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에서는 격주에 한번 스팀(Steam)뉴스를 전달해드립니다. 풍성한 신작부터 가장 트래픽 높은 게임 정보까지 다양한 스팀 소식을 만나보세요.

* 주의 - 본문 및 영상에 잔혹한 표현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이번 주 스팀뉴스는 '약 빤 게임' 특집입니다.

시뮬레이터는 원래 하드코어 플레이어를 위한 장르였습니다. 구름보다 높은 진입장벽, 맨틀보다 깊은 몰입요소를 동시에 갖췄지요. 적어도 옛날에는 분명 그랬다는 거죠.

헌데 '서전(수술) 시뮬레이터'가 화제를 모으면서 시뮬레이터 장르도 변했습니다. 진입장벽이야 여전히 높아요. 그런데 이 높은 진입장벽이 절대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일반인이라면 다 내장형으로 갖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작품들이었거든요.

수술을 빙자한 인체분해 게임 '서전 시뮬레이터', 이런 게 나올 줄 몰랐지만 뜰 줄은 더욱 몰랐던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2'는 시뮬레이션의 저변 확대(?)를 가져왔고, 이후 등장하는 인디게임에서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두 개입니다. 하나는 이미 기사로도 나간 바 있는 '염소 시뮬레이터'.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약을 먹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그런 작품입니다. 'Viscera Cleanup Detail(비서라 클린업 디테일)', 의역하면 '내장 구석구석까지 청소해 드립니다' 입니다.

느낌이 오시나요?


▣ 상식? 그거 먹는 거 아닌가요? 우걱우걱

이름 : 비서라 클린업 디테일
개발사: RuneStorm
장르 : 인디, 시뮬레이션
한글화 지원 여부: X
출시 : 2014년 4월 5일
가격: 7.99달러 [공식 홈페이지]


한 시설에 외계인이 쳐들어왔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외계인을 피해 탈출? 아니면 시설물에 다양한 함정을 설치해 더이상의 침범을 막는다? 둘 다 아닙니다. 이미 사람들은 외계인한테 다 죽었거든요.

그럼 무엇을 할 차례죠? 이런 경우에는 1인칭 시점으로 외계인 엉덩이에 정의로운 총알을 꽂아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아닙니다. 외계인도 다 죽었어요. 이 게임은 어떤 사람이 와서 놈들을 이미 싹 다 죽여놓은 후를 그립니다.

당신은 청소부예요. 그가 휩쓸고 간 뒤, 시설에 남은 피칠갑, 살점, 내장을 청소하는 사람입니다.

FPS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더욱 신선한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스토리텔링 FPS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미 다 죽여놨는데 굳이 전장을 기억에 담지는 않죠. 죽일 녀석들이 저기 또 오는데.

'비서라 클린업 디테일'은 한바탕 총알 소동이 벌어지고 난 후, 무대를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상상을 구현한 작품입니다. 청소 내용도 나름 디테일합니다. 조각난 외계인 시체를 통에 담고 소각해야 합니다. 아, 저기 떨어진 내장 치우는 거 잊지 마시고요. 저쪽 벽에 핏자국 보이는 것도 말끔하게 지워야 합니다. 탄피도 주우세요.

인디게임인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7.99달러)로 출시된 것도 장점입니다. '비서라 클린업 디테일'은 서전 시뮬레이터 이후 변화된 인디 시뮬레이션 게임 중 가장 창의적인 콘셉트를 가진 작품 중 하나입니다. 뭔가 찐한 약 냄새가 맡고 싶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 '비서라 클린업 디테일' 플레이 영상






이름 : 염소 시뮬레이터
개발사: Coffee Stain Studios
장르 : 캐주얼, 인디, 시뮬레이션
한글화 지원 여부: X
출시 : 2014년 4월 2일
가격: 9.99달러 [공식 홈페이지]


옆자리 김지연 기자가 트레일러 영상을 보자마자 '이거다!'를 외치며 개발자 서면 인터뷰까지 한 게임입니다. 평소 약 냄새 나는 게임을 무척이나 선호했고 그만큼 약에 조예가 깊었던 기자예요. 그 말인즉슨, 이 작품 역시 개발자가 먹은 약의 품질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거죠.

