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일탈'을 꿈꾸곤 합니다. 차가운 경적 소리, 꺼지지 않는 전광판,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 이 모든 것을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마음은 권이슬 리포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내 최고의 LoL 대회, 롤챔스의 리포터로 활동하는 동시에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와 게임플러스 진행까지 맡은 권이슬 리포터는 한국 e스포츠의 꽃 같은 존재입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독특한 인터뷰를 통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그녀지만, 바쁜 일정으로 인해 심신이 지치기 마련이죠.

이런 권이슬 리포터를 '힐링'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인벤은 그녀와 함께 계곡으로 떠났습니다.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인터뷰를 진행할 수도 있었겠지만, 인벤은 권이슬 리포터에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계곡 갈래요?"

조금 수줍은 제안. 이에 대한 권이슬 리포트의 반응은 뜻 밖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이 옷은 어떨까요?', '계곡에서 뭘 먹으면 맛있을까요?', '일기 예보에서 그날 날씨 좋대요!' 등 들뜬 소녀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녀와 이야기를 할수록 환상(?)이 깨졌습니다. TV를 통해 비친 권이슬 리포터는 아나운서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느낀 그녀의 모습은 개구쟁이 소녀였답니다. 거기에 방송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감성적인 부분까지 보이면서 리포터가 아닌 '26살의 권이슬 양'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강원도의 광덕 계곡에서 함께한 그녀에게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롤챔스 리포터로서 2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처음부터 긴장하지 않고 진행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고백하자면 첫 방송 때는 너무 떨려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아요. 제가 긴장하면 오히려 침착해지는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느끼셨나 봐요. 아직까지 긴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프로다운 면을 볼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어린 나이지만, 자기 일을 사랑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래서 동생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 꿈이 리포터였나요?

사실 연기를 공부했어요. 그런데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저도 모르게 온게임넷 리포터 분야에 지원서를 넣더라고요. 그걸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문자로 온게임넷 면접 날짜 통보가 왔을 때, 스팸 문자인 줄 알았어요(웃음).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당시 면접을 보지 못했지만, 얼마 후 다시 연락이 왔어요. 적절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다시 선발 중인데 면접 볼 생각이 없느냐는 연락이었죠. 정말 운이 좋았어요. 사실 제가 게임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그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면접을 보게 됐는데, 면접 보는 동안 팀장님과 게임이야기 밖에 안 했답니다. 당시 제가 디아블로에 빠져있어서 아이템이나 공략 같은 이야기만 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요. 그만큼 다양한 게임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너무 좋아했어요. 친구들과 PC방을 가면 새롭게 출시된 게임은 무조건 해보는 스타일이에요. 와우, 테라, 아이온 같은 MMORPG부터 시작해서 워록, 서든 어택, 플래닛 사이드 같은 FPS류도 즐겼어요. 딱히 가리는 게임 없이 모든 게임을 시도하는 편이에요.


왠지 MMORPG를 하실 때 예쁜 캐릭터만 하실 것 같은데...

제 와우 캐릭터가 오크 전사 남캐랍니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을 딱 하나만 골라보자면?

역시 디아블로2죠. 친오빠가 시디를 사서 같이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특성이나 아이템 조합 등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 막무가내로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액트 2부터 시작하자마자 계속 죽는 거에요. 화나서 접었었는데, 고등학교 때 다시 했어요.

당시 디아블로2 인기가 떨어졌지만, 친구들과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그걸 보신 PC사장님이 왜 시대 지난 게임을 하느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정말 열심히 하는 걸 보시더니, 나중에는 저와 친구들이 아이템 모으기 쉽게 도와주셨어요(웃음).


롤챔스나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에서 보면 그 게임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보여요.

롤 같은 경우는 서포터를 즐겨해요. 쓰레쉬가 가장 자신 있어요. 하지만 무서워서 랭크 게임은 못하겠어요. 주변 분들이 일반 게임 500승은 만들고 랭크 게임을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일반 게임을 주로 하고 있어요.

