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파이어 미카 쿠시스토 부사장

왜 고래는 노래하는가.

제목이 참 괜찮았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깝게 배치된 고래와 노래라는 두 단어가 운율처럼 느껴졌다. 또, 그것들이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도 호기심이 일었다. 그 단어들의 의미가 곧 강연의 핵심일 테니까.

애플리파이어의 사업개발 부문 부사장(Vice President)을 맡고 있는 미카 쿠시스토(Mika Kuusisto)는 게임에 있어 과금을 많이 하는 유저들을 '고래'라 지칭했다. 이러한 유저들이 바이럴 마케팅의 첨병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난 주 유나이트 코리아 2014에서는 애플리파이어의 서비스 중 하나인 에브리플레이 관련 강연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도 바이럴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으니, 오늘 이야기는 그때의 연장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에브리플레이의 마케팅 지론과 비슷한 흐름의 이야기

"여러 가지 데이터를 보여드릴 겁니다. 그 안에서 제 이야기의 근거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고액과금'이라는 것은 애매한 말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일정 기간 내에 얼마 이상을 쓰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미카 부사장이 제시한 통계 데이터에서는 한 달에 50달러 이상을 쓰는 사람을 고액과금자로 나타내고 있었다. 물론, 하나의 게임에 대해서다.

고래, 즉 이 고액과금자들이 마케팅의 핵심이 된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이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고액과금자들은 적극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그들을 마케팅의 선봉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그들이 어떤 경로로 게임을 접하게 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고액과금자들의 정체를 알기 위해 마련한 통계. 돈을 많이 쓰며 게임을 하는 사람일수록 플레이 시간은 긴 편이다. 또, 태블릿 디바이스를 선호하는 편이며, 액션이나 RPG 장르를 즐긴다.

돈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시간 게임을 즐긴다.
통상적으로, 돈 쓴 게임을 좀 더 플레이하게 된다는 의미.

고액과금자는 35~44세 남성, iOS를 좀 더 선호, 하루 10시간 가량 게임?
...물론 평균치이기 때문에 예외도 많다.

"커뮤니티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경쟁하고, 보여주고, 결과를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무척이나 많으니까요."

시간을 보낼 목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의미로, 경쟁 자체를 즐기고자 게임을 하는 사람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어찌됐건 중요한 것은, 고액과금자들은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돈이 필요하다면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사실. 그것은 그들의 가치판단 결과이며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이들은 '할만한 게임'을 찾기 위해 앱스토어를 자주 방문하며, 게임을 설치해서 플레이해보고 삭제하는 횟수도 많다. 그들 중 일부는 유저 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것을 판단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네트워크 상의 커뮤니티 공간을 적극 활용한다.

킬링 타임, 휴식..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게임을 한다.

때로는 경쟁 자체를 즐기거나 비현실적인 경험을 갈망하기도

언론학 이론을 다룬 책을 보다보면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의 개념이 나온다. 자신이 획득한 정보를 있는 그대로, 혹은 1차적으로 가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역할. 이러한 흐름이 몇 차례 반복되다보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을 얻게 된다.

고액과금자들에 의한 바이럴 마케팅 역시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갖는다. 다방면으로 게임을 알아내 플레이해보고 재미있으면 주위 사람에게 전파한다. 자신의 플레이 영상을 공유하거나, 유용한 팁을 전해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장 실질적인 퍼포먼스로 나타난다.

요컨대,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액과금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게임 컨텐츠적인 충실함은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게임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자면, 경쟁 또는 협력하는 플레이로 다른 사람과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거나, 그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의 '게임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겠다.

"이러한 것들을 갖출 수 있다면, 당신들의 '고래'는 더욱 힘차게 노래할 겁니다."

게임 내의 소셜 시스템 구축에 힘 써야 한다는 것이 본 강연의 핵심

"당신의 고래가 더욱 행복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