.

결론부터 말하면 있긴있어. 우리 역사책이 아니라 중국 역사책에 고조선이 언급되어 있지(삼국유사는 단군신화만 나와). 근데 기간으로 보면 5천년중 약 3천년이 고조선이고 2천년이 삼국시대 약 5백년, 통일신라/발해 약 5백년, 고려 약 5백년, 조선 약 5백년 이런식이거든.

근데 학교에서는 3천년을 대충 가르치고 2천년에 내용이 집중되거든. 물론 역사적 사료가 남은게 다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그래도 너무 고조선에 대해 대충 가르쳐. 요새는 모르겠는데 내가 학교 다닐때는 고조선에 대해 배운게 8조법하고 1기가 단군조선이고, 2기가 기자조선이고, 3기가 위만조선이다 수준이 전부였어. 실제 사료는 저거보다 내용이 많은데 말이지. 그리고 시험문제에서 고조선의 1~3기의 연도를 묻는 문제를 본적이 없을 정도로 그냥 언급만하고 넘어가. 마치 깊이 공부하지 말라는 듯이.

자, 좀 이상하지 않냐? 이유가 있어. 고조선을 깊게 가르치면 뒤에 나올 발해가 우리역사라고 주장할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야. 우리나라는 국적과 마찬가지로 역사관도 '속인주의 역사관'을 취하고 있어. 저건 우리 선조가 세우고 다스린 나라는 우리역사로 보는 사관이야. 이것과 반대되는 사관이 중국의 '속지주의 역사관'이야. 중국은 누가 세워서 다스린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냥 지금 중국땅에 있는 과거 국가는 다 자기네 역사인거지. 그래서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나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 역사가 되는거야.

다시 우리나라 이야기로 돌아와서 왜 고조선을 깊게 가르치면 발해가 중국역사가 되는지 말할께. 고조선 1기는 아무 문제가 없어. 단군은 우리 조상이라고 인정받으니깐. 문제는 2기의 기자와 3기의 위만이야. 이 두사람은 명백한 중국인이거든. 중국의 권력다툼에서 패한 사람들이 만주, 한반도 로 들어와서 단군조선을 무너뜨리고 왕노릇을 한거야. 약간 식민지 삘이 나지만 주요 지도부 빼고는 우리 조상들이었고, 식민지처럼 본토에 뭘 뺏기거나 하지 않았기때문에 대충 얼버무리고 있어.

근데 우리는 '속인주의' 역사관이잖아. 그러면 중국인이 지도층인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은 우리 역사관으로는 우리 역사가 아닌거지. 이걸 그냥 둘 수는 없잖아. 그래서 이런 논리를 만들어.

'비록 일부 지도층이 중국인이나 대다수의 백성이 우리 선조이므로 우리 역사다'

그럴듯 하지? 괜찮은거 같아. 그런데 이러니깐 문제가 생기는게 발해야. 발해는 약 10%정도의 고구려 유민을 제외하면 70%가 말갈족이고, 20%가 기타 이민족인 구성이야. 물론 고구려 유민인 대조영을 비롯한 사람들이 지도층이지.

혹시 말갈족이 우리 선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발해 멸망후 일부 말갈족이 고구려 유민들과 함께 고려에 편입되긴 하지만 대다수는 중국땅에 남아 이후 여진족과 만주족이 돼. 이들이 세운 나라가 금나라와 청나라고.

자 말갈족이 우리 선조가 아니니 우리가 기자 조선과 위만 조선을 우리 역사라고 주장한 내용에 의해 발해는 우리 역사가 아니게 되는거지.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이 바로 이런 부분을 파고 드는거야. 독도는 사료를 파면 팔 수록 우리가 유리해. 그래서 일본이 사료보다 힘의 논리로 끌고 가려고 하는거고. 그런데 동북공정은 사료를 파면 팔 수록 우리는 고조선(2,3기)와 발해 둘 중에 하나는 내놔야 되는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될까? 대충 뭉개는거지. 그나마 사료가 많은 발해를 더 연구하고 고조선은 사료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연구도 안하고 언급도 안하고 대충 넘어가는 방법을 취하고 있어. 이게 우리 역사의 모순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