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의 '안현석' 팀장

상해 푸동에 위치한 케리호텔에서 열리는 한국 개발자 컨퍼런스의 마지막 순서는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였다. 온라인 메이플 스토리가 아닌, 피처폰부터 꾸준히 성적을 이어온 모바일 '메이플 스토리'에 관한 강연.

강연자로는 그동안 모바일 메이플 스토리를 이끌어온 안현석 팀장이 강단에 섰다. 그리고 그는 피처폰 시절 첫 발돋움을 한 '메이플 스토리 - 도적편'부터 지금의 '메이플 스토리-라이브', 그리고 최근 넥슨 스마트온에서 소개된 '포켓 모바일 스토리'에 대해 제작과정과 성과, 그리고 모바일 메이플 스토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 모바일로 시작하는 메이플 스토리, 시작은 성공적이었다! - '메이플 스토리-도적편'

메이플 스토리는 본래 횡스크롤 액션 온라인 RPG다. 귀여운 도트 그래픽으로 펼쳐내는 화려한 액션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횡스크롤에 2D 그래픽이기에 전체적인 컨텐츠 구성이 모바일에 이식하기도 안성맞춤. 하지만 당시의 모바일시장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용량도 제한적이고 기기의 성능도 현재와 상당히 뒤떨어진 피처폰에 '메이플 스토리'를 그대로 담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그는 온라인 게임의 리소스를 압축하여 이식하기로 했다. 'Lua' 스크립트를 최소화하여 도입하고, 이를 통해 스토리와 퀘스트를 구성했다. 처음에는 WIPI-JAVA(프로그래밍 언어의 일종)를 이용했으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판단해 도중에 WIPI-C를 이용해 게임을 제작했다.

2008년 4월, 마침내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1.5Mb의 용량을 가진 '메이플 스토리-도적편'은 82종의 맵과 56종의 몬스터, 112개의 퀘스트를 가진 멋진 싱글 게임이었다. 한화 3,000원으로 처음 소개된 '해적편'은 최단시간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부분 유료화 아이템도 인기를 얻으며 당시 모바일 시장에서 흔치 않은 수치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안착했다.





■ 두 번째 이야기 '메이플스토리-해적편' - 아쉬운 게 많았다.


'도적'이 성공을 거두자, 그는 바로 2번째 프로젝트인 '해적편' 제작에 돌입했다. 칭찬받았던 전작의 개성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또한, 스토리텔링을 더욱 강화했고 신규 대륙을 추가했다.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Lua 스크립트.'

"루아 스크립트가 문제가 많았습니다. 대량으로 작업해야 하는 퀘스트와는 안 맞는 부분도 있었고, 보상에 대한 추적도 어렵고 퀘스트 검증도 어려웠죠. 그래서 루아 과감히 제거하기로 결정했고, 대체로 엑셀을 사용했습니다."

루아 스크립트를 배제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게임이 개선됐다. 그리고 그는 좋은 평가를 받은 스토리텔링에도 '도적편'에서 사용한 하드코딩이 아닌 애니메이션 씬을 넣기로 결정, 직접 툴을 제작해 60개가 넘는 다양한 스토리 애니메이션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어요. '터치폰'이 등장한 겁니다. 터지 조작만 지원했기에 게임에 많은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조작을 위해 화면을 가릴 수밖에 없었고, 터치로 키패드의 조작감을 주는건 어려웠습니다. 기준을 두기도 애매했고요."

결국, 가상 패드를 넣었다. 기본 프리셋은 3가지였으며 유저가 임의로 가상 패드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작에서 가장 많이 호평을 받은 '근성의 탑' 퀘스트도 더욱 난이도를 높이고, 퍼즐 개념도 추가했다.

2009년 4월, 드디어 '메이플스토리-해적편'이 시장에 인사를 건넸다. 주인공 캐릭터의 변화로 새로운 재미를 주었지만, '도적편'에 비해 퀘스트와 캐릭터가 변경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어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고. 그는 아무리 콘텐츠를 추가하더라도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 호응이 좋았던 '근성의 탑'



■ 성공과 실패, 그 양면을 가진 작품 - '메이플스토리-시그너스 기사단'

모바일 메이플은 '해적편'에서 얻을 교훈을 바탕으로, 차기작으로는 완전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가장 큰 변화는 2종의 캐릭터, 그리고 맵은 늘리고 '근성의 탑'은 더욱 어렵고 재미있도록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다양한 미니게임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능을 넣기로 결심한다.

"아무래도 RPG다 보니 유저들이 아이템 교환이나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우편함과 사냥터 중간중간에 '광고판'을 세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동기식 네트워크로, 접속 시마다 최신 글 10개를 가져와 보여주는 형태였지요.

그러니 유저들이 종종 아이템 교환 글을 남기면서 서로 거래를 하더라고요. 광고판에 글을 남기고 우편함으로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조율하고 거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메이플 스토리 - 시그너스 기사단은 방향을 선회한다.


