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도타 2 한국 서버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1년의 시간 동안 후발 주자였던 한국은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4회차로 접어 든 도타 2 세계 최고의 대회인 '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에 MVP 피닉스가 동남아 지역 선발전을 넘어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런 한국 도타와 MVP 피닉스의 성장에 대해 국내 도타 2를 총괄하는 넥슨 박성민 실장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MVP 피닉스의 디 인터내셔널 진출에 굉장히 뿌듯했고, 기분이 좋았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와일드카드전에서 떨어져서 많이 아쉽긴 했지만,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TI4를 통해 MVP 피닉스를 비롯해 스태프, 유저분들이 도타에 대해 더 많은 이해도와 배움을 얻었다고 본다. 국내 서버 동접자 등과 같은 수치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증가했다."

MVP 피닉스는 와일드카드 결승전에서 팀 리퀴드에게 패해 떨어졌지만, 러시아 게임단 버투스 프로를 제압하는 등 1년이라는 시간동안 장족의 발전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을 넘어 한국이 도타 2 무대에서도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밸브가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자연스레 한국 유저들의 관심도 커지게 됐고,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런 분위기를 이어 새로운 1년을 잘 준비하는 것이다.

"TI4를 통해 기존 유저들 뿐만 아니라 도타 2를 하지 않던 유저들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런 유저들을 도타 2로 유입시켜 한국 도타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대형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전에 진행했던 이벤트들과는 한국에 기준을 맞춘 인게임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스팀과 협의 중에 있다. 그리고 여러 프로 게임단들 역시 도타 2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몇몇 구단은 도타 2 팀 창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이 분위기를 잘 살려 내년 TI5에서는 한국이 본선 출전권을 가질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TI4의 일정이 모두 종료되면서 이제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잠깐의 휴식 기간을 가진 후 8월부터 KDL 시즌 3를 준비하게 된다. 박성민 실장의 말에 따르면 KDL 시즌 3는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무대가 될 것이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대회 방식의 변경을 예고하기도 했던 KDL 시즌 3를 통해 MVP 피닉스가 아닌 포커페이스 등과 같은 티어 1 팀들도 성장하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 티어 2 팀들을 성장시켜 대회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 팀의 면면 역시 더욱 다양해 질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국내 게임단들의 도타 2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외국 팀들 역시 한국에서 열리는 KDL에 관심을 드러냈다. 팀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의 합류 역시 여러 방면에서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으로 진행할 여러 기획 중 가장 첫번째는 역시 KDL을 잘 준비하는 것이다. 달라지는 경기 방식을 통해 선수들은 조금 더 긴박한 일정을 소화하게 될 것이며, 팬들에게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더욱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나아가서는 해외 팀과 교류를 위해 글로벌 리그, 온라인 리그를 준비할 것이다. 이제 한국 도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나가야한다. 동남아 무대는 어느정도 넘어섰기에 전 세계 다양한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한국 팀만의 색깔이 갖춰졌으면 한다."

한편, 완성된 팀들 간의 경기가 아닌 한국 도타의 양분이 될 아마추어 리그 역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추어 유저들의 관심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PC방 혜택을 크게 늘리는 것은 물론, 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다. 아마추어 층에 대한 기반을 다진 후에는 참여 가능한 대회의 수 역시 늘어나게 된다.

"생각 이상의 큼지막한 이벤트와 대회를 구상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계획 단계에 있어 정확한 발표가 어렵지만, 차차 하나씩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어느 게임에게도 밀리지 않는 '끝내주는' 종목으로 만들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