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코리아 신상린 실장
"피파온라인3는 이제 1년 된 게임이다. 아직 엔드콘텐츠를 말하기는 이르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상린 실장은 사업적인 생각이 더 많았다.
그래도 제법 어울렸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다. 담당하는 게임이 국내 최대의 온라인 스포츠 게임인 만큼.

전설 선수카드 삭제, '피파온라인3M'을 보는 EA코리아의 생각을 담았다.
다른 한 켠은 저작권에 둔감한 일부 게임업체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으로 채웠다.






지난 번에는 EA서울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EA 코리아는 어떤 일을 하는 건가.

주로 비즈니스 쪽을 담당한다. 한국 말로는 설명이 어렵다. 굳이 비슷한 말을 찾자면 피파 사업실 정도가 적당할 듯 싶다.

우리는 넥슨, EA서울스튜디오와 협업한다. 그리고 '피파온라인3' 관리자 중 하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라이센스 관리다. 최근 게임 내 전설선수 카드가 삭제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생기는 리스크, 유저 보상 방안, 새로운 라이센스로는 무엇을 가져올지에 대하여 논의한다.






여러 게임을 담당하겠지만 '피파온라인3'가 주력일텐데, 요즘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피파온라인은 시리즈를 거치며 총 두 번의 월드컵을 거쳤다. 브라질 월드컵이 세 번째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동원해 만족할만 한 결과물을 내고 싶다.


'풋볼데이', 그리고 조만간 등장할 '위닝일레븐 온라인' 등 경쟁자가 많다.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 그 작품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같이 시장을 키워나가는 작품들이라는 뜻이다. NHN에서 '풋볼데이' 처음 나왔을 때 매출 및 평가가 좋았던 것으로 안다. 그 이야기 듣고 우리도 걱정 많았다. 그런데 쭉 지켜보니 '풋볼데이' 매출이 오르는 만큼, '피파온라인3'에 타격이 오는 것은 아니더라. 개인적으로 '풋볼데이'가 '피파온라인2', '피파온라인3' 유저층보다 더 고연령대 유저층을 잡은 것 같다. 그러니까 경쟁 상대라고 보는 것은 애매하다.


"위닝이 출시되어 '피파온라인3' 점유율이 떨어진다면 경쟁이다.
그런데 위닝과 피파가 둘 다 잘 나갈수도 있다.
이게 가능하다는 걸 풋볼데이가 보여줬다."



그럼 아까 질문한 월드컵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준비는 잘 되고 있나? 기대하고 있는 유저가 많다.

'피파온라인3'에 들어간 월드컵 모드는 TV생중계보다 더 리얼하다. 그게 목표였고, 어느 정도 이룬것 같다. EA는 피파 시리즈 낼 때마다 월드컵모드 독점으로 게임을 또 냈다. 그 월드컵모드를 온라인에 넣어서도 보여 줬다. '피파온라인3'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부터 강조했지만 진짜 디테일하다. 실제 월드컵보다도 더 리얼한 콘텐츠가 많다.

참고로 월드컵은 피파에서 직접 영상을 제공해준다. 그리곤 '우리 이번 월드컵 이런 컨셉이야. 그러니 너희가 뭐 만든다면 여긴 이렇게, 색은 이런걸 썼으면 좋겠어'라고 가이드라인을 잡아 준다. 우린 이걸 최대한 따랐고, 오히려 TV 중계화면보다 더 생생할 수도 있다. 사운드 역시 기대해도 좋다. 배성재, 박펠레(박문성)께서 별도로 녹음 열심히 하고 계시고 거의 마무리 단계다. 정말 신경 많이 썼다.


▲ 이미지는 '2014 피파 월드컵 브라질 TM'


라이센스 취득 현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

라이센스도 거의 다 챙겼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같은 데도. 일단 본선진출 국가는 다 나온다. 하지만 예선까지 포함해 모든 나라를 지원하는지는 우리도 확인이 덜 됐다. 정말 안 유명한 나라, 그리고 선수 얼마 없는 나라까지 케어하기는 조금 어렵다.


[ ▲ 안녕, 에릭 칸토나. ]
전설카드 삭제를 아쉬워하는 유저가 많다.

유저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 뿐이다.

라이센스가 만료되어 어쩔 수 없었다. 어떻게든 연장시키려고 내부에서도 노력 많이 했다는 것은 알아 주셨으면 한다.

'피파온라인3'에는 수많은 라이센스가 있다. 그리고 그 라이센스들은 각자 사용 방식 및 조건이 다르다.

전설 삭제도 이와 같은 문제 때문이었다. 정확히 어떤 계약 때문인지는 밝히기 어렵다.

더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했다. 애초에 그런 리스크를 안고 만든 콘텐츠였기에 유저 분들께 현금으로 팔 수 없었던 것이다.

