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를 찍은 국민들이 죄인이라는 말은 반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아니 더 정확히는 아래 글을 쓴 분이 말한 경제적인 욕망으로 MB를 찍은 사람만 죄인이고


오히려 그 외에 앞으로 기술할 다른 이유로 찍은 사람들은 피해자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2007년 대선 패배의 원인은 당시 여당 세력과 그 세력을 지지하던 국민들의 일종의 낭만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현재 자한당 세력으로 대표되는 당시의 야당 세력을 게임의


룰을 지키는 정치 세력쯤으로 생각했다구요.



이명박-박근혜 시기를 거치면서 깨달은 게 이들은 돈으로 뭉친 이익집단이며,


자유주의적(혹은 미국 모델을 따르는) 시장주의 논리 외의 것은 모두 사회주의로 보는


유사신앙적 세계관을 가진 자들이라는 거예요.



저를 포함해서 과거에 노무현을 찍었으나 해당 선거에서 MB 또는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은 아마도 김대중-노무현 시대를 거치면서 이어져온 사회, 정치의 진보적 방향성이


설사 MB가 당선 된다고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 같아요. 심지어 저는 MB의 당선


연설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사람이었어요. 아마 그가 연설 내용 중에 5.16 군사정부..


라는 용어를 썼을 때 였던 것 같아요. 참, 이렇듯 순진했죠. 저는 감히 이 순진함이 저를 포함한


상당수의 국민들에게도 있었다고 봐요. 그렇다면, 이 순진함을 지닌 국민들이 다 죄인일까요?




제 개인적 기억으로는 역사적으로 선거에서의 유권자의 선택에 죄를 운운하는 경우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당시의 독일 국민의 나치당 지지 말고는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연합국이 독일을 폭격하거나 승전 후 점령 정책을 펼칠 때 일반 독일 국민을 동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바로 이것 때문이었죠. 바로 독일의 참화는 독일 국민의 자업자득이라는


연합국의 시각 말이예요.



그런데, 이 시각은 정확한 게 아니예요. 나치당이 집권에 성공한 것은 독일 국민의 잘못된 투표 행위


때문이 아니라, 당시 독일 사회당 정권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었어요. 나치당 세력을 상식이 통하는


자들로 보고 그들과 대화하며 타협하고, 말도 안 되는 3회의 의회 재선거를 실시하여 독일 국민들이 선거에


피로감을 느끼고 지치게 만들고는-사실은 나치당의 전략에 이용 당하고는- 선거 결과 이상으로 각부 장관과


총리 자리까지 나치당에 내준 그들 사회당 지도부의 말도 안 되는 선택 말이예요.


그들은 힌덴부르크가 죽으면 바로 파국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 못했어요.



2007년 대선 패배는 과거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이(저를 포함해서) 당시 여당의 이합집산에 정치 피로를 느끼고


MB 또는 제3의 후보에게 낭만적(?)으로 투표해서 일어났어요.  그렇다면, 이 결과를 야기한 죄는 누구에게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