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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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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게임쇼2014] "연간 산업규모 3,000억 원! 보드게임산업, 절대 작지 않습니다"

박태학(Karp@inven.co.kr)
2003년부터 보드 게임 개발, 햇수로는 12년 됐다. 온라인 게임 개발자라면 고참 축에 속하는 경력. PC로 시작해 온라인으로 그리고 모바일로 이어져오는 국내 게임 트랜드를 그는 따르지 않았다. 시작부터 마니아층이었던, 그리고 현재까지도 대중적인 문화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보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패기와 열정만으로 도전한 오준원 개발자의 10여 년은 조금 특별했다. 보드게임 주식회사 '젬블로' 대표 명함,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오준원 협회장이라는 명함을 함께 갖고 다니게 됐다. 두 분야에서 동시에 활동 중인 그를 굿게임쇼 2014 현장에서 만났다.



▲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오준원 협회장




몇 년도부터 굿게임쇼 행사에 참석했나.

5년 째다. 거의 굿게임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같이 왔다고 보면 된다.


제작년까진 성남시청에서 하지 않았나. 지금은 킨텍스에서 하는데, 체감상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비슷한 것 같다. 성남시청에서 행사할 땐 보드게임 부스가 분산되어 있었다. 주최측 입장에서는 장소가 협소하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우리 입장에서는 크게 나쁜 것도 아니었다. 보드게임 주요 소비층은 학부모다. 성남시청 때도 현장 매출이나 홍보 효과가 지금 못지 않게 좋았다.



굿게임쇼는 기능성 게임의 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드게임의 기능성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보드게임이 전세계에 6만여 종 있다. 그리고 그 보드게임 대부분 기능성을 지녔다. 즉, 기능성을 위해 만들어졌다기보단, 플랫폼 특성상 기능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PC, TV, 그리고 스마트폰 등으로 콘텐츠가 집중되면서 문화가 위축된 상태다. 그만큼 디바이스 문화가 지배적인데, 아이들이 거기에 빠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하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사회에 있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즐길 놀이문화가 너무 적다. 학교와 학원, 집만 왔다갔다하니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없고, 덕분에 또래 아이들간 배려심도 부족해졌다.

한정적이고 제한적인 문화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은 굉장히 많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평소에 부족했던 대화도 많이 할 수 있고,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시키는 능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에도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아이와 부모, 아이와 선생님 등 세대 간의 다리 역할도 할 수 있다. 최근 해외에서도 보드게임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논문이 속속 등장하는 상태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보드게임은 자체적으로 기능성 게임이라고.


현장에서 특히 반응이 좋은 게임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직 한국에서 보드게임을 주류 문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행사장 와서 보드게임을 처음 접해보는 분들도 많다. 때문에 주로 파티게임에 관람객이 몰리는 상황이다.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룰의 보드게임도 인기가 많다.


관람객들에게 '이것 한 번 즐겨보세요'라고 추천할 만한 작품이 있나.

협회장인 만큼, 게임 하나를 딱 추천하긴 어렵다. 그리고 나 역시 현역 개발자인 만큼, 우리 회사 게임을 추천하는 것도 애매하다. 각 업체별로 꼽는다면, '로만 엠파이어', '젬블로', '라온', '루미큐브', '정원의 요정' 등이 있다. 이중에서 '라온'은 한글 타일로 하는 게임인 만큼, 꼭 한 번 즐겨보길 바란다.

▲ 오준원 협회장이 추천하는 보드게임


현재 국내 보드게임산업 규모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산업 규모는 연 3,000억 원 정도다. 작은 편은 아니다.


해외에 비해서는 어떤가?

본고장인 독일이나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비교해서는 부족하다. 어쨌든 성장 단계니까. 추산이기는 하나 독일은 연간 3조 원 규모로 알고 있고, 미국은 4~5조 원 된다. 특히 미국은 완구형 게임이 워낙 많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거의 5조 원에 가깝다. 보드게임 산업은 세계적으로 보면 10조 원 규모다.


떠오르고 있는 산업군인 만큼, 관련 직업도 다양해졌을 것 같다.