일부 유저들은 항의하기도 한다. 예전 전설 카드를 부활시키는 것은 조금 어렵지만, 대신 피파 월드베스트 11이나 새로운 전설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


전설 선수카드 삭제로 엔드콘텐츠가 얇아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파온라인3'는 이제 1년 된 게임이다. 엔드콘텐츠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갑자기 전설 선수카드가 사라져서 아쉬워하는 유저분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콘텐츠를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

'피파14'의 경우, XBOX ONE 버전에 추가된 일명 '마소 레전드'선수가 있다. 이렇게 MS 측에서 직접 라이센스를 취득한 선수들까지 구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선수들은 아직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새로운 전설급 선수들과 접촉 중이니 기대 부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작에서는 전설 카드가 엔드콘텐츠인 것은 맞는 듯 하다. 하지만 '피파온라인3'에서는 아니다. 전설 외에도 엔드콘텐츠라 불릴 만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엔드콘텐츠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직 이르다.
우리도 정말 열심히 고민하고, 또 연구 중이다.
콘텐츠의 마지막은 4년 정도 뒤에 평가해도 늦지 않는다."



이후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가 '월드베스트 11'이다. 이 콘텐츠 역시 꾸준히 갱신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월드베스트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우리도 모른다. 변화에 앞서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단 유저 분들이 선수를 보는 인식 변화 체크가 우선이다. 이 부분은 우리가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거라 쉽게 점치기 어렵다.

여담으로 베스트11에 '발롱도르'라는 이름 안 쓰는 것을 의아해 하시는 분이 많더라. 발롱도르도 라이센스가 있다. 그래서 발롱도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한 것이다. 아마 프랑스 축구전문지 이름인 것으로 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한 '피파온라인3M'을 EA코리아 측은 어떻게 보고 있나.

우리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게임과 데이터베이스를 100% 공유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도전이었다. 그리고 '피파온라인3'는 고만고만한 게임이 아니다. 데이터 규모가 굉장히 크다. 이걸 모바일에서 구현한다는 게 솔직히 쉬운 결정은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어쨌든 아직까지는 큰 사고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추후 모바일 플랫폼만을 위한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나.

어떻게 해야 더 모바일 플랫폼에 어울리는 모습이 될지 고민 중이다. 승부차기 모드, 그리고 피파14 모바일에 들어간 프리킥 연습 모드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다. 참고로 월드컵 모드도 그대로 탑재할 예정이다.

지금 앱 순위 보면 1등부터 10등까지 캐주얼 게임 혹은 RPG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우리 게임이 훨씬 디테일하다. 이게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카카오톡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관건이 될 듯 싶다.


'피파온라인3M'의 선수뽑기 시스템을 PC로 구현할 계획은 없나.

'피파온라인3M'의 선수뽑기 시스템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다. EA 내부에서도 놀랐다. 그런데 이걸 그대로 PC 버전에 넣는 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한다.

'피파온라인3M'만의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진행중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앱스토어 출시 계획은 아직 없나.

준비는 하고 있지만 정확히 언제 출시하겠다고 말하긴 애매하다. 애플 앱스토어는 등록 과정이 보통 2주 가량 되는데 그걸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온라인과 연동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게임은 특히 더 그렇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내 몇몇 게임사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EA코리아에서 정말 신경쓰는 것 중 하나가 라이센싱이다. 마케팅하다보니 정말 꼭 보게 된다.

월드컵 발동 이전까지는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면 안된다. 그거 자체가 피파의 라이센스를 쓰는 것이다. 현재 굉장히 많은 게임업체가 월드컵으로 마케팅 프로모션 기획한다. 그 과정에서 '월드컵'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한다. 언뜻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모두 위법 마케팅이다. 조금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피파의 공식 스폰서는 6개 업체다. 소니, 아디다스, 코카콜라, 플라이 에미레이트, 현대, 비자다.

이곳 외에는 피파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게임업체들이 프로모션을 하려면, 일단 정확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해야 한다. 월드컵 시즌에는 업계 전체가 이 부분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EA는 방금 말한 라이센싱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많다. EA스포츠는 선수 사진을 직접 찍고, 그 사진 아래 능력치를 기록한다. 스티븐 제라드는 자기 능력치 태그를 들고 인증샷도 찍었다. 야야 투레도 재미있었고.


저작권에 매우 철저한 것 같다.

쓰려면 돈을 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아니면 다른 표현을 써야 한다. 라이센스 문제는 하나 하나가 굉장히 복잡하고 민감하다. 미리 잘 알아보는 게 좋다. 이게 습관이 되면, 장기적으로 볼 때 게임업계 발전에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이미지 출처- FIFA Ultimate Team – Official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