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4-04-0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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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마 '언데드'에서 LOL 코치로! 프라임 옵티머스 천정희 코치

허용욱 기자 (Noctt@inven.co.kr)
e스포츠 역사에는 많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과거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선수들도 있으며, 현재 활동하며 감동을 주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그 선수들은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매일 연습실에서 땀을 흘립니다.

오랜 역사 만큼이나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선수도 많습니다. 지금부터 만나볼 이 사람도 그랬습니다. 워크래프트3 리그 좀 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사람. 생각보다 빠른 은퇴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제는 다른 종목의 코치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워크래프트3 '악마 언데드'로 불렸던 천정희 코치입니다.

그는 워크래프트3에서 전설적인 선수입니다. 한국의 '6대 언데드' 중 하나였고, 인상 깊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이제 천정희는 선수가 아닌 프라임 옵티머스의 LOL 코치로 활동하면서 꿈나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새로운 종목으로의 도전이었기 때문에 우려하는 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노력파' 천정희 코치는 오늘도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인벤 독자들께 인사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과거에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로 활동했고, 현재 프라임 옵티머스 LOL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천정희입니다. 반갑습니다.


Q. 워크래프트3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천정희 코치입니다. 선수로 활동할 때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가장 아쉬운 점은 밸런스 문제였어요.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3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문제가 있었던 밸런스 부분이 고쳐지지 않았죠. 100경기를 연습해도 이기지 못한 상대는 이기지 못했고, 연습하지 않아도 이기는 상대는 이기는 게 당시 워크래프트3 였어요. 그 문제에 실망해서 게임을 접었어요. 또,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국내에 대회가 많이 없어지면서 더 지쳤던 것 같아요.


Q. 함께 활동했던 워크래프트3 선수들과는 연락하고 지내나요?

서로 바쁘게 사느라 가끔 연락하는 정도에요. 다들 열심히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있어요. 군대 간 분들도 있고, 결혼해서 잘 살고 계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천정희 코치 (출처 : WEG 홈페이지)

Q. 사실 코치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매우 놀랐어요. 계기가 있나요?

원래 조성주 선수를 보려고 경기장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박외식 감독님을 만났어요.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7년 만에 만났죠. 그때 롤 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선수 뽑는 데 도움을 요청해 오셨어요. 도와주는 형식이었기에 크게 부담 갖지 않았죠. 그러다 우연히 숙소를 찾았는데, 감독님이 코치를 제안하셨어요. 사실 저도 코치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자신도 있었기에 함께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작년 10월부터 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Q. 워크래프트3 선수로 활동했고, 이제는 롤 코치로 활동하고 있어요. 선수로 생활했던 부분이 코치로서 활동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저 같은 경우는 장단점이 확실한 것 같아요. 우선 장점은 '마인드'를 잡아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프로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와 그 마인드가 선수 생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잘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에요. 결국, 심리적인 요소나 자세를 잡아주는데 제 프로 경험이 큰 도움이 돼요.

반면, 단점은 너무 제 방식대로만 선수들을 이끄는 것 같아요. 저도 경험을 해봤기에, 강하게 말하지 않으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장점을 부각하지 않고 단점만 강하게 말해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잘 듣지 않거든요. 그래도 코치보다는 형 같은 느낌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선수들이 상처받지 않고 제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저희 팀 선수들이 다 착하거든요(웃음).


▲ 선수 경험은 정말 큰 재산이었다

Q. 롤 실력도 상당하다고 들었어요. 이 부분도 팀 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다이아 1티어 60점대를 유지하고 있어요. 목표는 챌린전데,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코치가 게임을 잘하면 좋은 점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 외 조금은 팀에 도움은 되겠지만 제 생각에는 10%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결국, 팀은 선수들이 만드는 거니까요. 물론 상위권으로 갈수록 그 10%가 중요하겠죠. 하지만 프라임 옵티머스는 이제 시작하는 팀이기에,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Q. 팀 분위기나 생활은 어떤가요?

환경적인 면에서는 매우 좋아요. 제가 선수로 활동할 시기에는 단칸방에서 9명이 자고 그랬거든요. 지금 선수들은 좋은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점에 괜히 제가 기쁘더라고요(웃음). 그렇기에 게임은 다르지만, 더 수준 높은 경기들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코치로서 생활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껴요. 우선 제 생각대로 되지 않고, 선수들하고 세대차이도 느껴요. 선수들과 처음 이야기해보니 자신들이 초등학생일때 프로게이머 활동을 했다는 점에 놀라더라고요(웃음). 물론 최대한 그 격차를 느끼지 않게 형으로 다가가고 있죠. 덕분에 선수들이 저를 어려워하지는 않아요.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팀 분위기도 매우 밝고 좋아요. 특히 '한라봉' 김동하가 팀 분위기를 만들어요. 처음 봤을 때부터 "이 친구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쾌활한 친구였어요.


