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맨 게이밍(Green Man Gaming, GMG).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업체는 영국 런던에 자리하고 있는 글로벌 규모의 디지털 유통 플랫폼이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소프트웨어 유통망(ESD, 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의 하나. 국내 게이머들에게 좀 더 익숙한 말로 설명하자면, 밸브 코퍼레이션 사의 '스팀'(Steam)과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다.

처음 이들과 연락이 닿았던 것은 지난 5월 중순 즈음. E3 취재 준비로 그야말로 눈썹 휘날리게 뛰어다니던 시기에 '그린맨 게이밍'의 PR 매니저로부터 한 통의 초청 메일을 받았다. 내용인즉슨, "E3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짧게나마 미팅 약속을 잡고 싶다"는 것.

홈페이지를 방문해봤다. 사이트 하단 제휴 리스트를 보니 쟁쟁한 퍼블리셔들이 눈에 띄었다. 세가, 유비소프트, 스퀘어에닉스, 워너브로스 게임즈, 베데스다, 2K게임즈, 그리고 밸브(Valve) 역시 협력사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 정도면 호기심이 생길 만했다.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몇 차례 이야기를 주고 받은 끝에 E3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이 메일 한 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그린맨 게이밍'의 서비스 구조를 가늠해봤을 때는 그리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저 국내에는 다소 덜 알려진 또 다른 종류의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느낌. 그 안에 숨어있는 조금 특별한 부분을 알게 된 건, 며칠 뒤에 돌아온 인터뷰 답변을 통해서였다.

"'그린맨 게이밍'은 2009년 설립되어 201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핵심 목표는 '게이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이트는 멀티 플랫폼 디지털 유통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AAA급부터 인디 게임까지 4,500여 종의 타이틀을 제공하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게임을 판매하는 것 외의 또다른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게임 판매는 서비스의 한 부분'이라는 관점. 이들은 판매와 더불어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와 그로 인한 기록 자체에도 비중을 둔다. 스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그에 비하면 데이터와 정보에 좀 더 무게를 뒀다는 느낌이다.

"그린맨 게이밍에서는 스팀이나 오리진, 유플레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코어 게이머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경향이 강합니다. 플랫폼이 무엇인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죠."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들을 보면 상호 배타적인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EA가 퍼블리싱하는 심즈나 심시티 등의 타이틀이 오리진에서만 제공되는 것처럼 말이다. 자체 게임 개발을 하지 않는 그린맨 게이밍은 아마존과 같이 비개발사의 입장에서 모든 게임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사이트 하단에는 협력하고 있는 퍼블리셔 리스트가 나와있다.
메인 배경을 활용해 출시가 임박한 게임을 홍보해주기도.

게임 판매에 있어서의 중립적 위치는 납득이 됐다. 그렇다면 그린맨 게이밍에서 비중을 두고 있는 다른 한 요소, 즉 게임 플레이와 데이터 기록을 위한 시스템은 어떻게 갖춰져 있을까.

"그린맨 게이밍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저들에게 '크레딧'(Credit)을 제공합니다. 게임을 구입하는 것 뿐만 아니라, 리뷰 작성, 친구 추천, 게임 트레이드 등의 활동에서도 크레딧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현재 베타를 진행 중인 '플레이파이어 리워드'(Playfire Reward)는 스팀 계정과의 연동을 지원합니다. 여기에 참여한 유저들의 경우 어떤 게임을 얼마나 플레이했는지 등의 기록이 계정에 남게 되고, 여기서도 크레딧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획득한 크레딧은 그린맨 게이밍 사이트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 구매는 물론 앞으로 꾸준히 늘려나갈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요약하자면, '크레딧'은 그린맨 게이밍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통용되는 가상의 화폐다. 여러 경로를 통해 크레딧을 제공함으로써 유저들의 게임 구매를 더욱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게임 판매 외의 활동에서도 크레딧을 얻을 수 있는 구조. 실제 수익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애초에 밝혔듯 그린맨 게이밍이 지향하는 사업 모델은 게임 판매 뿐만이 아니다.

흔히 '빅 데이터'(Big Data) 불리는 방식, 즉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활동 기록을 수집하는 것이 그들의 또다른 목적.

* 빅 데이터 (Big Data) : 기존의 데이터 수집, 저장, 관리, 분석 역량을 넘어서는 대량의 데이터 집합. 또는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

이를 위해 그린맨 게이밍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플레이파이어'(Playfire)와의 연동을 구축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는 물론, 관련된 커뮤니티 활동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결과 및 패턴들을 모두 데이터화 하기 위한 기반 시스템이다.

