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 개발사 어콰이어(ACQUIRE)의 대표작, '로드투드래곤'의 한국 서비스도 어느덧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한국 유저의 빠른 플레이 속도에 발 맞춰 업데이트도 신속하게 진행했고, '길용이'를 필두로 운영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착착 진행되는 국내 서비스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자 재빠르게 한국 전용 퀘스트인 '데스게임'을 선보이며 국내 유저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로드투드래곤의 국내 유저에게 딱 맞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자주 한국을 방문한다는 어콰이어의 히루 야마다 PD.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네오싸이언과 함께 4월 10일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후의 콘텐츠 기획을 의논하기 위해 이번에도 한국을 찾았다.

히루 야마다 PD는 인벤에겐 초면은 아니다. 지난 11월 로드투드래곤이 출품된 지스타 2013현장에서 로드투드래곤의 한국 서비스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듣기 위해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굉장히 쾌활한 포즈로 사진도 찍고,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연신 웃으며 말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의 쾌활함은 변치않았다. 로드투드래곤의 국내서비스도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고, 네오싸이언과의 협의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로드투드래곤 서비스 계획을 물어보자 '데스게임' 이후에도 국내 유저를 위한 콘텐츠를 많이 마련하고 있다며 자신감에 가득 찬 얼굴로 대답했다. 이후 이어진 히루 야마다 PD와의 대화를 여기 옮겨 적어 보았다.

▲ 또 뵙네요! '로드투드래곤' 한국 서비스 총괄담당 히루 야마다PD



지난 지스타 때 만난 이후 어언 6개월이 지났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안부부터 묻겠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다시 만나서 반갑다. 하하. 뭐...별일 없이 잘 지냈다. 로드투드래곤을 플레이하는 틈틈이 인벤을 비롯한 로드투드래곤 커뮤니티를 보며 살았다. 가끔 이것저것 기획하며 네오싸이언을 괴롭히기도 하고(웃음).

오, 로드투드래곤 인벤도 보고 있던건가?

당연하다. 비록 한국어를 못하긴 하지만 중요한 유저 의견은 다 보고 있다. 우리가 미처 체크하지 못한 버그도 커뮤니티 유저분들이 발견해 주시는 경우도 종종 있고, 업데이트 아이디어도 여럿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리세마라가 상당히 고생스러운 작업이라는 걸 참 잘 알게 됐다. 하하.

* 리세마라 : 초반 튜토리얼 보상 유닛 중 고성능 유닛을 획득하기 위해 게임 데이터를 삭제하고 다시 설치하는 반복 행동

한국 커뮤니티와 일본의 커뮤니티는 성향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조금씩 다르긴 하다. 이를테면 일본은 유저들 스스로가 전략을 짜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편인 반면, 한국의 유저분들은 일본에서 어떤 전략을 짜는 지 조사를 하는 편이다. 물론 이번 한국 전용 퀘스트는 호응도 좋고, 유저분들끼리 정보 공유도 활발했다. 여기에 자극을 받아 앞으로도 한국 고유의 컨텐츠를 꾸준히 서비스해 나갈 생각이다.



한국 서비스의 기틀도 이제 웬만큼 잡혔다. 서비스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 서비스를 진행하며 가장 크게 놀란 건 컨텐츠 소비속도였다. 일본과 한국 유저의 플레이 시간이 다를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속도가 짐작했던 것보다도 참 빨랐다. 일본이랑 똑같은 업데이트 페이스로 가면 안되겠다고 전략을 바꿀 정도였다. 한국 유저분들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마련한 것이 바로 한국 전용 퀘스트다.

한국 유저들의 성취욕구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으니까(웃음). 조만간 한국의 유저들이 일본 버전을 전부 소비하게 될 텐데, 업데이트 부담이 장난 아닐 것 같다.

하하. 그런 시대가 온다면 한국 서비스를 맡고 있는 네오싸이언도 고될 거다. 그래도 업데이트는 계속 진행되어야 하니, 일본의 서비스와는 별개로 한국만의 전용 콘텐츠를 계속 붙여가며 한국만의 로드투드래곤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현재 대기 중인 일본 전용 업데이트 콘텐츠 역시 한국 버전에도 차츰 풀어낼 듯 하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데스 게임' 이외에도 준비된 한국 전용 컨텐츠가 있나?

기존의 단발성 퀘스트는 물론 대형 컨텐츠도 많이 준비할 예정이다. 당장 이번 주 목요일에도 대규모 업데이트가 계획되어 있다. 스페셜 퀘스트도 추가할꺼고, 네오싸이언과 합의해 일본과는 다른 컨셉의 컨텐츠도 많이 기획할 생각이다. 한국 전용 컨텐츠 얘기는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최신 컨텐츠인 '지팡구의 지사'를 한국에도 빠르게 선보였듯이 일부 일본 컨텐츠도 한국 버전에 빠르게 적용할 생각이다.