하스스톤은 스스로 덱을 만들면서 이것저것 시험해보는 게 너무 재밌어요. 하지만 아직 카드가 부족해서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지는 못했어요. 한 번은 '김캐리' 김태형 해설님이 한판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분은 좋은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저는 전설 카드가 몇 장 없거든요. 그런데 인정사정없더라고요. 그렇게 완패하고 나니깐 저보고 '졌으니까 밥 사라' 그러셨어요(웃음).





너무 많은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따로 취미 생활을 즐길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시간 나면 친구들과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만화책도 즐겨봐요. 운동도 열심히 해야 되는데... 주로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봐요.

만화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에요. 'GTO', '상남2인조' 같은 만화책도 보고, 순정 만화도 봤어요. 심지어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도 봤답니다(웃음) 아... 이건 진짜 말할까 말까 고민했네요.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만화책은 '바람의 검심', '강철의 연금술사', '엘리트 건달'이에요. '바람의 검심'과 '강철의 연금술사'는 너무 재밌게 봐서 기억에 남고, '엘리트 건달'은 저희 친오빠가 만화책을 보다가 부모님께 걸려서 혼난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차도녀'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막상 이야기해보니 전혀 아니네요.

(웃음)아... 다들 처음에는 그런 말을 해요. 그런데 조금 친해지면 4차원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강민 해설위원님은 저보고 '너 정체가 뭐냐?' 그러시더라고요. 심지어 사무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동네 피시방 폐인 같다고 놀려요.

또, 데이트 장소로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좋아할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백반이 맛있는 한식 식당이에요. 싸고 양 많고 맛있는 곳이요! 얼마 전 오래된 친구 중 한 명이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추천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뭐라고 했어요. '넌 아직도 날 모르니?'





차가운 이미지가 강한 만큼 남성 분들이 어려워할 것 같아요.

저 차가운 여자 아닌데... 장난도 많이 치고 같이 게임도 할 수 있는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안 보일지 몰라도 저 요리도 잘하거든요.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국밥이나 부대찌개 같은 한식을 가장 좋아해요. 따스한 음식을 좋아하는 만큼 마음도 따스해요(웃음).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유머 감각 있고 제가 바쁜 부분을 이해해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또, 게임도 같이하고 만화책도 같이 볼 수 있는 분! 특히, 만화 카페에서 책을 보면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그런 데이트 좋아하시는 분이요.


분명 좋은 분 나타날 거에요.

언제 나타나는데요? 어디서요? 기자님이 소개해주시게요?(웃음)







계곡에 와본 적이 있나요?

예전에 친구들과 와본 적이 있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나질 않네요. 평일에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계곡에 오니까 정말 힐링되는 것 같아요. 참,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준비해왔어요.


잠깐만... 그거 물총 아닌가요?

일부러 하나만 준비해왔는데... 가위바위보 해서 물총 맞기 하실래요?





와... 인정사정없이 쏘시네요.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웃음). 억울하시면 가위바위보 이기시던가요! 그래도 죄송하니 제가 수박 잘라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제 수박은 작은데 권이슬 씨의 수박은 그렇게 큰가요?

이겼으니까 전 이거 혼자 다 먹을 거에요(웃음). 아~ 꿀맛이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네요.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어요.

이 일을 하면서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느꼈어요. 연기를 공부하던 저였지만, 온게임넷에 입사한 뒤로 매일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사실 롤챔스에서 선수들 인터뷰할 때 대본에 없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같은 질문이죠. 그 질문 이후로 회사에서는 절 '사랑몬'이라고 불러요(웃음). 정말 좋은 말이지만 평소에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이죠. 선수들이 그런 진심 어린 따스한 말들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얼마 전에 온게임넷 '스타크래프트 리그' 마지막 영상을 봤어요. 전용준 캐스터님이 하시는 진심 어린 말들을 들으면서 눈물이 날 뻔 했어요. 저도 언젠가는 보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을 울리는... 그런 진심이 담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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