예전에는 보드게임 개발자만 있었지만, 현재 그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직업이 '보드게임 선생님'이다. 우리 협회에서 자격증을 받아 활동하는 분들이 1,500명 정도 된다. 이게 잘 되다보니 다른 기관에서도 벤치마킹해서 운영 중인데, 그곳을 나온 분들까지 포함하면 족히 1만 명 정도는 될 거다.

보드게임 선생님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한다. 사설학원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도 계시고, 방과후 수업 교재로 보드게임을 활용하기도 한다. 현장에 나간 선생님들의 인기가 무척 많다고 들었다.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니까. 아이들에게 부족한 자양분을 보충해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많은 선생님들이 양성되었으면 좋겠다.


타 플랫폼 대비 보드게임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투자 비용이 적다. PC 온라인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한창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게임만 해도 개발비가 상당히 많이 들지 않나. 인원도 꽤 필요하고. 보드게임은 한 명이서 만든 게임이 굉장히 많다. 적은 인원이 좋은 아이디어 내서 개발한 작품이 세계적으로 히트치는 사례가 흔하다. 연간 몇 백, 몇 천만 타이틀 팔리는 보드게임도 많다.

그리고 다른 플랫폼 게임과 비교해 수명이 길다. '부루마불'은 33년 됐는데 아직도 연간 40억 원 가까이 번다. 다른 장르 게임처럼 확 죽는게 아니라 계속 간다. 작년에 '모두의마블'이 흥행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있었는데 되려 반대였다고 한다. '모두의마블'이 뜨고 나서 '부루마불' 매출도 같이 상승했다.


그런 경우가 흔한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사례가 적지만,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자주 나온 상황이다. 보드게임을 소재로 한 비디오게임이 나오면 원작 보드게임 매출도 높아진다. 정확히는 시간차다. 디지털 게임이 확 뜨면, 조금 있다가 원작 게임 매출 그래프도 치고 올라간다.



최근 모바일 플랫폼으로 보드게임 방식 타이틀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우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보드게임을 타 플랫폼으로 이식해 출시하는 것은 독일이나 미국에서는 흔하다. XBOX나 PS 등 콘솔로도 많이 갔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분명 긍정적이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해 어느 정도 변형을 가해야 한다. 모바일 유저들은 기다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느긋한 성향의 보드게임을 그대로 이식하면 매력을 어필하기 어렵다. 플랫폼 특성을 잘 살려서 이식해야지, 안일하게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굿게임쇼 운영회 측의 지원은 어떤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범위 내에서는 최상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낸 부스값보다도 더 많은 부스를 할애해줬고, 이렇게 보드게임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후원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드게임 산업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매출도 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드게임을 사랑하고 좋아해주는 유저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기관 관계자 분들이 보드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요즘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게임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난 게임이 순기능도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가진 문화적인 측면, 그리고 긍정적 측면들을 나타내는 데 보드게임이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한 가지만 덧붙여도 되나.


물론이다.

연간 전세계 보드게임 생산량이 2천에서 2천 5백 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출시되는 보드게임은 1년에 50개를 넘지 못한다.

보드게임은 특허 전쟁과 비슷하다. 아이디어는 미리 선점하는 게 유리하다. 모바일 게임은 현재 서로 베끼는 풍토가 심한데, 보드게임은 먼저 출시하는 업체가 굉장히 앞서게 된다. 유럽이나 미국 쪽에서 많이 발달해서인지, 그 쪽 문화가 한국에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원작 게임을 카피해 출시하면 보드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 매출로도 잘 연결이 안된다. 소매업체가 잘 다루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연 정화가 되는 거다. 지금 전세계에 출시된 보드게임이 약 6만 여 종인데, 그 중 한국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사랑받는 보드게임이 1%도 되지 않는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보드게임 아이디어를 냈으면 한다. '할리갈리'같은 성공적인 타이틀을 우리나라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그대로 자원이 되어 디지털 디바이스로 넘어갈 테고, 원소스 멀티유즈로 성장한다. 한국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했으면 하고, 정부 역시 이들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



■ 보드게임부스 풍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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