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가 8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SKT LTE-A 롤 마스터즈 2014 결승전에서 SKT T1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 대진이 공개되면서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은 롤 마스터즈 2014 결승전은 예상외로 삼성 갤럭시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아무리 최근 삼성 갤럭시 형제팀의 기세가 좋았다고는 하지만 '최강'으로 오랜 기간 군림한 SKT T1를 이처럼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삼성 갤럭시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었을까?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승 경기를 통해 삼성 갤럭시의 두 형제 팀이 보여준 깔끔한 '운영'과 화끈한 '전투력'이 인상적이었다. 정리하자면, 오존의 운영은 깔끔했고, 블루의 전투력은 화끈했다.

1세트에서 SKT T1 S와 맞붙은 삼성 오존이 보여준 운영은 놀라웠다. 직스를 밴하고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빠르게 가져가며 상대를 압박한 삼성 오존은 경기 초반 '마타' 조세형의 소나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지 않는 심리전을 통해 '호로' 조재환의 움직임을 제한하는데 성공했다.

삼성 오존은 심리전이 성공하자 준비해온 2차 전략을 뽑아 들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운영을 제한하기 위해 SKT T1 S는 상대 미드 1차 타워를 파괴하려 했다. 하지만 '폰' 허원석의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궁극기를 활용해 이를 제압하고 승기를 굳혔다.

삼성 오존이 운영을 통해 승리를 따냈다면, 삼성 블루는 특유의 교전 능력을 통해 화끈하게 승리를 가져갔다고 할 수 있다. 2세트 경기 초반 몇 차례 SKT T1 K에게 이득을 내주며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한 삼성 블루였다. 한 번 승기를 잡으면 쉽게 놓지 않는 SKT T1 K였기 때문에 삼성 블루의 패배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삼성 블루는 불리했던 전황을 특유의 전투력으로 극복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수 차례의 교전에서 승리한 것. SKT T1 K에게 몇 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 때는 이미 차이가 크게 벌어진 이후였다. 결국 삼성 블루가 전투력으로 유명한 SKT T1 K를 힘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2세트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그렇다면 3세트에서 승리한 삼성 오존은 어떤 과정을 통해 승리를 차지했을까? 3세트에서 삼성 오존이 보여준 경기력은 운영과 교전 능력을 잘 버무린 맛있는 비빔밥 같은 느낌이었다.

경기 초반 미드 갱킹을 통해 살짝 앞서 나가기 시작한 삼성 오존은 상대 정글러인 '벵기' 배성웅을 집중 공략했다. 한 발 먼저 SKT T1 K의 정글 지역을 장악하며 자르반 4세를 괴롭혔고, 이를 통해 모든 라인에서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된 삼성 오존의 라이너들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후 삼성 오존은 '영리한 전투력'을 선보이며 SKT T1 K를 제압했다. 상대 정글은 자르반 4세였다. 자르반 4세는 한타에서 상대 딜 라인을 묶어두는 역할에 특화되어있다. 그 동안 아군 딜러들이 자르반 4세의 궁극기 안에 갇혀 있는 챔피언들을 차례로 잡아내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그림을 그렸던 SKT T1 K를 상대로 삼성 오존은 영리한 플레이를 보였다. 잘 성장한 '루퍼' 장형석의 쉬바나와 '댄디' 최인규의 엘리스가 자르반 4세를 무시하고 상대 딜 라인으로 뛰어 들었다. 이를 통해 SKT T1 K의 딜 라인은 자르반 4세의 궁극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못했고, 잇다른 교전에서 패배했다.

삼성 오존의 영리한 전투력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생존기가 점멸 뿐인 코그모와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자르반 4세의 궁극기에 갇히면 영락없이 힘을 못 쓸 수 있는 챔피언이다. '벵기' 배성웅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교전이 시작되면 망설임 없이 상대 딜러에게 궁극기를 시전했다.

보통 자르반 4세의 궁극기 안에 갇히게 되면 곧장 점멸을 활용해 빠져 나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임프' 구승빈과 '폰' 허원석은 침착하게 기다렸다. 자르반 4세의 궁극기 안에서 딜을 꽂아 넣던 두 선수는 자신들에게 상대가 집중하기 시작할 때 쯤에서야 점멸로 거리를 벌렸다.

이 두 가지 플레이는 자르반 4세를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만든다. 다시 말해 SKT T1 K의 플레이가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삼성 오존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강팀으로 손꼽히는 팀이라도 단점은 존재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번 SKT LTE-A 롤 마스터즈 2014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의 두 형제팀은 본인들의 장점으로 단점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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