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 LoL팀 승부 조작관련 간담회가 4월 17일 목요일 용산 e스포츠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승부 조작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선수들의 고통이 극심한 상태라 이번 간담회를 통해 승부 조작 논란이 종식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롤챔스 스프링 16강 SKT T1 내전의 음성 채팅 내용을 공개했다. 음성 채팅에는 팀의 전략이나 운영 노하우가 담겨있기 때문에 현장 공개 간담회로 진행됐다. 하지만 향후 이런 검증 요구가 악용될 가능성을 생각해, 음성 채팅 공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 팀의 음성 채팅을 모두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진 쪽의 음성을 들었다. 밴픽 단계부터 경기가 끝날 때 까지모두 들을 수 있었으며, 선수들이 사용하는 비속어나 약어 등 모든 내용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었다.

1세트에서 SKT T1 S는 밴픽에서 직스를 먼저 가져가자고 말했다. 밴픽은 성공적으로 이뤄져 직스를 선픽으로 가져갔다. S는 상대방의 밴픽을 알고 있지 않았고, K가 레넥톤, 시비르를 가져가자 리 신이 살아있다고 좋아했다. S팀 중 한 명이 이지훈에게 "미드에서 누구랑 만나도 상관없어?"라고 물어봤고, 이지훈이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밴픽 단계에서의 음성을 모두 들었을 때, S는 K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상대방에 맞춰가는 것을 중심으로 밴픽을 완료했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라인 배치에 대해서 의논했다. 스왑을 할 것인지, 와드는 어디에 설치할 지, 자세한 내용이 오고갔다. 그 내용은 SKT T1의 전력 노출을 우려해 기재하지 않는다.

S는 초반 운영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울프' 이재완은 "내가 견제를 할 테니, 저 CS를 먹으라.", '호로' 조재환은 상대방의 정글 위치를 파악하며 팀원에게 주의를 줬다. '뱅' 배준식은 "아, CS 하나 못 먹었다."며 경기에 완전히 집중한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9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S는 K의 갱킹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자신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해 교전을 벌였다. 하지만 교전의 결과는 K의 승리. S 선수들은 아쉬운 탄식을 흘렸다.

15분경 '페이커' 이상혁의 니달리가 극적으로 생존했다. S 선수들은 "잡을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플레이 이후에 S는 "할 수 있는게 없다."라고 불리함을 인정했다. 이후 S는 K의 단단한 운영에 막혀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한타에서 질 때마다 긴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경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했다. '호로' 조재환이 끝까지 버티고 모든 챔피언이 '풀템'을 갖춘다면 이길 수 있다고 팀을 격려했다.

하지만 1세트의 승자는 K였다. S팀은 어느 부분이 잘못된 플레이인지 빠르게 분석했다. "아쉽다."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2세트는 K의 음성 채팅으로 볼 수 있었다. S에서 1픽으로 쉬바나를 선택하자, K는 트런들 탑을 선택했다. '임팩트' 정언영의 독단이 아니라, 팀 조합상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글러는 판테온을 선택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룰루와 시너지가 좋으니까 판테온을 뽑으라."라고 말했다.

서포터 선택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소나와 쓰레쉬에서 선택이 갈렸는데, '캐스퍼' 권지민이 "소나를 하면 잘 죽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고, 모두가 동의했다. 밴픽이 끝났다. K 선수들은 경기를 시작하기 전 "이기자!"라고 서로를 독려했다.

선취점은 '페이커' 이상혁의 룰루가 당했다. 이상혁은 "아, 리 신 미드인줄 몰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벵기' 배성웅의 판테온이 6레벨을 달성하고 탑 라인으로 다이브 갱킹을 시도했다. 이후 경기 운영은 비슷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17분 경 S가 드래곤 앞 한타에서 이겼다. 애니의 점멸-티버를 의식했지만 이니시에이팅에 당하고 말았다. 한타 패배 후 K는 "아직 괜찮다." "급하게 하지 마."라고 했다. '벵기' 배성웅의 판테온이 귀환할 때 리 신에 발각돼 제압당했다. 배성웅은 "리 신이 오는 줄 몰랐다."라고 했고, 팀원 역시 "천천히 하자."라며 실수를 의식하지 말라고 응원했다.

K는 경기 흐름이 S쪽에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페이커' 이상혁도 경기가 좀 답답하다며, 판테온을 활용한 끊어 먹기를 주문했다. 이니시에이팅을 무조건 먼저 하자고 얘기했다. 23분 펼쳐진 한타에서 K는 대승을 거뒀고, 경기는 K가 가져가는 듯했다.

K는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걸면 무조건 한타의 승리를 장담했다. 하지만 26분 한타에서 너무 좁은 지형 갖혀 패배했다. 선수들은 서로 미안하다고 하며, 다음 한타를 준비했다.

하지만 S가 조금씩 앞서나갔다. S는 드래곤 한타에서 승리하며 바론까지 획득했다. K는 한타 실수를 파악했고, 어떻게 싸우면 이길 수 있을지 의논했다. '피글렛' 채광진이 상대방의 바론 버프 시간동안 버티자고 주문했다. 우리가 이니시에이팅이 좋으니 조금만 참자는 것이었다.

봇 2차 타워에서 '벵기' 배성웅의 판테온이 한타를 열었다. 직스가 밴시의 장막이 없어서 빠르게 제압한다면 한타 승리를 할 수 있다는 오더 하에 이루어진 한타였다. 하지만 이 한타에서 K가 패배했고, S가 많이 유리해졌다.

K는 S의 직스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의논했다. 하지만 K 선수들 모두 뾰족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후반가면 우리가 더 좋다."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K는 트런들을 스플릿 푸쉬로 돌리고, 바론 앞에서 4대 5 한타를 계획했다.

하지만 S가 바론 앞 한타에서 대승을 거뒀다. '페이커' 이상혁은 "궁(궁극기)를 못 썼어. 각이 안나왔다.", "졌다. 미드가 너무 프리했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결국, S가 2세트에서 승리하게 됐다.



음성 채팅 내용 공개가 끝나고 온게임넷 임태주 국장은 "스포츠에서 음성 채팅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음성 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특별히 공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온게임넷의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형제팀을 하나의 팀으로 바꾸면 승부 조작 논란은 어느정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선수들은 하루 종일 연습하고 있다. 만약 이 음성을 듣고 나서 조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제발 여기서 멈춰줬으면 좋겠다. 팬들이 애착을 가지고 지켜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균 경기위원장은 "과거에 감독을 하면서 내전은 항상 힘들었다. 공기부터 다르다. 이기는 선수(또는 팀)는 연봉이 올라가고, 지는 선수는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내전을 할 때는 코칭스태프가 관여하지 않는다. S팀도 그렇고 K팀도 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프로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위원장을 하면서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일로 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이런 파일이 공개되는 일이 없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논란을 토의하고 토론하는 것은 문제 없다. 하지만 한국e스포츠협회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팬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덧붙였다.

※ 음성 녹취 파일로 있을 전력 노출 부분에 대해 SKT T1 최병훈 감독님의 동의가 있었음을 부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