뭐,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일반적인 사고방식은 아니더군요. 왜 하필 염소를 소재로 했냐는 질문에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염소를 기준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고 말했죠. 뭔 소리냐고 물으니 "고양이는 조그마한 솜털로 덮인 작은 염소, 곰은 일반 염소보다 털이 더 풍성한 큰 사이즈의 염소"라는 자신만의 철학(?)을 내놓았습니다. 흠, 이런 게임 만들 자격이 차고 넘치는 대답이에요.

김지연 기자는 원래 3D 게임을 하면 그날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2분 내로 재확인하는 연약한 사람입니다. 헌데 이건 약 20여분 간 플레이하는 기적을 보여 주더군요. 어쨌든, 그 덕분에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을 샅샅히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예상과는 다르게 나름 고심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염소야 이미 미쳐 날뛰고 있죠. 헌데 그 과정은 꽤나 디테일한 모습이었습니다. 다 때려부수는 장르는 정말 취향이 맞지 않는 이상 10분 안에 질리는 게 일반적입니다만, 어느 정도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점수 시스템과 숨겨진 오브젝트가 좋은 예이지요.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별 생각없이 즐겁게 갖고 놀 만한 작품입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 좋아요. 가격은 9.99달러로, 솔직히 가성비가 좋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일단 이런 게임이 있다고 기억해 놓으셨다가 나중에 세일할 때 구매 리스트에 넣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해도 꼬박꼬박 재미있는 게임, 의외로 흔치 않거든요.

[▲'염소 시뮬레이터' 트레일러 영상]







▣ 스팀 뉴스 : 과거의 화제작과 미래의 화제작, 예약판매 시작


이번 스팀 새소식은 예약 판매에서 찾았습니다. 한때 '워크래프트3', 'C&C 제너럴'과 함께 '3대 3D RTS로 불렸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가 완전판으로 돌아옵니다. EX(Extended)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오리지널 버전과 확장팩, 그리고 추가 캠페인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음성까지 한글화된 것은 덤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재미있게 즐긴 작품입니다. 다소 딱딱했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다르게 캠페인이 정말 흥미로웠거든요. 고대 신화를 핵심 콘텐츠로 제작되었기에 어느 정도 판타지 요소도 가미되었고, 그래픽 역시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뛰어난 편에 속했습니다. CD 게임의 추억을 곱씹는 데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요.

▲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EX' 트레일러 영상


과거의 명작과 함께, 조만간 등장할 화제작도 스팀 예약구매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유비소프트에서 제작 중인 '와치독스'죠. GTA 풍 오픈월드 액션 프레임에 해킹 요소를 첨가해 독창성을 살린 작품입니다.

유비소프트는 원래 오픈월드 전문 제작사까진 아니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온거죠. 하물며 '어쌔신크리드' 1편은 기반은 괜찮았지만,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보여줬습니다. 다행히 개발진 역시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디테일이 더해졌습니다. 결과야 뭐, 지금은 세계적인 IP로 성장했고요.

이제는 어느 정도 오픈월드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유비소프트기에 특히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어쌔신크리드는 GTA 아류작들과는 확연히 다른 게임성을 보여준 바 있어요. '와치독스'가 현대물이지만, 단순히 GTA의 잔재로 남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여기서 나옵니다. 게다가 한글판으로 출시되니, 영어 까막눈인 제게 이보다 고마울 수는 없지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기에 그 내용물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만, 통 디자인은 무척 괜찮은 작품입니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작품이기를 바랍니다.

▲ '와치독스' 신규 트레일러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