"꼭 그린맨 게이밍에서 게임을 사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플레이파이어 리워드 시스템에 로그인해서 스팀 계정을 연동시키면, 스팀 라이브러리에 보유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5파운드 상당의 크레딧을 얻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단, 이 시스템은 플레이파이어와의 연동을 지원하는 게임에만 적용됩니다. 협력 퍼블리셔가 늘어나면 앞으로 더 많은 게임에서 같은 혜택을 지원할 수 있겠죠. 또, 유저가 살고 있는 지역의 환율에 따라 리워드로 주어지는 구체적인 금액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요."
(한국의 경우 약 8~9,000원)

기본적으로 블로그 형태를 취하고 있는 '플레이파이어'.

그렇다면 '플레이파이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게임을 주제로 하는, 그리고 게이머들을 주 이용층으로 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파이어의 메인 페이지에서는 블로그 형식으로 게임에 관한 각종 소식들을 보여준다. 여기 가입한 유저들은 개인 블로그를 만들거나 버즈(Buzz,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나타내는 단어. 짤막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를 지칭함), 포럼, 친구 맺기 등의 소셜 기능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기존 SNS 계정과의 연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

"플레이파이어에 가입하면, 게이머는 자신을 비롯한 커뮤니티 멤버들의 플레이 기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친구들이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는지를 볼 수도 있고, 리더보드에 참여해 다른 사람과 기록 경쟁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또, 버즈를 통해 다른 커뮤니티 멤버들과 게임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죠. 새로운 세일 소식이라든가 자신의 찜 목록(Want list)에 담아뒀던 게임의 할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도 있습니다."


수익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이 말하는 구조는 다분히 추상적일 수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와 정보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다. '빅 데이터'가 수많은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도 그 근거 중 하나다.

보유한 게임의 달성도를 일괄적으로 볼 수 있다.
이 또한 '크레딧'을 얻기 위한 수단 중 하나.

다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그 수익성에 확신을 갖기 어려운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축적된 데이터나 그를 기반으로 도출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거래한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범죄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즉,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것이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음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제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과 상당한 용기, 추진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린 맨 게이밍의 관계자는 아래 대답을 통해 그에 대한 확신을 보여줬다.

"이 시스템은 회사와 유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매우 가치있는 '거래'입니다. 유저들은 크레딧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게임을 편리하게 구입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수록 우리는 더 많은 유저들의 게임 습관이라든가 플레이 스타일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얻은 정보는 다시 유저들에게 돌아갑니다. 이를테면, 그들이 마음에 들어할 만한 게임을 추천해주거나 비슷한 게임의 리스트를 보여준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좀 더 연구한다면 더욱 유용한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겠죠. 이것은 굉장한 선순환 구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축적된 데이터 안에서 또다른 의미를 끄집어내는 기술, 빅 데이터.
이를 바탕으로 게이머들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그들은 큰 그림을 본다. 그리고 자신들이 본 그림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전세계 게이머들과 그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성향과 패턴을 대상으로 말이다.

수천만의 게이머들이 만들어내는 '축적된 데이터'의 가치와 위력. 그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이것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세계 유수의 퍼블리셔들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으로로 충분히 증명이 된다.

"목표요? 세계정복이죠! 하하, 물론 농담입니다.

그린맨 게이밍은 앞으로도 게이머들에게 더욱 특별한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겁니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게임 관련 데이터와 유저들의 행동 패턴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이를 활용해 그린맨 게이밍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더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죠. 이 목표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겁니다.

스팀은 이미 7,500만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스팀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에 편리함을 느낀다는 걸 저희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스팀에서 미처 제공되지 않는 게임을 플레이하려는 유저도 적지 않으며, 그들 중 상당수가 우리 그린맨 게이밍을 이용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미 함께 하고 있는 퍼블리싱 파트너들과 협력해 더욱 다양한 타이틀, 더욱 많은 할인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베타 테스트 중인 '플레이파이어 리워드' 시스템도 곧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고요. 세계 모든 퍼블리셔들로 하여금 저희와 손잡는 것이 최선이 선택이라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지난 E3 현장에서 만난 그린맨 게이밍 관계자들.
좌측부터 마케팅 부사장 Darren Cairns, CEO인 Paul Sulyok, CFO인 Callum Jay




그린맨 게이밍 측에서 인벤 유저 분들을 위한 할인 코드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린맨 게이밍 사이트에서 게임을 구입할 때 본 코드를 입력하면 25% 할인이 적용됩니다. (동일한 코드로 모든 유저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본 코드는 지역 제한이 존재하며, 한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정보에 주소를 South Korea로 기재하셔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한국 시간 기준으로 7월 4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드 번호 : INVEN2-5KRLJX-WSKPBV

그린맨 게이밍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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