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 날, 정체 모를 포스터가 한 장 던져졌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에서 처음 공개하는 '절망의 유산' 메인 이미지. 암흑 속에서 빛나는 날개를 단 어떤 캐릭터의 뒷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게임사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르기 마련이다. 엘엔케이 하면 생각나는 모습은 뭐랄까, 괴짜? 어디나 그렇듯 게임은 아주 만족스럽기도 하고,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다. 그런데 하나는 확실하다. 이곳에서는 양산형을 보기 힘들다. '거울전쟁' 시리즈도 그랬고 '붉은보석'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안 하는 시도를 한다. 대세 게임이라면서 이슈몰이가 되는 경우는 적지만, 언제나 가치 있는 게임을 만들고 관리하면서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그러니 '절망의 유산'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인벤 강남오피스에서 엘엔케이 사무실까지는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 호기심을 풀 기회였다. 바로 연락해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렇게 1년 만에 남택원 총괄 프로듀서(이하 PD)를 다시 만났다. 직접 듣게 된 해답은 충분히 반가운 내용이었다.



▲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PD


1년 만에 뵙습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바쁘게 지냈죠. 일본 진출에 신경을 많이 썼고, '붉은보석2'와 '로도스도전기 온라인' 개발에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얼마 전 포스터를 공개한 '절망의 유산'을 준비하고 있지요.


제가 오늘 찾아온 이유도 거기에 있는데요. 지난 주에 갑자기 '절망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메인 이미지가 등장했어요. 그밖에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요.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까지는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엘엔케이만이 구현하는 독특한 장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복잡한 탄을 피해나가며 싸우는 액션과 성장식 RPG의 개념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욱 독창적인 콘텐츠를 얹었고요.

▲ '절망의 유산' 개발 모습을 조금이나마 찍을 수 있었다


기본 시스템을 좀더 소개한다면?

커뮤니티와 파티플레이가 강화된 게임입니다. 마을 쪽에서 일어나는 액션이나 캐릭터 성장이 굉장히 많아요.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경쟁하거나 대결할 수 있습니다. PvP뿐 아니라 PvE에서도 말이죠. 사냥터별로 스코어보드가 있고, 다양한 랭킹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오픈에서 최대 레벨은 40레벨까지고, 30~40 구간과 만렙 이후 콘텐츠가 파트1 후반부에 해당합니다. 이 구간에만 300여 개 사냥터가 기다리고 있고, 전직 가능한 신규직업들이 생깁니다.


'절망의 유산'은 어떤 스토리로 시작하는지 궁금한데요.

플레이어는 세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해방부대와 흑마술파, 그리고 악령군이지요. 한 세력의 일개 병사로 시작한 플레이어가 중요한 인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전반부에서 기술하고, 후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중요한 일을 해나갑니다. 그리고 3파 전쟁이 아닌 또다른 큰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내용을 다룹니다. 진영마다 개별 스토리는 다르지만, 클라이막스가 되는 부분은 비슷합니다.


이제 확실해지네요. 바로 '거울전쟁'의 스토리군요?

네, 정식 타이틀명은 '거울전쟁-절망의 유산'입니다. 새로운 거울전쟁 시리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 홈페이지에서 주 2회씩 연재하고 있는 '거울전쟁-악령군' 소설


거울전쟁, 한국 게임사에서 이 게임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엘엔케이의 97년 설립 이후 '거울전쟁:악령군'과 '거울전쟁:은의 여인' 등, 남택원 PD가 직접 집필한 시나리오를 통해 세계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게임들이 이어졌다. 또 하나의 의미는, 시리즈를 거듭할 때마다 장르와 시스템이 언제나 신선했다는 점이다.

10년 동안의 공백 끝에 도전한 거울전쟁 온라인게임 프로젝트는 2년 전 '신성부활'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독창적으로 걸어가는 모습은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특유의 스타일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거울전쟁의 남은 이야기가 꽤나 많이 남아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부작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거울전쟁'은 이전까지 1부의 절반만 공개되어 있었거든요. '절망의 유산'은 1부 스토리를 완결하는 작품입니다. 어두우면서도 심도 있는 스토리와 함께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르의 게임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 다양한 패턴의 스테이지를 새로 준비했다고


후반 콘텐츠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한데요.

가장 중점을 둔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랜덤 모드입니다. 원래는 자기 진영의 맵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이 모드에서는 3개 진영의 모든 맵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어렵고 그만큼 다양한 보상이 이루어질 예정이고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양한 패턴의 스테이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레이드입니다. 전쟁터라는 구역에서 맵 속의 맵이 열리면서 진입할 수 있고요. 일반 구간이 거의 없이 바로 보스 대결과 연결됩니다. 특이한 패턴을 가진 보스가 많아요. 공략법을 모르고 처음 들어가면 고생하게 될 겁니다. 혼자서는 절대 클리어할 수 없는 곳이지요.

그외 전체적으로 스토리 연출이 굉장히 화려해졌습니다. 전투 중 필살기를 사용하면 직업별로 컷씬도 등장하는 등, 박진감 넘치고 빠른 진행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과금 구조는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어떤 식으로 준비되었나요?

(권정호 사업본부장) 단순 구매가 아닌, 유저들이 자기 특성을 스스로 커스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기 소켓을 통해 속성을 바꿀 수도 있어 성향에 맞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열릴 일본 서버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 판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돈을 쓰는 강화와 시간을 투자하는 강화를 병행할 겁니다. 그 안에서 밸런스를 찾는 데에 큰 문제는 없었고요. 과금은 필수가 아닌 선택 요소입니다. 일직선 강화가 아니라 사람처럼 장비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이죠. 시간을 투자하면 굳이 돈을 내지 않아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습니다.

▲ 인터뷰에 함께 참석해 내용을 보조해준 권정호 사업본부장


마침 지난 달에 일본에서 '거울전쟁' CBT가 끝났는데요. 현지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생각 이상으로 호응이 있었어요. 예정보다 훨씬 많은 유저를 모아 테스트를 진행하게 됐고, 지금도 언제 오픈하냐는 이야기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확실히 일본은 이런 탄막 액션 게임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과 한국 유저들의 성향 차이가 있던가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본은 마을에서 잡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CBT에서, 국내 유저들은 대부분 1분 1초라도 빨리 성장하기 위해 정신이 없거든요. 그런데 일본 유저들은 마을 앞에 모여서 끊임없이 채팅을 나눠요. 일본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 않을까 선입견도 있었는데, 오히려 모르는 사람끼리 재미있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게임 내 내용을 물어보고 답하면서 대화가 이어지는 게 신기했습니다.

▲ 새로운 전직 캐릭터 중 하나의 모델링


일본 서버 오픈과 함께 두 국가에서 진행되는 프로모션은 어떤 것이 있나요?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은 크게 두 가지 정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두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유명한 캐릭터고, 팬도 굉장히 많습니다. 곧 일본에서 먼저 공개되고 이어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 서비스에서 독자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도 있나요? 차후 진행될 콜라보레이션이나 다른 이벤트는 한국 유저들도 혜택을 입을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가능하면 한일 콘텐츠는 큰 차이가 없게 유지할 계획입니다. 콜라보레이션 같은 이벤트 역시 꾸준히 준비할 예정인데, 라이센스 등으로 불가피하게 못 들여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함께 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께 한 마디 부탁합니다.

'새로운 재미'를 찾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번 '절망의 유산'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