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치차오 梁啓超(1873~1929)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



p.94~p95



조선사회는 망국의 사회다.

조선의 귀족과 미천한 집안의 구분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매우 엄격하다.

이른바 "양반"이라는 자들이 나라의 정치.사회.생계상의 세력을 모두 농단했다.

양반이 아니면 관리가 될 수 없고, 양반이 아니면 학업에 종사할 수 없으며,

양반이 아니면 사유재산도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



사실상 조선국 내에서 자유의지를 가진 자, 독립 인격을 가진 자는 오직 양반뿐이다.

그러니 양반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양반은 모두 높이 받들어지고 , 교만하고 방탕하여 일하지 않고, 오직 벼슬하는 것을 유일한 직업으로 삼았다.

다른 나라에서 관리를 두는 것은 국사를 다스리기 위함인데, 

조선에서 관리를 두는 것은 오직 직업 없는 사람들을 봉양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인민을 불러다 발로 차기를 가축에게 하듯이 했다.

인민의 생명과 재산은 털끝만치도 법률상의 보장을 받지 못했다.

관리로 임용되면 제 맘대로 빼앗고 가져가니 각종 조세 중 국고에 들어가는 것은 

그들이 백성으로부터 갈취하는 것의 3분의 1도 미치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관리는 조선에서 가장 이익이 남는 영업이었으니 전국적으로 이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마치 오리 떼가 달리는 듯했다.

명예를 잃고 법을 어기고서라도 그것만 얻으면 걱정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데 관리가 되고자 하는 자의 숫자는 관리의 정원을 초과했다.  기회가 충분하지 못했다

이런 가닭에 조선은 붕당을 가장 많이 만들었고 음모 꾸미기를 좋아했다



100년전부터 이른바 남종,북종,노론,소론등 여러 파벌이 있어서 종속과 배척을 일삼았다. 

그 사람들은 모두 방자하게 제 고집대로만 하여 사리에 어둡고 미련하여 세계의 대세가 어떤 것인지 몰랐고,

정치가 어떤 것인지도 몰랐으며 논의하지도 않았다.

외국에 유학하여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자도 적지 않았지만, 모두 관직을 구하는 도구로 삼았다.










책많이 읽을수록 조선은 절대로 빨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