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무대는 하나의 완성된 요리입니다. 무대와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모두 하나 되어 만드는 최고의 요리죠. 하지만 이 요리에 양념 같은 역할을 해주는 리포터가 모든 리그에 존재합니다. 롤챔스의 권이슬 리포터, GSL의 문규리 리포터, KDL의 이현경 리포터 등 모두 각자의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 최고의 LoL리그, LCS EU에도 이런 '홍일점'이 존재합니다. 오랫동안 LCS EU의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샥즈' 리포터가 그 주인공입니다. '샥즈'는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팬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고 있죠.

인터뷰 제한 시간은 5분. 5초 같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몇 마디 하지도 못했는데 끝나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짧았지만 함께 이야기해본 '샥즈'는 정말 게임을 사랑하는 소녀였습니다. 모든 팬들과 함께 경기에 열광하고 SNS를 통해서는 귀여움면도 보여준 '샥즈'. 짧지만 그녀와 나눈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Q. 반갑습니다. 한국 LoL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LoL 팬 여러분! 제 이름은 Eefje Depoortere 입니다. 아마 벨기에 출신이 아니면 발음하기 힘들 거에요(웃음). 편하게 '샥즈'라고 불러주세요. 현재 LCS EU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LoL 리포터로 활동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무척 좋아했어요. '언리얼 토너먼트'를 즐겼고,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리그오브레전드를 했어요. 하는 순간 완전히 빠져버렸죠(웃음).

사실 e스포츠 리포터는 생각도 못 했어요. 일반 스포츠 리포터가 장래 희망이었죠. 하지만 LoL에 빠지면서 e스포츠가 얼마나 크고 열정적인 스포츠인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개인 캠코더와 마이크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유럽 선수들을 인터뷰했죠.

그리고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죠. 라이엇 게임즈와 ESL에서 저를 채용했어요. 그렇게 LCS EU에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됐어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셈이죠.


Q. 게임을 즐긴다고 했는데, LoL 티어가 궁금하네요.

유럽 서버에서는 플레티넘이에요. 한국 서버에서는 어느 정도인가요? 브론즈만 아니면 될 거 같은데...(웃음)

원래 FPS 게임에 익숙해서 원거리 딜러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원거리 딜러가 제가 생각하는 그런 포지션이 아니더라고요. 많이 당황했죠. 주변에서 '너 여자니까 서포터나 해!'라고 하길래 오히려 오기가 생겨서 계속 원거리 딜러로 게임을 했어요.

하지만 이번 시즌4부터 서포터로 전향했어요. 시즌4부터 서포터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잖아요. 그래서 실버에서 서포터로 쭉 플레티넘까지 올라왔어요. 대견스럽죠?


Q.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 대해 느낌은 어떤가요?

어디를 가더라도 팬들이 LoL에 열광하는 점은 같아요. 하지만 롤챔스가 재미있는 점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점이죠. 얼마 전 롤챔스 섬머 결승전 프로모션 영상으로 찍은 랩 배틀을 봤어요. 정말 많이 웃고 즐겼어요. 한 편으로는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선수들이 게임도 열심히 하면서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활동도 한다는 점에 놀랐어요.

개인적으로는 유럽 선수들도 그런 영상을 찍었으면 해요. 누구라도 '위키드'가 '소아즈'랑 랩 배틀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까요? 완전 재밌겠죠?

사실 저는 2년 전에 한국을 방문했었어요. 당시에는 해외 팀들이 롤챔스에 참여했으니까요. 그때 한국에 얼마나 e스포츠 문화가 크게 자리 잡았는지 몸소 체험했어요. 지금 유럽에서 있는 일들이 이미 한국에서는 2년 전에 일어난 거죠. 제가 '핫샷'과 함께 길을 걷고 있을 때, 한국 팬들이 '와! 핫샷이다!'하면서 달려오는 거에요.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경험한 최고의 순간이었죠. 한국 e스포츠가 얼마나 큰 씬인지 직접 본 순간이니까요.


Q. 한국에 머물 당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서울에서 지낸 시간은 정말 행복했어요. 저는 1년 동안 서울에 있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웃음).

사실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니기 전에는 엄청 음식을 가렸어요. 감자나 고기 같이 전형적인 서양 음식만 즐겼죠. 하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보는 순간 완전히 빠져버렸어요. 특히 '코리안 바베큐'는 완전히 제 스타일이더라고요. 덕분에 현재 유럽에서도 한 달에 4번 정도 한국 식당을 찾아가서 '코리안 바베큐'를 먹어요(웃음).

한국에 가장 좋은 점은 항상 도시가 빛난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제가 서울에만 있었기 때문에 서울만 해당하는 사항일 수도 있겠지만,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모든 사람들이 생기 넘쳤어요. 일 때문에 많은 장소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성격이 살짝 급한 저에게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는 서울은 최고의 도시였죠.


Q. 한국 선수들과 해외 선수들을 모두 만나봤을 텐데, 어떤 점이 가장 달랐나요?

사실 CJ 블레이즈의 숙소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에서 5명이 연습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더라고요.

정말 놀랐어요.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친구들과 같이 맥주 마시러 나가고 어울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물론 최근에는 이전보다 더 많이 연습하고 한국 스타일을 따라가는 팀들도 많아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확실히 유럽 팀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 선수들도 친구들과 놀고 밖에서 맥주 마시면서 수다 떨고 싶을 텐데, 그걸 자제하면서 연습에 매진한다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Q.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요.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한국 e스포츠 경기들과 문화를 무척 좋아해요. 몇 년만에 다시 한국에 가기 때문에 정말 설레네요. 곧 부산과 서울을 방문해서 한국 팬들을 만날 텐데, 최고의 경기를 함께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할께요!

(한국말로) 사랑합니다!

▲ 저도 사랑해요!