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시즌 중 리빌딩 자체도 흔하지 않지만, 이번 나진 소드의 리빌딩 내역은 시즌 중 발표라 하기엔 너무나도 그 크기가 컸다. 무려 네 명의 선수 교체. 사실상 엄청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곧 진행될 CJ 프로스트와의 NLB 결승은 기존 멤버가 그대로 나간다는 점일까.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어째서 이러한 리빌딩을 기획했고, 실행하게 되었는지. 나진 e-엠파이어의 이석진 대표와 박정석 감독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이하 내용은 나진 이석진 대표와 박정석 감독의 인터뷰 원문이다.




Q. 가장 궁금한 사항부터 묻고 싶다. 이번 시즌 나진 소드는 그래도 NLB 결승 진출을 성공했다. 왜 굳이 이 시점에 리빌딩을 하는 것인가?

이석진 대표 : 성적 때문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사항이다. 많은 이들이 잊고 있는 점이 있다. 프로 게임단은 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그렇기에 회사에서는 성적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선수와 코칭스탭 모두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나진 소드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끼리도 매우 힘들어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상 모두가 힘겨워했다.

한 경기, 또 한 경기 지날수록 선수들이 지쳐갔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내는 선수도 존재했다. 여러모로 다독여보려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우리 역시 성적에 대한 기대는 항상 있었지만, 여러가지로 잘 되지 않았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정말 쉽지 않은 직업이다. 취미로 하던 일이 직업이 되면 완전히 다르다. 더불어 팀 게임의 특성 상 서로에 대한 기대치와 요구치가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과 압박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실망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여러번의 회의 결과 팀 담당 코치가 바뀌게 되었다. 나진 실드의 경우 '비닐캣' 채우철 코치가 지속적으로 맡고 있지만, 나진 소드 담당이던 심성수 코치는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했다. 나진 소드의 새로운 코치는 기존 연습생 코치를 맡던 '모쿠자' 김대웅 코치와 '쏭' 김상수 선수를 코치로 발탁해 함께 담당하게 했다.

기존 나진 소드 선수들에게는 여러모로 미안한 일이 많다. 기존 선수들을 계속 데리고 가기에는 팀 분위기와 추구하는 목표가 걸맞지 않았다. '헬리오스' 신동진 선수는 해외 팀 뿐만 아니라 국내 팀 또한 알아보고 있다. 이 빈 자리는 아마추어 출신의 이호진 선수를 기용해 채웠다.

탑 라이너인 '리미트' 주민규 선수는 KT 불리츠와 트레이드했다. 때문에 새로운 나진 소드의 탑 라이너는 '레오파드' 이호성 선수가 맡게 되었다. '나그네' 김상문 선수는 KT 불리츠와 현금 트레이드를 거쳐 현재 이적 마무리 단계이다. 김상문 선수의 경우 팀과 원하는 스타일이 달랐기에 트레이드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나진 소드의 미드 라이너를 맡게 되는 선수는 전 IM#2의 '쿠로' 이서행 선수가 되었다.

원거리 딜러 역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되서 전 제닉스 스톰의 '오뀨' 오규민 선수를 데려왔다. 서폿은 그대로 '카인' 장누리 선수가 주장을 겸해 맡았다. 본인의 위치에 대해 정말 강한 의지를 표명했기에 함께 계속하기로 했다.

나진 소드가 지난 롤챔스 윈터 2012-2013에서 우승할 당시 메인 오더는 '쏭' 김상수 선수였고, 서브 오더는 '카인' 장누리 선수였다. 이제 그 두 사람이 나진 소드의 코치와 주장이 되었다.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여겨진다. 물론 초반부터 성적이 잘 나오리라 생각지는 않지만, 많은 응원 해 주셨으면 한다.


Q. 새로 오게 된 선수들의 포텐셜이 만만치 않다. 어떤 점을 기대하는가?

▲ 나진 e-엠파이어의 박정석 감독


박정석 감독 :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는 다른 점이 걸린다. 1차 목표는 나진 소드의 롤챔스 16강 안착이다. 네 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바람에 오프 2차 예선 시드권을 잃었다. 때문에 1차부터 다시 하게 될 것인데, 어떤 팀을 만나냐에 따라 행보가 갈릴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프로 생활을 했던 선수들이기에 걱정이 없고, 이호진 선수는 게임 센스가 좋은 친구이기에 가능성이 보인다. 게임 내적인 부분은 코치들이 잘 가르쳐 줄 것이라 본다.


Q. NLB 우승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킷 포인트를 포기하는 것은 아깝지 않을까? 그것을 포기할 정도로 리빌딩이 시급했다 보는가?

박정석 감독 : 분위기 전환이 가장 시급했다. 선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엔트리 변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 이 리빌딩을 발표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어차피 발표할 것, 빠르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시즌이 끝난 후 리빌딩을 진행하면 서로에게 힘들다. 그래서 미리 시즌 중에 발표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팀 게임이기에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빠르게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기존 나진 소드의 친구들에게도 마지막으로 소감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더불어 미리 이런 것을 알고 보는 것이 팬 입장에서도 더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Q. '엑스페션' 구본택 선수는 어떻게 된 것인가?

박정석 감독 : 본인이 새로운 팀으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친구들과 편하게 팀을 짜서 출전하고 싶어했다. 편하게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따로 말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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