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주간의 일정. 그토록 기다려온 검은사막 2차 CBT의 막이 올랐다.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커스터마이징에 심취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거나 빠르게 접속하여 마을 곳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빠르게 레벨 업을 하고 싶어서 사냥터로 뛰어 나가는 등 시작부터 각자만의 재미를 찾아 나서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기존과 달리 검은사막의 기본 스토리를 알려주는 오프닝 영상 후 주인공이 정신을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짧은 컷신도 눈에 띈다. 첫 컷신은 주인공마다 약간은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데 이런 컷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메인 스토리나 주요 NPC와의 대화에서도 등장하고 있어 마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 2차 CBT가 시작됐다! 흑정령이 깃든 몸을 이끌고 깨어나는 캐릭터



첫 시작은 벨리아 마을로 모두 동일하지만 레인저만 일리야 섬이라는 독립 된 공간에서 시작하게 된다. 물론 첫 마을에서의 기존적인 퀘스트들을 마치면 모두 서부 경비 캠프로 모여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또 한가지. 캐릭터 생성 후 극초반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다른 캐릭터가 표시되지 않아 렉이라든가 이동 등에 제약을 받지 않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변경되었다.


여기에 많은 유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고 있는 시스템, 퀘스트 안내 기능도 쾌적한 이용에 한 몫 한다. 1차 CBT 당시에는 내가 어떤 몬스터를 어디서 사냥해야하고 어떤 NPC에게 가서 완료를 해야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그리고 이런 점이 퀘스트 난이도가 상승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새롭게 추가 된 퀘스트 안내 기능을 사용하면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지가 지도에 표시 됨은 물론, 캐릭터 주변에 화살표를 통한 이동 방향이 나타나고 도착지는 아무리 먼 곳이라도 빛 기둥이 나타나 밝혀준다. 이제부터 퀘스트를 받았다면 고민하지 말고 좌측 퀘스트 목록에 있는 붉은색 아이콘만 클릭해주자. 모든 퀘스트가 쉬워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누구 없나요?! 초반 튜토리얼은 나홀로 진행된다

▲ 안내기능 추가! 버튼을 클릭하면 캐릭터 주변에 화살표가 표시되어 가야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극초반 퀘스트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고,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기술교관 타크로스에게 도착한다. 1차 CBT를 했던 유저들이라면 매우 익숙한, 스킬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NPC다. 그런데 타크로스와의 대화를 마치면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바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타크로스에게 새로운 퀘스트를 받으면 그토록 썰렁했던 마을에 수 많은 유저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지금이 다른 이들과 함께 검은사막이라는 거대한 세계로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순간이다. 물론 새로운 스킬을 익히기 위해 허수아비를 열심히 공격해야 하는 것은 동일하니 크게 낙심하지 말자.


갑자기 많아진 사람들을 보면 다양한 행동 패턴을 볼 수 있다. 허수아비 공격에 온갖 정성을 쏟기도 하고 길을 잃어버린건지 순수한 마을 탐험인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복잡하게 다가오는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고양이를 찾기 위해 온 지붕을 헤매는 것도 여전하다.


잠깐 살펴봤을 때 크게 다른 점은 1차 CBT 때와 달리 채집 삼매경에 빠진 유저는 확실히 드물다는 것이다. 채집만으로 캐릭터 성장 자체가 어렵긴 하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인지 초반에 채집 관련 도구를 얻기 어려워진 점 때문인지는 차차 살펴봐야할 것 같다.


▲ 타크로스 앞을 가득 메운 유저들

▲ "나의 칼을 받아라!". 첫 몬스터 처치 의뢰를 클리어하는데 여념이 없는 유저들



새로운 점도 많지만 본격적인 모험은 기존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귀여운 모습이었다가 점점 징그러워지는 흑정령을 통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마을 곳곳의 주민들에게 서브 퀘스트를 받아 진행한다. 벨리아 마을에서 고양이를 잡다가 재료상인 질다를 위해 여우 모피를 구하거나 인다실의 포도주 완성을 돕기 위해 족제비를 사냥하는 것도 동일하다.


동선도 거의 비슷해서 1차 CBT를 경험했던 유저들은 잠깐의 어색함을 뒤로 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약간 다른 점 중 하나가 캐릭터의 성장 속도 자체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 오로엔과 에단, 비중있어 보이는 NPC들의 대화도 재미있다


▲ 초반에 사냥하는 여우는 매우 반가운 동물이죠



하지만 검은사막의 재미는 뭐니뭐니 해도 다양한 루트 속에서 나만의 개척지를 찾는 것! 과거의 경험을 살려 레벨부터 상승시키기 위해 임프를 찾아 벨리아 마을 북쪽 해안가로 향했다. 하지만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 했는가. 이미 많은 유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임프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래도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임프들의 빠른 재생성 속도를 노리며 비교적 쾌적한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위험을 알리는 묵직한 BGM과 함께 저 멀리부터 부랴부랴 도망치기 시작하는 유저들이 보였다.


그 뒤를 쫓고 있었던 것은 바로 우두머리 임프 대왕! 강력한 공격력으로 많은 유저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공포의 몬스터가 제단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경험치를 획득하기 위해 임프를 사냥하고 있던 유저들은 급작스러운 임프 대왕의 공격에 혼비백산했다.