Q. 팀이 두 시즌 만에 롤챔스 본선에 올라갔어요. 첫 시즌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선수 모집이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첫 시즌에는 제가 뽑은 선수도 많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힘들었죠.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미 '만들어진' 선수들이 팀에 왔어요. 결국, 좋은 선수들이 팀에 합류해서 본선에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성장하고 있는 프라임 옵티머스

Q. 죽음의 조에 편성됐어요. 조 추첨식이 끝났을 때 무슨 느낌이었나요?

사실 KT 애로우즈를 뽑았을 때 SKT T1 S가 뽑히기를 바랬어요. '이왕 죽음의 조를 만들 거면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죠(웃음). 조 편성이 끝나고 상대 팀들을 정말 많이 연구했고,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렇기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본선 무대에 대한 경험 부족이 컸던 것 같아요.


Q. 16강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사실 KT 애로우즈를 예선에서 잡았기에 본선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어요. 하지만 처음으로 16강 무대에 올라가서 그런지 선수들이 너무 긴장하더라고요. 또 제가 결정적인 실수를 했어요. 사실 16강에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기본'에 집중하지 않고 운영적인 부분만 지적했어요. 하지만 기본기가 부족했기에 KT 애로우즈에게 완벽히 패했죠.

SKT T1 K를 상대할 때는 선수들의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완벽히 준비하지 않으면 조금의 변칙에도 대처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 모든 부분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줘요. 밴픽 부분이나 경기 내적인 면 모두 피드백을 해요. 선수들이 연습할 때 뒤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부족했던 부분이 많이 보완된 게 바로 SKT T1 S전이었어요.


Q. SKT T1 S전에서 1세트의 전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그 전략을 코치님이 알려줬다고 들었어요.

당시 많은 팀들이 스크림에서 라인 스왑을 사용했어요. 그렇게 되니 탑 라이너가 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탑 라이너도 합류해서 4명이 타워를 밀어보자고 이야기했죠.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어요. 심지어 어떤 연습 경기에서는 7분 만에 억제기를 파괴한 적도 있었어요. 원래는 순간이동 없이 연습했는데 후반 운영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순간이동을 사용하게 됐어요. 그 전략을 연습하기로 마음먹은 뒤, 일주일 동안 스크림 상대 팀들은 제대로 연습도 되지 않았을 거에요. 조금 미안하더라고요(웃음).

굳이 현재 사용되는 메타에 따라가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든지 연구하면 새로운 전략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사용했던 전략도 처음에는 많이 부실한 전략이었어요. 하지만 부족했던 전략을 많은 스크림과 연구를 통해 조금씩 완성했고, 그 결과 롤챔스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어요. 다들 하나가 되어 노력했기에 얻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 프라임 옵티머스의 승리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Q. 앞으로도 새로운 전략을 중심으로 연구할 계획인가요?

새로운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우선 기본 라인전과 대처 능력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SKT T1 K가 지난 시즌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단단한 기본기를 가졌기에 가능했다고 봐요. 일단 필살기성 전략보다 부족한 기본기를 연습해야죠. 필살기성 전략으로만 경기에 임하는 프로게이머는 결국 반쪽짜리 프로게이머에요.


Q. 사실 최근 전략들이 모두 비슷하기에 롤 대회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있어요. 그런 팬들에게 프라임 옵티머스의 새로운 전술은 흥미로웠을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내 대회가 예전만큼 재미있지 않다는 말은 저도 들었어요. 일단 팀과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현재 롤챔스 방식은 지면 끝이기 때문에 이기기 위한 전략만 사용해요. 결국, 실험적인 부분은 사용하기 부담스럽죠. 그렇기에 리그 방식으로 다양한 팀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사실 새로운 팀은 지금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현재 식스맨으로 활동하는 선수들이 모여서 만들어도 팀이 나올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식스맨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남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 식스맨이라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약팀으로 팀을 옮기더라도 더 많은 대회 경험을 쌓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스스로 경험하면서 깨우쳐야 해요. 그렇게 되면 더 많이 좋은 팀들이 생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이 계속 현장에서 응원해주고 선수들을 격려해주면 좋겠어요. 그 모든 것이 선수에게는 힘이돼서 더 연구할 테고, 그 결과는 재미있는 경기로 나오니까요.


▲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임을 강조한 천정희 코치

Q. 이제 NLB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어요. 각오 한마디 부탁해요.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선수들이 편히 경기에 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현재 팀의 최고 단점은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에요. 이런 부분이 많은 경험을 통해 고쳐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즐겁게 경기해주면 좋겠어요. 그래도 재평가가 매우 빠르게 되는 롤 세계잖아요? SKT T1 S를 상대할 당시의 경기력만 유지해주면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번에 SKT T1 S전에 관한 이야긴데, 경기가 끝나고 너무 말이 많더라고요. 그런 논란은 게임과 선수를 죽이는 말들이에요. 제가 선수로 생활할 당시에는 패배한 선수에게는 격려를, 승리한 선수에게는 축하를 해줬어요. 하지만 지금은 지면 욕먹고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말해요.

팬들이 선수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 롤 판이 더 커지고 선수들도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을 거에요. 선수들의 노력을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글들을 보면 선수들의 의지가 많이 꺾이거든요. 좋은 댓글은 하나 하나 정말 힘이 됩니다. 이건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나 감독님들께도 마찬가지에요. 저희 프라임 옵티머스도 마찬가지고, 그 외 모든 팀들과 선수들이 이겼을 때는 축하와 칭찬을, 졌을 때는 격려와 위로를 부탁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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