▲ 한국 전용 퀘스트 '데스게임'도 어느덧 2막에 접어 들었다


참, 그러고 보니 일본에는 소라토르보나 브레이브 디폴트와 같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지 않나. 한국 전용 콜라보레이션도 마련해 줬음 좋겠다.

흠, 그 부분에 관해서는 네오싸이언과 줄곧 협의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의 문화를 잘 알기 때문에 네오싸이언 측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고, 일부 아이디어는 내부에서도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고려된 사항은 아무래도 '라그나로크'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 밖에 여러 콜라보가 물망에 오르고는 있다. 로드투드래곤 유저분들이 적극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주고 아이디어를 준다면 좀 더 빠르게 추진될 수도 있을 거다.

▲ 브레이버리 디폴트 등 콜라보레이션을 활발히 진행 중인 로드투드래곤 일본버전


최근 일본산 게임들이 한국 유저의 입맛에 맞게 자동전투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형태로 한국에 런칭되고 있다. 로드투드래곤은 과정이 복잡한 게임인 만큼, 유저들의 피로도가 상당할 거 같은데...혹시 자동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은 없나?

눌러놓고 몇 시간씩 기다리면 다른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형태에 대한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허나 로드투드래곤의 재미는 과정이라고 본다. 비록 기기는 게임용이 아닐지언정, 스마트폰의 게임은 엄연히 '게임'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도 '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보니 자동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은 없다.

그럼 혹시 커뮤니티 기능은 더 확대될 수 있을까? 친구의 존재가 중요하다 보니 쪽지를 보내 리더 유닛을 바꿔달라던가, 이모티콘을 통해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도입하려면 못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고려사항은 아니다. 정보교환은 게임 내에서 이뤄지기 보다는 인벤과 같은 게임 외부의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 기능을 추가하기보다는 최근에 실시한 6인 파티나 스페셜 지역 추가와 같은 더 재밌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편이 더 좋다고 본다.


▲ 플레이하는 그 자체가 재밌기 때문에 자동 시스템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아까도 말했듯이 한국 유저의 컨텐츠 소비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이는 쉽게 질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유저를 게임에 계속 끌어들일 수 있는 한국형 맞춤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

당연히 그런 장치는 마련해두었다. 이를테면 '길용이'. 원래 이름은 로드투드래곤이지만, 좀 더 유저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일부러 이름을 길용이라 바꿨다. '운영자'라는 호칭보다 훨씬 친근하기도 하고.

'길용이가 선택한 가챠 페스티벌' 역시 유저들의 호응을 좀 더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유저분들의 선호도에 따라 유닛을 선택해 가챠 확률을 높여주는 이벤트를 매 달 두 번씩 진행하고 있어 단순한 가챠보다도 유저분들의 호응이 좋다.

▲ 자주 보이는 우리의 친구, '길용이'라는 이름도 친근함을 주기 위한 작명센스


일본에서 진행한 '오리지널 콘테스트'도 한국으로 건너 올 가능성이 있는가?

물론이다. 다만 일본과 아주 똑같은 형태로 진행한다면 한국 유저분들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의 오리지널 콘테스트는 확실한 차별성을 둬 일본버전과는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하려 한다.

스토리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혼란스러운 전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니 스토리가 굉장히 어둡고 무겁게 진행되더라. 캐릭터 고유의 스토리도 많이 슬퍼 플레이하는 게 마냥 즐겁지는 않더라.

스토리 디렉터의 말을 들어보니 엔딩은 이미 대강 결정난 것 같다. 근데 나도 아직 그 엔딩을 들어보지 못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토리 디렉터에게 '평화가 제일 좋은거야...'라고 말하는 것 뿐이다. 물론 인생의 좋고 나쁨이 잘 녹여져 있는 지금 스토리도 굉장히 만족스럽다. 조금 어둡긴 하나, 얘기를 듣자하니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침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조금씩 다운로드 수도 늘고 있고 성과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로드투드래곤에 꾸준히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린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한국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국내 유저분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칭찬을 들었다. 물론 다른 게임에 비해 복잡하고 힘들긴 하다. 하지만 퍼즐 요소와 수 많은 유닛, 다른 게임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세계관이 맞물린 우리 게임을 진중하게 플레이해 보신 유저분들은 대부분 좋아해주신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한국 유저분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자주 플레이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