하지만 이동 속도가 느리고 따라가는 범위가 좁은 탓인지 생각보다 사망자가 많지는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임프 대왕의 움직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대왕을 이리저리 끌고다니면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우두머리의 위용, 임프 대왕! 하지만 곧이어 놀림감이 되는 수모를 겪는다



모험가의 기질을 살린 이들은 마을이나 거점, 필드 곳곳에 존재하는 노드를 밝히기 위해 뛰어 다녔다. 미래의 거상들은 벌써부터 무역에 대해 걱정하기도 하고 어떤 루트를 따라가볼지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는 필드 외 비교적 조용한 북쪽의 해안가를 거닐기도 하며 어떤 이는 우연히 퀘스트를 통해 해안 동굴 속을 탐험하다가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탐험 코스를 찾아 떠나기도 한다.


▲ 임프 대왕이 있는 제단도 무섭지 않은 유저들

▲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 컷



벨리아 주변에서의 모험을 마치면 서쪽에 있는 서부 경비 캠프로 이동하게 된다. 이곳에 도착하면 한 가지 반가운 점! 바로 아름다운 레인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인저는 다른 직업이 수행하는 벨리아 마을에서의 퀘스트를 일리야 섬에서 외로이 진행하고 서부 경비 캠프로 합류하기 때문이다.


서부 경비 캠프에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기존에도 존재했던 NPC인 자렛 도몬가트가 생각보다 새침한 부잣집 아가씨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컷신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주요 NPC들은 짧막한 컷신을 통해 그 성격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어 소소한 재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후 퀘스트 동선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익숙함을 뒤로 하며 고대인의 석실에 도착하면 이제껏 검은사막에서 봤던 그 어떤 것보다 흥미진진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비밀스런 스토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흑정령과 관련한 컷신이 나오기 때문이다.


1차 CBT에서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며 흑정령의 외형이 변화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면 2차 CBT에서는 컷신 등을 통해 흑정령의 성격이나 배후 스토리 등을 조금씩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어이없는 농담이나 하길래 단순한 장난꾸러기라 생각했던 흑정령은 무언가의 목적을 위해 주인공을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


▲ 차도녀의 표본(?), 자렛 도몬가트

▲ 흑정령이 달라졌어요! 이빨이 나고 만득이처럼 변한다


◆ 흑정령의 변화! 고대인의 석실 컷신




흑정령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나면 벨리아 마을 동쪽 지역에서의 사냥이 이어진다. 발레노스 령에서의 마지막 사냥이 진행되는 곳으로 다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지나쳐 오는 지역에서 흑정령 퀘스트 관련 퀘스트 때문에 난폭한 발레노스 곰을 찾는 수 많은 유저들의 절규는 2차 CBT가 끝나기 직전까지 울려퍼졌다. 직접 뛰어봐도, 소문을 들어봐도 너무나 찾기 힘들었고 개체수와 생성 주기도 극악을 자랑했다.


발레노스 령에서의 가장 적절한 레벨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곳이라 그런지 벨리아 마을 동쪽에 있는 고블린 서식지는 많은 유저들이 몰리는 최적의 사냥터 중 하나였다.


특히, 고블린 투사가 등장하는 지역에는 엄청난 수의 유저들이 모여있었는데 이들이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냥을 즐겼던 이유는 지역이 시간당 경험치 습득량이 높아 레벨업이 빠르다는 점도 있었지만, 벨리아 마을 여관에서 받는 의뢰가 고블린 투사 50마리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고블린 정예병이 등장하는 곳에는 몬스터 개체수가 워낙 많아 열 명에 가까운 유저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전투를 벌이기도 하는 등 난전의 진면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후 원없이 고블린을 처치한 유저들은 벨리아 마을로 돌아와 나머지 퀘스트를 완수하고 마을 주민들과의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며 남쪽의 세렌디아 령으로 향했다. 보다 강함 몬스터, 새로운 환경, 보다 큰 도시 등 본격적인 모험에 대한 두근거림과 함께 두 손에는 촌장에게 받은 당나귀 고삐를 꼭 쥐고.


▲ 고블린 투사 50마리! 50마리를 잡아와! 주민의 눈빛이 매섭다

▲ 여기가 바로 핫 플레이스! 많은 유저가 모여서 고블린 사냥을 즐겼다

▲ 벨리아 마을이여 안녕! 촌장이 이별 선물로 당나귀를 준다.



언뜻 비슷하지만 1차 CBT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풍겼던 2차 CBT의 첫 날. 강력해진 커스터마이징을 즐기느라 게임을 전혀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도 있었으며 오래동안 즐겨온 게임을 하듯 편안하게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간간히 보였다.


이런 독특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사냥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위치 안내로 보다 편리해진 의뢰 기능들로 인해 퀘스트 관련 동선을 따라가기 편하진 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비록 첫 날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날이 지날수록 다양한 플레이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NPC와의 교류, 집의 마련, 무역 루트 연결 등 검은사막을 이루는 큰 축 중 하나인 공헌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퀘스트를 진행하기 급급했지만 이제 최소한의 공헌도를 확보해 노드를 연결한 유저들이 거상의 길을 걷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공성전과 새로워진 하우징 시스템, 나아가서 새로 추가된 칼페온 지역까지 비교를 불허할 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즐거움이 가득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