그렇게 차기작에는 총 4종의 미니게임과 2종의 실시간 대전 게임이 추가됐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퀘스트도 만들 수 있어 퀘스트도 더욱 다양해졌다. 실시간 네트워크를 지원함으로써 자신의 캐릭터를 다른 유저들에게도 뽐낼 수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10년 6월, '메이플스토리-시그너스 기사단'은 2.9MB의 용량으로 유저들을 찾아갔다. 다행히 이 시점의 터치폰과 피쳐폰들의 성능이 발전해 큰 문제가 없었다. 실시간 네트워크의 탑재로 유저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얻었고, 당시 '도적편' 이후 또다시 이례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 당시 피쳐폰 시장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성과다.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출시한 지 얼마 안됐는데,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가 등장했어요. 그리고 빠른 속도로 피쳐폰 시장이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모바일 메이플스토리 시리즈에는 경쟁자가 많아져 버렸죠.

피쳐폰에서 유료 모델로만 서비스했는데, 이제는 무료 게임들과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많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일단은 '시그너스 기사단'을 iOS/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컨버팅 했습니다. 그래도 유료라서 너무 경쟁력이 떨어졌어요. 게다가 패키지 형태라 업데이트가 없어 게임의 수명이 굉장히 짧았습니다."




■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온라인 서비스다! - '메이플스토리 Live'

▲ 스마트폰 플랫폼에 맞춰진 '시그너스 기사단'. 바로 불법복제의 피해자다.

시그너스 기사단은 분명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그러나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의 등장으로 컨버팅을 거친 '시그너스 기사단'은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불법복제로 인한 다운로드의 감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유료 게임', 그리고 업데이트가 전혀 없다는 점 등 약점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넥슨은 그동안 모바일 메이플이 가졌던 특유의 패키지 싱글 플레이를 살리면서 확장팩, 혹은 DLC의 형태로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는 라이브 서비스를 목표로 잡았다. 큰 업데이트의 종류로는 테마맵과 보스, 캐릭터를 확장팩 개념으로 추가할 계획을 잡았고, 이벤트성의 아이템이나 아바타등은 작은 업데이트로 빠르게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 첫 번째 업데이트는 2달 만에 이뤄졌다.

그리고 '듀얼 블레이드'가 '메이플스토리 라이브'의 첫 주자로 나섰다. 게임의 전체적인 서비스 흐름을 바꾸며 서버에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패턴이 남도록 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저들이 떠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밸런스와 이벤트를 일정을 조절했다. 게임 내에서 핫타임, 혹은 경험치 2배등의 자잘한 이벤트 뿐만 아니라 GM과 함께하는 게릴라성 이벤트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메이플스토리 라이브'가 시장에 처음으로 인사를 건넨 지 2달, 첫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사자왕의 성'과 '버섯'등의 다양한 테마와 관련 시나리오가 추가됐다. 이는 한화 1,000원에 할 수 있는 업데이트. 유료 업데이트임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던 지표를 다시 상승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네 달 뒤, 신규 캐릭터인 '메카닉'이 추가되며 다양한 시나리오와 퀘스트, 테마 등 통합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메카닉' 업데이트가 유료였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최초 출시보다도 높은 지표를 달성할 정도. 그는 당시 유저들이 얼마나 새 캐릭터를 원하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모바일 메이플 스토리'는 또다시 변화를 준비했다.

▲ 첫 신규 캐릭터, '메카닉' 업데이트

"모바일 메이플스토리는 피쳐폰에서 시작된 게임이라, 원본 소스의 70%를 리사이징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되면서 이럴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지금의 그래픽이 너무 좋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PC 버전의 리소스를 100% 그대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해상도도 PC와 같도록 맞췄고요.

이게 메이플스토리의 '판타스틱' 업데이트였습니다. '메이플스토리 라이브' 자체가 워낙에 많은 리소스를 가지고 있어서 오래 걸리기도 했고 작업량도 엄청 많았습니다. 그러나 '판타스틱' 업데이트는 무료로 진행했죠. 유저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이랄까요. 그래도 '판타스틱'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유저들이 많이 돌아오고 지표도 올랐습니다.


이후 메이플 스토리는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네오시티'등의 새로운 테마와 최대 레벨의 상향, 120레벨 캐릭터 카드나 새로운 펫, 라이딩 시스템 등 많은 시스템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신규 캐릭터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 판타스틱 업데이트로 그래픽의 대격변!

▲ 그는 '메이플 스토리 Live'의 지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린다! - '포켓 메이플스토리 for Kakao'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메이플 스토리 라이브는 꽤 오랫동안 좋은 지표를 유지했다. 캐릭터 업데이트의 반응이 제일 좋았고, 시스템과 테마 등의 업데이트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2013년 8월 마지막으로 메이플 스토리는 현재 라이브 서비스가 중지된 상황. 그리고 넥슨은 새로운 모바일 메이플, '포켓 메이플 스토리 for Kakao'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플 스토리 라이브에 네트워크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새롭게 개발중 입니다. 제가 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다른 팀이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가상패드가 게임을 가리고 있는 게 영 마음에 안들어서 좀 보완도 하고, 게임 내에 자동 전투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더욱 많은 즐길 거리를 추가하고, PC 버전의 메이플 스토리에 있는 '보조직업' 개념도 도입하면서 모바일 메이플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합니다. 메이플 스토리가 가지는 싱글 플레이 특유의 재미는 계속 이어갈 겁니다. 네트워크 플레이가 추가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관련기사: 실시간 4인 전투 지원! '포켓 메이플스토리' 9월 출시 예정

차이나조이2014 인벤 특별취재팀
박태학(Karp), 박종면(Moch)
양영석(Lavii), 박 순(Elc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